▲ 김명래 / 인천본사 경제부 |
당시 취재과정에서 만난 인천시, 주공 직원들 상당수는 주민들의 요구를 보상금을 더 받으려는 '생떼 민원'으로 여겼다.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를 두고 시비와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사업은 주민들이 요구해서 시작된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도로 점거 사건이 있고 이듬해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은 루원시티로 이름이 바뀌었다. 하반기에 보상과 주민 이주가 시작됐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나도록 사업은 중단됐다. 거대한 유령도시의 빈 건물은 신참 소방관의 화재진압 훈련 장소가 됐다. 고층아파트 폭파 해체 실험도 앞두고 있다. 이주하지 않고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
한국의 라데팡스(프랑스 파리 첨단 상업지구)를 표방한 이 사업이 누구를 위해 시작됐는지를 생각해봤다. 루원시티 프로젝트는 주변 집값을 끌어올렸다. 유권자에게 부동산 가치 상승 기대감을 심어주는 건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포퓰리즘'의 하나다. 국가공기업인 주공은 루원시티 사업으로 손해를 볼 줄 알면서도 공동사업시행자로 인천시에 편승했다. 주공이 적자사업에 뛰어드는 대신 향후 다른 '흑자사업'을 맡게 인천시가 돕는다는 '뒷거래'가 있었다는 말이 파다했다. 주민들의 이주대책은 어떻게 됐을까? 시와 LH는 이 문제를 해결할 관심도, 능력도, 의지도 없다. 사업성 개선에만 급급하다. 어차피 그들에게 주민은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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