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희망이 있다]가능성 무궁무진한 경제자유구역

준비는 끝났다, 동력이 필요할 뿐
셀트리온·삼성이 주목한 '바이오 의약산업 최적지' 송도
국내서 美명문대 통학 가능한 글로벌캠퍼스도 미래 밝아
영종 추진 '카지노 리조트' 중국·동남아 관광객 발길 기대

김명래 기자

발행일 2012-09-04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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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국제도시 야경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변방 도시' 인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인천은 제조업 중심의 국가·일반산업단지 인프라와 신성장동력산업 클러스터를 동시에 갖춘 도시다. 수출 중심의 국가산업단지와 내수기반의 지방산업단지가 고용 등 인천경제의 기초 체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인천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을 육성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무늬만 경제자유구역이다'는 지적이 없지는 않다. 개발사업 초기에 대규모 주거단지 조성으로 부동산 투기붐만 일으켰다는 비난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활성화하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의 본래 취지를 생각하면 인천경제자유구역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하지만 2020년까지 계획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실패한 프로젝트'로 단정짓는 건 성급한 시각이라는 주장도 있다. 홍콩과 상하이, 싱가포르 등 동북아 주요 도시와 비교하자면 수준이 크게 떨어지지만, 인천은 '수도권 규제'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 또 우리나라 6개 경제자유구역 중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규모와 실적면에서 가장 좋은 성적표를 거두고 있다.

작년 봄 삼성그룹이 5대 신수종사업의 하나인 바이오 의약산업의 최적지로 인천을 선택한 이후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바이오 메디파크'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국내 최초 미국대학분교인 한국뉴욕주립대가 올초 개교한 이래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는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중국 등 동남아 관광객을 겨냥한 국내 첫 복합카지노리조트 사업도 영종하늘도시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인천시의 돌파구를 인천경제자유구역이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과거 재정난에 처했던 부산, 대구 등 타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했을 때 인천은 '유동성 위기'에 가깝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일시적 어려움에 처했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이란 '우량 자산'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과 함께 인천의 미래가치를 높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 '세계적 바이오 특화단지 송도'

지난 달 16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가 '외국인투자 유치 확대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송도를 세계적 바이오 특화단지로 조성하겠다는 말이 나왔다.

송도국제도시에 조성되는 바이오 메디파크는 우리나라의 바이오 중심지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달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자가면역질환 항체치료제 램시마(Remsima)의 제품 허가를 받았다. 류머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셀트리온은 이 제품 개발을 위해 7년 동안 약 2천억원을 투자했다. 셀트리온은 EU를 비롯한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제품 허가·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초 공장 가동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동아제약은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사와 함께 곧 바이오시밀러 선진의약품품질관리기준에 따른 cGMP공장을 착공한다. 이밖에도 일본 기업이 국내 기업과 함께 배지(배양액) 생산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송도 바이오 투자에 일본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고, 국내기업과 합작 투자시 인센티브를 주고 규제 완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혈당측정기 전문업체인 아이센스는 지난 3월 송도에 제2공장을 준공했다. 연간 8억개의 혈당 측정기 스트립(바이오센서)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케이디코퍼레이션은 작년에 의약품 분리용 실리카겔 공장 제2공장을 송도에 설립했다. 헤파박스(B형 간염백신), 이팍살(A형 간염백신) 등을 제조·판매하는 네덜란드계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옛 녹십자백신주식회사)는 2010년 송도에 본사와 제조시설을 설립했다.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장비를 개발, 생산, 판매하는 한일과학산업은 올 연말 송도에 공장 설립을 앞두고 있다.

