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전도 다같은 소화전 아니다?

정운

발행일 2012-08-02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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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 / 인천본사 사회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설치되는 것이 소화전이다. 도로교통법은 화재 등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소화전을 사용하고자 소화전 인근 5m에는 주차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지역 곳곳의 소화전 바로 앞에는 주차구획선이 그어져 있었다. 소화전이 인근에 있음에도 지자체는 주차구획선을 그었고, 이를 관리하는 소방당국은 주차구획선이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 구청 관계자는 "소방당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협의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소화전을 피해 주차구획선을 그었어야 하는데, 소화전 유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경인일보는 소화전 앞에 주차구획선이 있는 문제를 취재, 보도했다. 기사가 나간 뒤 인천소방안전본부는 현황 파악에 나섰고, 현재 소화전 앞 주차구획선은 지워졌다. 지자체는 '주차금지 노면 표시' 등을 실시해 소화전 앞 주차를 막을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다. 겉보기엔 똑같은 소화전이지만 관리하는 기관이 다르다는 점이다. 인천에 있는 9천여개의 소화전 중 6천900여개는 소방안전본부가, 나머지는 상수도사업본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9천여개의 소화전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지만, 이중 자신들이 관리하는 소화전(2천여개)의 위치와 수량 등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이 관리하는 소화전은 불을 끄기 위한 용도보다 물을 빼는 등의 용도로 설치한 것이라고 상수도사업본부는 설명한다. 또한 이들 소화전 주변에 차를 세워 놓아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했다. 소방당국도 상수도사업본부에서 관리하는 소화전의 위치와 수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법에 명시돼 있는 '소화전' 인근 주차금지 규정이, 행정기관의 업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소화전 뿐일까. 모든 행정은 여러 기관과 관계가 있다. 각 기관이 자신의 입장과 기준만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경우 혼란스러운 것은 시민들이다. 이런 생각이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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