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의 이이제이(以夷制夷)

문성호

발행일 2012-07-1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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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호 / 경제부
'위기의 지방재정'을 기획·취재하면서 10여년 전 사라진 전화세를 비롯해 숨겨진 지방세의 불편한 진실이 확연히 드러났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평균 80대 20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중앙정부와 지방의 지출규모는 40대 60으로 오히려 지방이 훨씬 많아 지방 분권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 또한 경기도와 인천시의 재정여건이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비슷하게 급격히 악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년 급증하는 복지예산 부담은 수도권이 지방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봉착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앙정부의 부익부 빈익빈 논리는 중앙 집중화된 국세비율 80%를 줄여 지방으로 이양하기보다는 지방세 비율 20%를 줄여 지방에 나눠주겠다는 편협한 논리로 '지방 재정의 하향평준화'에 불과하다. 얼마 전 정부는 국세인 종부세와 지방세인 재산세의 통합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하지 않고 국세 세원으로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4년 전 "종부세를 중장기적으로 재산세에 통합하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깬 것이다.

종부세를 재산세로 통합하면 세수 감소와 함께 지자체 간 세수 불균형, 즉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이 우려된다는 솔깃한 설명도 뒤따랐다.

이러한 종부세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해온 중앙정부의 부익부 빈익빈 논리는 '오랑캐를 오랑캐로 다스린다'는 손자병법의 이이제이를 연상케 한다. 다시 말해 정부의 세원 유지를 위해 지방간 갈등을 부추기는 병폐만을 가져오고 있다. 중앙정부는 우선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재원을 확보토록 하고 그럼에도 불구, 재정이 열악한 지방에 대해서는 교부금 등을 통해 재정자립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야 하며 이는 선택사항이 아닌 의무사항이다. 최근 지방재정 몰락으로 인한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의 세제 개편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중앙정부도 이에 맞춰 지방자치 실현과 상생발전을 위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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