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창간특집

경기도 반환 미군기지 공여지 개발 문제점 뭔가

'지자체 자체 개발' 이중잣대… 지역발전 걸림돌로
   
▲ 오는 2016년까지 반환 예정인 용산 미군기지에 정부가 국가공원 조성 방침을 발표하자 경기도와 동두천시가 동두천 반환미군기지에 대한 지원책을 세워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사진은 동두천의 한 반환미군기지).
/최재훈기자

주한미군기지가 우리 품으로 서서히 반환되고 있다. 반세기나 걸린 일이다. 국가 안보라는 미명하에 사유 재산권 침해, 개발제한 등 많은 것을 희생해야만 했던 경기북부지역은 공여구역 개발이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서울용산기지를 중심으로한 개발 계획에 천문학적 국비를 쏟아부으면서도 경기북부지역에는 국비 지원에 인색해 지역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분단된 조국의 현실에서 그동안 '참아만'왔던 지역 주민들이 이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분포된 공여구역은 앞으로 어떻게 개발될 예정이며 개발 과정에서 경기북부지역이 겪고 있는 애로점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편집자 주

■ 공여구역 개발, 어떻게?

경기도북부청은 올 상반기 주한미군 공여구역과 그 주변지역 개발을 위한 발전종합계획을 변경해 221건의 발전 계획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변경안에는 의정부 캠프 에세이욘에 종합대학과 부속병원이 건립되고, 동두천 캠프 님블에 침례신학대학 동두천 캠퍼스가, 캠프 짐볼스에 관광테마파크 등이 들어서는 등 해당 지자체 숙원사업도 다수 포함됐다.

또한 변경된 주요 사업중에는 반환기지 주변 지역도로인 광암∼마산간 도로사업(200억원)과 동두천시 상패로∼신사로간 도로, 포천∼소흘간 제방도로 확·포장사업 등 국·도비 지원이 시급한 도로사업도 반영됐고, 민자사업인 동두천 자동차 테마파크 조성, 연천 첨단 국토 클러스터 조성 등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당초 33조8천845억원(국비 2조3천359억원, 지방비 2조5천366억원, 민자 29조120억원)이던 사업비는 35조1천940억원(국비 2조5천178억원, 지방비 2조8천660억원, 민자 29조8천102억원)으로 변경돼 1조3천95억원(국비 1천819억원, 지방비 3천294억원, 민자 7천982억원)이 늘어났다.

■ 미군기지 반환 현황

경기도내 반환 대상 미군기지는 모두 9개 시·군에 34개 기지로 이 가운데 이미 23개는 반환됐고 11개는 반환 예정이다. 또한 반환기지 중 8개는 앞으로도 우리 군에서 사용하거나 산에 위치하고 있어 활용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현재 정부는 15개 기지(38.89㎢)에 대해서만 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표 참조

-공공사업

정부나 지자체 등이 주체로 개발하는 공여구역은 주로 관공서나 주민편의시설 등 공공시설로 개발된다.

의정부 캠프 카일과 시어즈에는 경기북부 광역행정타운이 계획돼 있으며, 특히 시어즈에는 경기경찰청 제2청사 신축 공사가 진행중이다.

또한 의정부 캠프 홀링워터의 경우 근린공원으로 개발되고 캠프 라과디아는 도로 등 일부 기반시설과 도서관 및 체육공원 등 공공시설로 개발된다. 파주 캠프 하우즈도 일부에 근린공원이 조성되고 캠프 그리브스도 일부에 역사공원이 설치된다. 화성 매향리 사격장의 경우 평화생태공원으로의 활용이 계획돼 있다.

-민간 참여 사업

민간이 주도키로 한 사업은 주로 공여구역에 4년제 대학교가 들어서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곳곳에서 사업이 무산되면서 아직까지 이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파주 캠프 에드워드 일원에 조성되기로 했던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건립 사업이 5년만에 백지화되면서 민간 참여 사업에 대이변을 예고했다. 지난 2008년 3월 파주시가 2시간만에 사업 승인을 내주는 파격 행정으로 이목을 끌었던 해당 사업은 대상 부지인 캠프 에드워드 부지 가격을 놓고 국방부와 이화여대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난항을 겪어 왔다. 국방부가 부지가로 1천750억원을 제시한 반면 이화여대는 652억원을 내세워 갈등은 좁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국방부가 1천114억원의 수정안을 내고 경기도에서도 적극 중재해 매매계약이 이뤄지는가 했다.

그러나 얼마 전 학교측이 돌연 사업 포기를 선언하면서 5년여간 진행돼온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건립 사업은 백지화됐다.

반면 캠퍼스 건립 사업외 민간 참여 사업은 그나마 진척을 보이고 있다. 파주의 캠프 하우즈는 주변 지역을 포함해 아파트(3천620가구)와 연립주택(580가구), 박물관, 실내체육관, 도서관 등의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올해안에 보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골프장 등 체육복합리조트가 조성될 동두천 캠프 짐볼스는 사업시행자를 공모하는 등 관련 절차를 차근히 진행하고 있다.

   

■ 공여구역 개발, 무엇이 문제인가.

경기북부가 고대하던 공여구역 개발이 천문학적 사업비 탓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서울 용산기지에는 천문학적 국비를 지원하면서 동두천이나 의정부 등 경기북부지역에는 지자체 예산으로 공공사업을 진행하라는 이중잣대를 적용하면서 지역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이중잣대 적용 논란

정부는 용산공원조성 특별법을 통해 용산 반환 미군기지를 국민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에 천문학적 국비를 투입한다. 반면, 지난 60여년간 미군부대 주둔으로 무려 17조4천억원의 손실을 감당하고 있는 동두천시의 경우 지금 지원받는 국비로는 아무런 사업도 펼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동두천 지역 미군반환공여지의 매각 대금은 대략 7천억원으로 국방부는 이 돈을 평택 미군기지 건설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면적의 42%가 미군공여지역인 동두천시는 이번에 6개 미군기지가 떠났고, 이를 반환받아 개발할 시엔 예산만 5천187억원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현재 동두천시가 기반시설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가용 예산은 연간 100억원이 한계다. 현재로선 개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동두천시와 경기도는 정부에 국비 보조 규모를 늘려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답이 없다.

-잠자는 공여지특별법 개정안

개정된 공여지특별법이 1년 넘게 잠들어있다. 경기도북부청은 미군 반환기지 매입에 대한 국비 지원 비율을 상향 조정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중이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론이 나지 않았다.

개정된 특별법이 적용될 경우 기존 60~80%까지 가능한 국비 지원 규모가 최대 100%까지 가능해져 도내 지자체 재정에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된다. 개정된 공여지특별법을 최대 한도로 적용하면 국비 지원액은 총 1천억원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행안부와 기재부간 협의가 늦어지면서 올해는 혜택을 받지 못한채 개정법 이전 지원 비율이 적용됐다.

도 북부청 관계자는 "국가안보를 위해 60년간 희생한 경기북부지역 지자체들이 공여지 개발을 통해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이 공여지 개발 사업에 재정 부담을 덜 수 있는 만큼, 내년도 예산에는 반드시 국비 지원 비율이 확대돼야 한다"고 전했다.

/최해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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