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 인문학강좌

[2012 시민 인문학강좌·8]노관범 한국고전번역원 전문위원/ 미디어와 자강

"自强사상, 한국근대사 거대한 물줄기로"

대한제국기 국가·사회·진보 의식 등에 영향

을사늑약 이후엔 국권회복운동 중심축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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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2시 인천시립박물관에서는 '인천시민 인문학강좌' 2012년 상반기 여덟 번째이면서 종강하는 강좌가 마련됐다. 마무리 강좌는 노관범 한국고전번역원 전문위원이 나와 '미디어와 자강(自强)'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노 위원은 "한국사에서 자강(自强)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연구 주제인가? 한국 근대사상사의 체계적인 이해를 위해 필수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주제인가? 우리나라의 현재를 설명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데 유익한 교훈을 주는 주제인가?"라는 물음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노 위원은 "자강사상은 대한제국이 일본의 보호국으로 전락한 후 '애국계몽운동'이 전개되면서 크게 발산되었지만 자강사상 그 자체는 '애국계몽운동'에 관계없이 대한제국기에 통시기적으로 존재하였다"면서 "자강사상을 대한제국의 통시기적인 사상으로 보고 오히려 그 역사적인 전개 과정에 주목하여 각 국면의 사상적 특징과 국면간 상호관계를 탐구하는 것이 자강사상의 역사적 이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성신문'에 나타난 신년사 비교를 통해 대한제국기 자강사상이 사회적으로 대두한 시기의 역사적 감각을 고찰하고, 이어서 대한제국기 자강사상의 대표 주자인 장지연(1864~1922)과 박은식(1859~1925)에 대해 살폈으며, 끝으로 대한제국기 자강사상이 지향한 미래의식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를 하나 소개하며 강의를 끝맺었다. 이 자료는 대한제국기에 발간된 영문 월간지 'The Korea Review' 1906년 4월호에 John Mikson이 기고한 'A Visit to Seoul in 1975'라는 글이다. 1906년에 1975년의 서울을 상상한 환상적인 미래 소설이다.

특히 '황제 만세, 황태자 천세, 그리고 이천만 형제가 문명을 향해 함께 진보'(1900년 1월 5일자) '대한제국 자주독립, 황제 만세, 황태자 천세'(1905년 1월 5일자) '대한제국 독립만세, 황제 만세, 전국 동포 만세'(1907년 1월 5일자) 등으로 변화하는 '황성신문'의 신년사 축하 메시지 흐름을 보여주기도 했다.

노 위원은 "황제 만세는 변함이 없는데 정치적 상황에 따라 '문명 진보'가 '제국 독립 축원'으로 변하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 '황태자 천세'가 사라지고 그 대신 전국 동포 만세로 대체되기도 했다"며 "사실 대한독립만세는 1919년 삼일운동을 상징하는 만세 소리로 알려져 있지만 이미 1907년 황성신문의 신년사에 울려 퍼져, 지면으로 전개된 삼일운동의 예고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노 위원은 또 자강사상은 대한제국기의 시대사상이었다면서 자강사상은 대한제국의 수립을 배경으로 형성되었고, 영일동맹(1902년)에서 러일전쟁(1904년)에 이르는 시기에 고조되었으며, 을사늑약(1905년) 이후 국권회복을 목적으로 전개되는 사회운동의 중심사상으로 폭발하였고, 고종 황제가 퇴위한 후 담론적인 발산이 억압되는 가운데도 인격수양을 위한 중요한 정신으로 강조됐다고 덧붙였다.

노 위원은 대한제국기의 중요한 언론인인 장지연은 자강사상을 정립했으며, 역시 동시대 핵심적 언론인인 박은식은 자강사상을 재정립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강연에서 노 위원은 대한제국기의 자강사상이 한국근대의 표상세계에서 심층의식까지 다양한 차원에서, 다양한 맥락에서 존재하고 있었음을 확인시켜 줬다.

노 위원은 "대한제국기 당대인의 국가의식, 사회의식, 진보의식, 역사의식, 미래의식 등 다양한 의식세계에 깊이 개입하고 있었던 자강사상은 한국 근대사상사의 거대한 현장"이라면서 "그 역사적 현장을 종관하고 통찰하는 이론과 상상력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정진오기자

인하대·인천시립박물관·경인일보 공동주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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