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폴 페이그
출연 : 크리스틴 위그, 로즈 번, 마야 루돌프
개봉일: 2011.8.25. 목. 청소년 관람 불가
별점:★★★★★★★(7/8개 만점)점)
물불 안가리는 무대포 신부들러리들이 떴다.
여성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다가가는 '섹스 앤 더 시티'와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압도하는 리얼한 여성 풍자 코미디가 나왔다.
영화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웃음과 진지의 '냉온탕'을 번갈아가며 넘나든다. 물론 코미디물이다보니 다소 과장된 측면이 없진 않다. 하지만 뉴요커의 환상과 트렌드에 중점을 둔 '섹스 앤 더 시티'보다 좀더 친근한 우리 주변 인물 캐릭터로 공감 백배, 관객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게다가 평범한 노처녀가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환상을 다룬 '브리짓 존스의 일기'같은 낭만주의에 호도된 막무가내 해피엔딩도 탈피, 훨씬 현실적이다. 여성들의 질투심이나 속마음을 리얼하고, 솔직하게 표현해 시종일관 웃다 어느 순간 문뜩 자신과 맞닥뜨리게 되는 특이한 경험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영화를 많이 감상해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미리 상상하게 되는 앞으로의 예측을 과감하게 비틀어버린 점은 무척 신선하다.
어린 시절부터 절친인 릴리안이 결혼한다는 소식에 애니는 겉으로는 쿨하게 그녀의 들러리를 자청한다. 하지만 결혼은커녕 실연에 해고까지 당한 자신의 막막한 현실에 속으로는 친구의 행복이 탐탁지만은 않다.
그래도 베스트 프렌드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서랴 싶은 애니는 마지못해 다른 들러리들과 만나면서 점점 일이 꼬여만간다. 돈만 많은 무개념 미녀 헬렌, 섹시한 유부녀 리타, 딱 봐도 호박씨 백단 베카, 위풍당당 염치 없는 메건 등 다른 들러리들과 만나 사사건건 좌충우돌하는 동안 예측불허 돌발상황들이 여기저기서 터지면서 애니의 마음 속처럼 결혼 준비는 점차 아수라장으로 변모해 간다. 특히 절친인 애니를 제치고 들러리 대표에 도전장을 내민 예쁘지만 하는 짓은 미운 헬렌과의 한판 승부는 점점 점입가경으로 치닫는다.
여성들이 주인공이다보니 코미디 영화라도 고상할 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여성 코미디에서 보기 드문 몸을 사리지 않는 육탄전도 불사하는 여배우들의 코믹 퍼포먼스에 배꼽이 빠질 지경이다. TV 드라마 '더 오피스'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폴 페이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애니 역의 크리스틴 위그는 각본에 공동 제작까지 1인 3역으로 재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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