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다산의 꿈, 백성의 나라

수령은 많은 백성들이 천거해서 되어야 民國을 위한 진실된 목민관이 많아지길
   
▲ 김준혁 /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이번 주 토요일은 다산 선생의 묘제(墓祭)가 있는 날이다. 다산 선생이 돌아가신 날이 결혼한 지 60주년이 되는 회혼일인 1836년 2월 22일인데 당시 양력으로 4월 7일이었다. 그래서 다산연구소에서 이날을 기려 해마다 다산 선생의 생가 위편 언덕에 있는 묘소에서 묘제를 지내고 있다.

다산 선생의 묘제를 앞두고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이 한창 국민을 위한 선량을 뽑는 국회의원 선거 기간이기 때문이다. 국민을 위하여 자신을 내던지겠다고 목청 높여 외치는 이들이 전국 방방곡곡에 가득하지만 과연 이들중에 진정한 목민관이 몇이나 될지 알 수 없다는 생각에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다산은 목민심서 서문에 그렇게 이야기했다. 자신이 사는 시대가 '성인(聖人)의 도(道)'가 땅에 떨어진 시대라고 말이다. 백성들을 위한 선하고 정직한 마음과 정책을 갖고 있지 않은 이들이 너무도 많이 목민관을 하고 있어 백성들이 고통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흑산도에 유배가 있던 둘째형 정약전 선생에게 보낸 편지는 더욱 가슴이 아프다.



"이 세상은 더 이상 썩을 데가 없습니다." 세상이 하도 썩어 있어 더 이상 썩을 곳이 없다는 다산의 탄식은 그 당시 상황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오로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하여 해야 할 책무를 잃어버리고 강한 자에는 굴복하고 약한 자를 강압하는 행태를 보이는 인간들이, 조정과 지방 관리와 이들과 결탁한 토호, 장사치 등이 나라에 가득했기 때문이다.

다산의 자조와 탄식은 계속되었다. 호랑이와 매는 사나워서 사람과 동물을 잡아 먹으나 배가 부르면 옆에 사람과 동물이 있어도 사냥하지 않는데, 백성을 다스려야 하는 관리들은 욕심이 끝이 없어서 백성들을 착취하여도 배불러하지 않고 끊임없이 착취하여 자신의 이익을 얻는다고 하였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백성을 위한 공적인 업무를 수행해야 할 자들이 백성들 위에 군림하고 그들을 착취하여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있으니 성인의 도는 땅에 떨어졌고, 세상은 썩을대로 썩어 더이상 썩을 곳이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다산 선생은 목민심서 서문에 수령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를 이야기하였다. 수령은 본인이 되고 싶어서 되면 안되고, 많은 백성들이 수령이 되어야 한다고 천거해서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백성들 위에 군림하는 권력을 가지고 싶거나 혹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금력을 얻고자 하는 이들, 더 나아가 무능력하여 백성들을 위하여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이들은 절대 수령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앙과 지역에서 백성들을 위한 올바른 마음과 실천력이 있는 이들이 발굴되어 온 백성들이 그가 우리 지역에 와서 수령을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야 수령 노릇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요즘 국회의원 선거를 보며 과연 이들 중에 얼마나 다산이 이야기한 백성들이 원하는 목민관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세상이 과연 백성을 위한 나라인가 하는 탄식을 하곤 한다. 백성들을 감시하고 그들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나라라면 다산이 탄식하던 시절의 나라 처지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다산 선생이 꿈꾼 나라는 백성을 위한 나라다. 바로 민국(民國)인 것이다. 그래서 다산은 자신의 저서 '탕론(蕩論)'에서 군주가 잘못하면 군주를 내리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도 있다고 하였다. 백성의 힘이 이토록 무섭기도 하고 백성들을 위하지 않으면 권력은 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어리석은 백성이 되어 가진자들의 꽁무니에서 약간의 떡고물을 먹을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이 이 세상의 주체가 되어 살 것인가를 백성들 스스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제발 이번 선거에서 백성들이 원하는 진실된 목민관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그것이 바로 다산 선생의 꿈이자 백성을 위한 나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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