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시장으로 떠밀리는 이주노동자

김영선

발행일 2012-07-2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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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선 / 시민기자(안산이주민센터 사무국장)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4일 '외국인근로자 사업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그동안 사업장을 변경하려는 이주노동자에게 제공하던 구인업체 알선장을 8월1일부터는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업주에게만 구직자 명단을 주고 사업주의 입맛에 맞는 노동자만 계약토록 했다.

이주노동자에게는 아무런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사업주의 편의를 위해 사업장을 자주 바꾸지 못하게 하고, 브로커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결국 사업주의 편의를 도모하고 브로커를 막겠다는 이유로 이주노동자는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노예처럼 만들어 버린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사업주의 편에만 섰던 것은 이미 오래되었다. 2004년 고용허가제가 시행됐을 당시 근로계약기간이 1년으로 제한돼 있어서 1년마다 재계약과 함께 사업장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부터는 근로계약기간을 3년까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이주노동자는 1회의 계약으로 3년 동안 사업주의 동의없이는 사업장변경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주노동자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고 사업주의 의사에 따라 근로를 하든지, 사업장을 변경하든지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사업장을 선택할 권리조차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예시장에서 팔려가기만 기다리는 노예의 모습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들의 의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들은 한국에 일하러 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오랜 시간 노심초사하며 기다리다 한국에 들어온다. 그런데 입국해서도 사업장을 변경할 때마다 또 다시 노심초사하며 전화 올 때만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열려가는 다문화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수많은 임금체불, 폭언, 폭행, 성추행 등으로 난무한 사업장을 감독하고 개선해서 건강한 노동시장을 만들어 나가야할 고용노동부가 오히려 이주노동자들을 옥죄어 노예시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귀를 열고 더 많은 소리를 듣고 천천히 돌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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