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

송영길 인천시장과 1년

측근들과 선긋기·비판자들과 소통… 초심 잃지않는 '결단의 모습' 보여야
   
▲ 김은환 (인천본사 편집경영본부장)
시간은 '금'이라고 했던가. 1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얘기하며 힘차게 출발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차에 접어들었다. 시간의 수레바퀴는 참 빠르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시간은 금이라고 했나 보다.

그렇다면 임기 4년중 1년을 넘긴 송 시장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 젊음과 변화의 상징이라는 그가 제대로 시정을 장악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단 말인가. 점수로 따지자면 몇점이나 받고 있을까.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각 언론 매체들이 내린 평가를 종합해 보면 그리 높은 점수가 매겨지질 않는다. 칭찬보다는 질책이 많아 보인다. 어떤 경우는 혹평에 가깝다. 공동정부 구성에 참여할 만큼 후원자적 위치에 있던 시민단체들조차도 좋은 평을 내놓질 않는 것을 보면 언론의 평가가 그렇게 무리한 것만은 아닌 듯싶다.

송 시장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억울하겠다. 본인이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중요한 진전을 이룬 소중한 한 해라고 생각하는데, 왜 이리 혹평만 내린단 말인가. 빚더미인 인천시정을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왔고, 송도에 삼성바이오까지 유치하는 등 할만큼 했는데 평점이하라니 '말이 됩니까'하고, 내심 서운할 법도 하다. 그러나 시장에 대한 평가는 그를 뽑아준 시민들 몫이니, 자신이나 측근이 나서서 대놓고 평을 내릴 수도 없지 않은가. 차라리 그 평을 겸허하게 듣고 옷소매를 다시 여밀 수밖에….



그럼 송 시장이 왜 이런 평가를 받고 있단 말인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말이다. 정답은 앞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행정에 있다. 구호나 말만 무성했지, 뭐하나 시원하게 매듭 된 게 없는 1년이었다는 것이 평가절하의 핵심이다. 거창한 구호로 출발한 '경제수도 인천건설'도 그렇고, 인천의 빚이 7조원이니, 8조원이니, 1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등 '빚타령'만 했지, 정작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행착오도 한 몫 했다. 2014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을 두고 짓네 마네 하고 허송세월 하더니, 도화지구나 루원시티 등 인천의 대표적인 재개발 사업도 혼선을 거듭했다. 이를 두고선 '우유부단(優柔不斷) 행정'이라는 표현까지 쓴다. 일각에선 안상수 전 시장의 개발위주의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땐 좀 안타깝기까지 하다. 가장 점수를 많이 깎아 먹은 것은 역시 측근 앉히기 인사다. '친분 인사' 수십명을 곳곳에 앉힌 것을 두고 MB의 '고소영 내각'이나 송 시장의 '연나라(연세대·전라도) 인사'나 뭐가 다르냐는 따가운 시선이다. 한 시민단체가 지난 4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송 시장이 지난 1년동안 한 인사중 정당·학연·지연 등을 통한 낙하산 인사가 무려 73명에 달한다고 한다. 본인도 이렇게 많았나 하고 깜짝 놀랐을 법하다. 역대에 이런 법은 없었다. 최소한의 측근은 몰라도 인천시의 각 산하기관 곳곳에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으니, 어떤 쓴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문제는 시민사회와 송 시장 측근과의 인식 차이가 너무 크다는데 있다. 측근 챙기기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 실력있는 사람을 배치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참 어이가 없는 인식 차이다. 언론이나 시민단체가 지적한 것들이 송 시장을 깎아내리기 위한 비판쯤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정치인이 큰 일을 하려거든 늘 열린 귀를 가져야 하고, 한순간의 치욕도 참아내는 인내가 필요하다. 지금 나오는 비판들이 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얼토당토 않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 시점에서 송 시장이 보여 줘야 할 것은 '결단의 모습'이다. 측근들과의 선긋기 결단, 비판자들과의 소통의 결단, 현안을 참모들에게만 미루지 말고 직접 챙기는 결단 등등. 확실한 '결단의 모습'이 요구되는 취임 2년차다.

우린 늘 초심을 얘기한다. 초심불망(初心不忘), 물망초발심(勿忘初發心)이라고 했던가. 말 그대로 처음 마음먹은 것을 잊지 말고, 그 마음가짐을 유지하자는 뜻이다. 송 시장이 지금 가슴에 담아야 할 가장 절실한 말일지 모른다. 매일 매일 초심을 잊지 않는 일이야말로 송 시장이 구상하는 '큰 그림', '큰 정치'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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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환기자

eh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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