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교사 익명 투서 사건

임승재

발행일 2012-08-30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 임승재 / 인천본사 사회문체부
한 여교사의 '익명 투서'로 인천시 교육계 안팎이 발칵 뒤집어졌다. 투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 여교사는 일부 몰지각한 학교장들이 '근평'과 '승진'을 빌미로 승진을 앞둔 여교사들에게 온갖 추태와 만행을 일삼는다고 폭로했다. 술자리 신체접촉과 성희롱 발언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내용들이었다. 혹자들은 "터질 게 터졌다",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말한다. 이런 사태가 불거진 것은 불합리한 근평과 승진구조에서 비롯됐다. 이 여교사는 투서에서 "근평이 교장의 펜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동료 교사들의 다면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도 교장이나 교감에게 밉보이면 승진에서 밀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심지어 다수의 경쟁자 가운데 한 여교사가 1등이 됐다면 "돈이야, 몸이야"하는 치욕적인 얘기까지 오간다고 했다. '늑장대응' 논란 속에 시교육청은 본격적인 진상규명에 나섰다. 여교사의 최초 투서가 도착한지 한 달이 지나서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그동안 미온적으로 대응해 온 시교육청이 제대로 된 조사를 하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노현경 의원이 직접 우편 형태로 설문조사에 나선 이유다. 노 의원은 이 여교사가 투서를 통해 요청한 대로 설문 항목을 만들었고, 설문에 응한 여교사들의 비밀보장을 위해 집에서 직접 우편으로 받아볼 계획이다. 이 여교사의 투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인천 교직사회에 만연돼 있는 잘못된 조직풍토를 바꿀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선 현장 여교사들의 큰 용기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시교육청도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가려야 한다. 만약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자들을 엄중문책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의 싹을 완전히 뽑아내기 위해 공정한 근평과 승진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일선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아이들을 지도하고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 모범이 되고 있는 대다수 교육자들의 명예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임승재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