바이오 관련 연구도 활발하다. JCB 공동생물과학연구소는 지난 5월 생체막 단백질 분야에서 신약발굴을 위한 중요한 연구성과를 거뒀다. 세포 내외부간의 에너지 대사, 외부 신호 감지 등 세포의 중요한 생리 기작(機作·식물이 생리적인 작용을 일으키는 기본적인 원리)을 담당하는 생체막 단백질 구조 규명 시간을 크게 앞당겼다. 현재 시판되는 약물의 절반 이상이 생체막 단백질을 작용점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1개 구조를 규명하는 데 1년 이상이 걸렸다. 하지만 JCB공동생물과학연구소는 이 기간을 수개월로 축소시켰다. 이에 따라 고난이도 단백질의 구조, 기능 해명을 통해 질병의 진단, 치료법의 개발 등 산업적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0.9%에서 2010년 16.0%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바이오의약품 생산 실적이 2010년 기준 1조5천억원으로 국내 총 의약품 생산규모의 9.3%를 차지한다. 바이오의약품의 2007~2010년 연평균 수출 성장률은 32%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바이오의약 시장의 강점은 '세포치료제, 단백질, 유전자 분야의 경쟁력 있는 기술능력 확보', '세계 최고 IT 기반 기술 확보로 응용범위 확대 기회' 등이 꼽힌다. 또 글로벌기업과 한국기업의 협력이 증대하고 있고, 소득 증대와 고령화에 따른 의료시장 수요 증가 등이 기회요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매출액 기준 10위권에 속하는 바이오의약품은 2010년 1개(에포젠·빈혈치료제)뿐이었다. 하지만 2014년에는 5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이 10위권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송도에서 개발되는 바이오시밀러(복제약)는 엔브렐(류머티스 관절염), 레미케이드(류머티스 관절염), 리툭산(대장암), 허셉틴(유방암) 등이 있다. 이들 약품의 특허가 만료되고, 바이오시밀러 임상 등을 거쳐 해외 시판을 허가받는대로 인천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의약산업은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의약 산업의 성장은 인천의 R&D투자 증가로 이어진다. 이와 함께 국내외 고급 연구 인력의 유입, 인근 대학·연구소, 관련기업, 지원기관 등의 입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연구 중심 외국 대학의 분교 설립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국내 첫 미국대학 분교,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는 세계 유수의 대학이 한국에 분교를 설립할 수 있는 공간이다. 첨단 산업분야 대학을 유치하고, 산·학·연 공동연구를 강화하고, 고급 인력을 육성하는 게 캠퍼스 설립 목적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식기반 서비스산업 육성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곳이다.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에는 한국 최초의 미국 대학 분교가 설립, 운영 중이다.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의 한국 분교인 한국뉴욕주립대가 올 봄부터 컴퓨터과학, 기술경영학 석박사과정을 개교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기술경영학 학부 과정이 시작된다. 앞으로 금융공학, 기계공학 등 교육과정을 확대해 정원 2천명 규모의 대학을 조성하는 계획이 수립돼 있다.

   
 
한국뉴욕주립대의 본교에서 학생을 직접 선발한다. 본교 교수진이 학생들을 가르친다. 뉴욕주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 혜택(in-state tuition)이 한국뉴욕주립대에 그대로 적용된다. 한국에서 미국 뉴욕주립대로 유학할 때 드는 학비의 절반가량을 줄일 수 있다. 한국뉴욕주립대에서 1년 공부하고, 나머지는 미국 본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학위를 딸 수 있다.

한국뉴욕주립대에는 '국비 장학생'이 많다. 정부가 '한국판 MIT 미디어 랩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IT명품인재양성사업에 한국뉴욕주립대-포스텍 컨소시엄이 작년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래IT융합연구소'를 설립해 통섭형 창의 인재를 키우고 있다. 두 대학은 이 사업에 10년간 1천681억원(정부지원 480억원, 기업후원금 834억원 포함)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한국뉴욕주립대에 입학한 사례도 있다.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설립심사를 거쳐 외국대학 개교를 결정한다. 2주동안 본교를 직접 찾아가는 심사 과정도 있다. 교과부는 교원·기본재산 충족 여부, 학사운영·재정운영계획 타당성 등을 검토해 외국대학 설립을 승인한다. 한국뉴욕주립대의 본교인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은 승인 당시 세계대학순위 78위(더 타임스 2010년 평가)를 기록했다. 학생수 2만5천명, 교원수 1천900명이다. 대학원 과정으로 설립된 컴퓨터과학과는 2010년 뉴욕타임스가 '미국 공립대 2위'로 평가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는 2천명이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를 비롯해 강의실과 공동관 등을 갖추고 있다. 현재까지는 한국뉴욕주립대 하나만 이 건물을 사용하고 있지만, 분교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대학들이 많다.

