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창간특집
[힐링, 희망을 품다]'분당 베트남인 교회' 목사 응웬 티 투 타오
"형제 자매들의 한국정착 나의 목회 소명"
혈혈단신 입국 신학공부 2010년 귀화 복음 전파
쌀국수집 열어 비용충당 몸·마음 다친 동포 치유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의 베트남 쌀국수집. 이곳에서 동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월남쌈을 만드는 이는 '분당 베트남인 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응웬 티 투 타오(35·여) 목사다.
응웬 목사는 쌀국수집 바로 옆 교회에서 베트남 근로자들과 이주여성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며 그들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몇 년째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지난 2009년 교회 문을 연 그는 교회에서 걷히는 헌금만으로는 베트남인들을 제대로 도울 수 없다고 판단, 교회 옆에 건물을 하나 더 임대해 쌀국수집을 오픈했다.
"예배에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베트남 성도들은 30여명쯤 됩니다. 한국 공장에서 일하다 임금체불이나 사업주에게 구타를 당해 아픔을 겪은 사람, 한국으로 시집와 언어나 문화적 차이로 가정을 뛰쳐나온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며 그들의 상처를 치료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잘 정착하고, 혹 베트남으로 다시 가더라도 나쁜 감정보다는 좋은 기억을 갖고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30일 오후 베트남 근로자와 이주여성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며 한국 정착을 돕고있는 응웬 티 투 타오 목사(여·사진 맨 오른쪽)가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쌀국수집에서 동료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월남쌈을 만들고 있다. /하태황기자 |
베트남 교회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온다. 그동안 응웬 목사는 한국에 와서 뚜렷한 직업이 없는 사람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급히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돈이 없어 쩔쩔매는 교통사고 환자나 임산부를 아는 병원에 부탁해 저렴한 비용으로 수술을 시키기도 했다.
호찌민외국어대 영문과에 재학중이던 그는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 선교사를 만나 신학공부를 하기로 결심했고, 지난 2000년 혈혈단신으로 한국에 와 신학대학원에 입학, 마침내 목사가 됐다.
그리고 자신의 소명이 베트남보다는 한국에 있다고 생각해 2010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베트남은 아직 공산국가의 잔재가 남아 있어 선교나 목회활동이 쉽지 않다"는 그는 "능력은 보잘 것 없지만, 앞으로도 한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 동포들이 서로 돕고 사는 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소박한 심경을 밝혔다.
/김선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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