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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류 나라에 1류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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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해민 / 정치부
지난달 '다치면 죽는 대한민국, 제2의 석해균은 없다' 기획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아주대병원 외상외과를 찾았다. 기사로만 접하다 처음 만난 이국종 교수는 그저 일에 대한 자존심이 대단한, 다른 의사처럼 일이 힘들어도 금전적인 대우를 받으며 권위적인, 그런 의사일 거라 생각했다. 얼마나 바빴던지 첫 만남이 있던 날 그를 볼 수 있던 시간은 단 5분이 다였다.

주말이 지나고 나서 다시 찾은 외상외과. 기획보도 첫 기사를 봤다며 "외상분야 현실을 이렇게까지 심층적으로 써 줄지 몰랐다"는 말과 함께 그날 이 교수가 내어준 시간은 3시간 가량. 인터뷰가 끝나자 병원 홍보팀장은 "내외신을 불문하고 이 교수가 이렇게 한 번에 오랜 시간을 할애해 준 건 처음 본다"고 했다.

며칠을 따라다녀 봤다. 이 교수는 그 명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말그대로 '열악한' 환경에서 쉬지않고 일하고 있었다. 이 교수를 비롯한 중증외상팀 동료 의사부터 코디네이터, 간호사들까지 모두들 그랬다. 하루 일과가 밤 11시에 끝이 나도 집에 갈 엄두를 못 내고 환자를 돌보는가 하면, 밤새 2층짜리 야전침대 1개에 번갈아 가며 쪽잠을 자면서도 응급상황에 대처하고 있었다.



다른 병원에서 손도 못대 실려오는 환자들을 그는 참 잘도 살려냈다. 그러면서 중환자실 회진을 돌 땐 날카로워져 있을 환자가족들을 만나 일일이 상태를 설명해주고 희망을 불어넣어 줬다. 간혹 화를 내는 가족들도 있지만, 그는 다른 '권위적인' 의사들과는 달리 묵묵히 화를 받아줬다. 그가 한 다른 의사들에 비해 연봉이 반의 반 정도밖에 안된다는 말엔 정말 놀랐다. 그는 스스로를 "이류다"고 말했다.

지방대를 나와 서울 유력 대학병원이 아닌 지방병원에 있다는 걸 기준으로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는 대한민국 전체를 통틀어 단 1명만 할 수 있는 일을 척척 해내는 외상외과 분야 권위자이자, 일류다. 기자로서가 아니라, 동시대를 사는 한 인간으로서 이국종 교수를 포함, 외상팀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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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민기자

goal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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