미국 버지니아주 조지메이슨대는 경영학, 경제학과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행정, 법학 분야에서 미국내 40위권의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벨기에 겐트대는 바이오공학, 식품공학, 환경공학 과정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1817년 개교한 이 대학의 학생수는 약 3만명이다. 바이오 분야에서 지명도가 높다. 미국 유타대는 교육학과와 공과대학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넷스케이프 창업자인 짐 클라크(Jim Clark), 어도비 시스템즈를 만든 존 워녹(John Warnock) 등이 이 대학 출신이다. 컴퓨터과학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외국 분교 유치 프로젝트다. 캠퍼스 부지 29만㎡에 10개 안팎의 외국 대학 분교를 유치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총사업비 1조원이 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외국 사례를 찾아봐도 산·학·연 클러스터 중심지 형성을 목적으로 외국대학 분교를 유치한 경우는 찾기 힘들다.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가 자리잡은 5·7공구에는 연세대 송도캠퍼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비롯한 국내 대학과 첨단기업이 밀집해 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인천경제자유구역 발전에 중요한 자양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영종도에 추진되는 신개념 복합카지노리조트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레저·관광단지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 유니버설 엔터테인먼트 카즈오 오카다 회장이 영종하늘도시에서 추진하는 복합카지노리조트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카지노는 강원랜드를 제외하면 호텔부속형, 외국인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카다 회장이 추진하는 복합카지노리조트 사업은 5조원을 투자해 비즈니스호텔, 카지노호텔, 콘도미니엄, 쇼핑몰, 테마파크 등 관광·레저단지를 만드는 내용이다. 오카다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에서 복합카지노리조트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또 현재 필리핀에서 복합카지노리조트 건립 사업을 벌이고 있다. 유니버설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월 말 한국법인 계좌에 1억1천만달러의 FDI(도착기준)를 신고했다. 이에 따라 자본금을 1억5천300만달러(약 1천920억원)로 늘렸다. 인천경제자유구역 개청 이래, 단일 프로젝트에 들어온 최대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액이었다고 인천경제청은 설명했다.

영종 복합카지노리조트의 모델은 2010년 싱가포르에 개장한 센토사, 마리나베이샌즈 카지노다. 싱가포르는 카지노 주변에 호텔, 컨벤션센터, 명품매장 등 복합단지를 조성해 외국인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카지노가 생기면서 관광객수가 급증하고 경제성장률도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종 복합카지노리조트 주변에서는 캐나다 유통업체 트리플 파이브가 몰 오브 코리아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복합카지노리조트와 함께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인천경제청은 기대하고 있다.

# 인천 신성장동력 지원 대책 마련 필요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국가 프로젝트'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 지원이 없으면 소기의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바이오 의약산업의 경우 정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한국정책금융공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R&D 투자규모는 2010년 기준 세계 10위권이지만, 투자분야는 IT, 일부 제조업에 치중돼 있다. 반면 세계 1천대 기업의 R&D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바이오·제약 분야로 17%다. 그 뒤를 자동차 부품산업(16%), 통신장비(6.2%)가 잇고 있다.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의 경우 외국대학 유치 확대를 위한 종합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현재 외국대학 유치 업무는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도맡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을 통해 '외국 교육기관 유치 활성화' 방안을 검토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복합카지노리조트 사업은 영종하늘도시 사업시행자인 LH의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와 LH는 투자유치용지 땅값 문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정부 의지도 필요하다. 정부가 약속한 카지노 사전심사제에 대한 세부방안을 확정하고, 부동산 투자이민제의 적용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김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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