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

[이준배 기자의 텔미시네]내가 사는 피부 (La Piel Que Habito)

광기 어린 피그말리온 부활… 엇나간 가족애가 그린 비극
2011년/스페인/117분/드라마
감독 :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 안토니오 반데라스, 엘레나 아나야
개봉일: 2011.12.29. 목. 청소년 관람 불가
별점:★★★★★★(6/8개 만점)

'사필귀정(事必歸正),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내면의 이야기'.

기존 모든 고정관념을 깨뜨려오는 도발적인 이야기로 우리에게 충격을 줬던 알모도바르가 새로운 영화를 들고 나왔다. 엽기적인 스릴러라 불리는 프랑스 미스터리 스릴러 대가 티에리 종케의 소설 '독거미'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엇나간 가족애로 탄생한 갈라테아와 사랑에 빠져버린 광기의 피그말리온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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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심리학적 기제의 하나로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게 있다. 누군가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나 기대, 예측이 그 대상에게 그대로 실현되는 경향으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피그말리온 효과는 배경이 되는 이야기가 있다. 고대 키프로스에 피그말리온이란 왕이 있었다. '지상의 헤파이스토스'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조각가이기도 한 피그말리온은 상아로 세상 누구보다 아름다운 여인상을 만들었다. 피그말리온은 이 여인상에 갈라테이아라 이름 붙이고 사랑에 빠졌다. 그의 마음을 헤아린 아프로디테는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런데 피그말리온은 잘 알려져있지만 갈라테이아를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어쩌면 이 영화는 아름다운 외면으로만 판단되고 평가되어온 인간이 된 조각 갈라테이아를 이야기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타인과 우리를 구별짓는 가장 최초의 것은 바로 피부다. 피부 색깔로 인종이 결정된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 피부를 바꿨다고 인간의 영혼마저 변하는 것은 아니다. 피부가 다른 것은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한번 바뀐 피부가 유전되듯 한 사람의 인생마저 돌이킬 수 없이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다. 영화가 끝날 때쯤 관객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고전적인 딜레마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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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에 성형수술이 유행하는 시대, 감독은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독립인격체로서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당신은 누구인가 말이다.

한편 '내가 사는 피부'는 경기·인천 CGV(동수원/오리/인천), 서울(광화문 스폰지하우스·상상마당 시네마·미로스페이스·아트하우스 모모·시네큐브·대한극장·KU 씨네마테끄·CGV(강변/구로/대학로/상암/압구정), 부산(부산국도예술관·부산아트시어터씨앤씨·CGV서면), 광주극장 등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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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배기자

ace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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