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언피니시드

30년 동안 숨겨왔던 진실, 그들은 왜… 이스라엘작 'Ha-Hov' 리메이크
2010년/미국/114분/스릴러
감독 :존 매든
출연 : 헬렌 미렌, 샘 워싱턴, 제시카 차스테인
개봉일: 2011.10.6. 목. 15세 관람가
별점:★★★★★★☆(6.5/8개 만점)

   

'진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일반적인 거짓말에 대비되는 표현으로 하얀 거짓말이란 말이 있다. '시커먼 속내'를 뜻하는 악의에 반대되는 좋은 뉘앙스로 하얀색을 차용한 것이다. 선의의 거짓말이라고도 하는 이 거짓말은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이익이 된다는 측면에서 종종 묵인되기도 한다. 그러나 겉포장이 다르다고 거짓말이 진실로 둔갑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잠시의 눈속임일 뿐 진실은 그 안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진실은 '낭중지추'(囊中之錐·주머니 안의 송곳)처럼 어느 순간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삐죽이 고개를 내민다.



2007년 개봉한 이스라엘 영화 'Ha-Hov'를 리메이크한 '언피니시드'는 바로 이런 위조된 진실에 초점을 맞춘다. 1965년과 1997년 두 시대를 넘나드는 병렬적인 독특한 이야기 구조를 통해 은폐됐던 진실을 집요하게 따라간다. 영화는 극악무도한 나치 전범을 심판하기 위해 나선 이스라엘 최정예 첩보조직 모사드 요원들의 숨막히는 작전과 30년 동안 감춰진 비밀에 대한 호기심을 씨줄과 날줄로 촘촘하게 엮었다. 영화 속 나치 '보겔' 박사 캐릭터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죽음의 의사'로 불렸던 요제프 멩겔레, 아리베르트 하임 등 생체 실험을 자행했던 실존 인물들에서 따오는 등 실제와 허구를 넘나든다. 여기에 치밀한 작전 과정 중 저돌적인 '스테판(마튼 초카스/톰 윌킨슨)'과 우직한 '데이빗(샘 워싱턴/키아란 하인즈)' 사이에서 흔들리는 '레이첼(제시카 차스타인/헬렌 미렌)'이 보여주는 묘한 감정은 극에 더욱 생생한 긴장감을 불러온다.

   

'더 퀸'의 여왕부터 킬러까지 작품마다 변화무쌍하는 자타공인 최고의 여배우 헬렌 미렌이 전직 모사드 요원 노년의 '레이첼'로 분해 카리스마를 분출한다. 올해 67세의 헬렌 미렌은 모사드 요원들이 사용하는 치명적인 이스라엘 특공무술 크라브마가를 대역 없이 직접 선보였다. 또한 제64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트리 오브 라이프'로 전 세계 영화인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제시카 차스타인이 '레이첼'의 젊은 시절을 맡았는데, 두 여배우간 싱크로율은 거의 완벽하다. '터미네이터:미래 전쟁의 시작', '아바타'로 할리우드의 흥행 배우로 급부상한 샘 워싱턴이 30년 전 '데이빗' 역을 맡아 한층 성숙해진 남성미를 뿜어낸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석권한 명장 존 매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언피니시드'는 참신하고 치밀한 스토리 아래 극적인 전개, 그리고 연기파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까지 잘 짜인 스릴러 영화다. 다만 길고 디테일하게 반복되는 30년 전의 회상 장면은 집중력을 떨어뜨려 재미를 반감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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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배기자

ace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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