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쇼핑센터의 한끗 차

공지영

발행일 2012-08-22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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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영 / 경제부
"글쎄요,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서 설명하기가 애매하네요."

대형마트 영업 규제에 관한 조례를 시행중인 지자체들에 '대형마트와 쇼핑센터 구분법'을 물어봤을 때 돌아온 대답은 한결같았다. 유통산업발전법이 규정한 대로 기재돼 있는 '대규모 점포의 종류'외에는 특별한 기준이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면 유통법 내 대규모 점포의 종류는 구체적일까. '용역의 제공 장소를 제외한 매장 면적의 합계가 3천㎡ 이상인 점포의 집단'이라는 면적 기준마저 같은 상황에서 대형마트는 '점원의 도움없이' 소비자에게 소매하는 점포이고, 쇼핑센터는 그렇지 않다는 게 그나마 차이점이다. 상품 종류나 층별 매장 비율과 같은 구체적인 기준을 기대한 기자에게 지자체 담당자들도 "점원의 도움없이 물건을 판다는 점이 대형마트와 쇼핑센터를 구분하는 기준이라면 기준이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와 쇼핑센터 모두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곳이니 이를 나누는 기준이 모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이 이렇게 마땅한 기준이 없는 틈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그랜드백화점 영통점을 인수한 롯데쇼핑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5월 그랜드백화점 영통점을 인수한 롯데쇼핑은 롯데마트로 리뉴얼하면서 수원시에 업종을 쇼핑센터로 변경 신청했다. 롯데쇼핑측은 롯데마트 외 다른 층에는 패션매장을 입점시킬 예정이라 쇼핑센터로 등록했다지만 영업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시선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미 근방에 있는 롯데마트 권선점이 복합 쇼핑몰로 등록된 덕에 영업 규제에서 벗어났다는 걸 이들이 모를 리 없다.

비단 대규모 점포를 나누는 빈약한 기준뿐만이 아니다. 의견 수렴이나 구체적인 논의도 없이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으로 허술하게 규제를 만든 탓에 대형마트 영업규제 조례안이 시행 몇 달 만에 무력해지고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곱씹어서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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