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 연구원 급여의 적정선

김혜민

발행일 2012-08-1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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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민 / 사회부
얼마 전 연구원과 직원들의 임금을 노사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삭감한 국토연구원이 민·형사상 고소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3월 감사원에서 국토연구원 등 6개 기관이 정부의 인건비 인상 기준보다 높은 급여를 지급했고, 사업비를 인건비로 부당하게 집행했다는 이유로 주의 조치를 받자, 사측이 노사 임금 합의를 한 지 3개월 만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기자는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정부출연 연구원들이 받는 월급은 얼마가 적당할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노조 측에 현재 급여를 물었다. 그러나 노조는 '평균보다 많은 월급을 받고 있어 일반인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란 이유로 답변을 꺼렸다. 노조의 걱정대로 대다수 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들은 일반 직장인들에 비해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동종업계의 사기업이나 특히 외국에서 일하는 동료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적은 액수이며, 정부의 인건비 인상률 가이드 라인은 매년 이 격차를 벌어지게 하고 있다. 지난 1월 국토연구원의 노·사가 사업비 일부를 이들의 인건비로 집행한데 합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연구원들이 정규직인 것도 아니다. 3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하는 계약직 신분이다. 게다가 이들 급여에 대한 정부의 출연금은 60%뿐이고, 나머지 40%는 연구원들이 직접 업무를 따내서 얻는 자체 수익으로 충당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구원들은 '애국심'만으로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유능한 인재들은 외국으로 빠져나가거나 사기업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들의 임금 인상이 가이드라인보다 높다고 지적할 뿐, 이들이 받는 월급이 적당한가에 대해 깊게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국토연구원이 연구비와 같은 사업비를 인건비로 부당하게 쓴 것은 사회적인 질타를 받아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이 나라 석학들이 국책연구기관에서 적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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