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으로 장바구니 채우는 주부들

박석진

발행일 2012-08-2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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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진 / 인천본사 경제부
오락가락한 날씨, 줄줄이 오르는 생필품 가격에 고개 숙인 그대. 그대의 이름은 '주부'다. 다가오는 9월, 추석과 김장철이 무섭다는 그대의 이름도 '주부'다.

장바구니 물가 변동만큼 중요한 기사도 없기 때문에 자주 주부들과 대화를 하는 편이다. 특별히 취재 대상으로 정해 둔 주부들은 없다. 백화점이나 마트를 둘러보며 장보러 나온 주부들에게 몇 마디 말을 건다.

체감하고 있는 내용을 가장 잘 이야기해 주는 주부들의 특징은 한 가지 제품을 사더라도 꼼꼼하게 살펴본다는 점이다. 때문에 한 코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긴 분들에게 말을 걸면 그늘진 가계부마저 내어 줄 정도로 상세하게 상황을 전해 준다.

올해는 특히나 질문에 대한 답보다 한숨을 먼저 쉬는 주부들이 늘었다. 과자, 라면, 음료, 전기 등 수없이 많은 품목의 가격 인상 기사를 썼지만 실제 살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

그런데 가만히 주부들을 보자니 상황이 심각한 듯하다. 7월 말부터 추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더니 지금은 품목별 가격 할인을 하는 점포를 찾는 등 주부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물가 안정 대책은 사라져 버렸다. 이미 오래된 일이다. 물가가 요동치면 어디선가 또 슬그머니 물가 안정 대책을 들고 나타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것이란 기대는 없다. 오히려 공공요금의 오르내림은 공공기관과 정부의 은밀한 작전에 의한 것이 아니겠냐는 의심부터 하게 됐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여러모로 '불신의 시대'가 맞다. 현재로서는 믿기 어려운 정부를 추궁하며 스스로는 스마트한 주부, 소비자가 되는 수밖에. 언제쯤 먹고 살기 좋아졌다는 기사를 쓸 수 있을지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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