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꿈꾸는 DMZ·9]분단현실을 느끼는 길 '평화누리길' 1-연천구간

군화 발자국 지우고 한탄강변 풍경품다

신창윤·김종화 기자

발행일 2012-09-19 제9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 철도 중단점

민간인통제선 부근을 걷는 트레킹 코스인 '평화누리길'은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안보 관광과 트레킹을 접목시켜 만든 이색적인 코스다. 김포에서 시작해 연천까지 경기도 지역 4개 시·군에 걸쳐 있는 '평화누리길'은 민간인통제선 부근의 풍광을 살펴 볼 수 있는 183.8㎞의 대장정이다.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강릉의 '바우길', 강원도의 '산소길', 전라북도의 '마실길' 등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거닐 수 있는 길들이 즐비한 요즘 '평화누리길'은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생소하다.

'평화누리길'에 대해 소개하며 '이색적'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여느 걷는 길과 달리 민간인통제선 부근을 걷기 때문이다.

   
▲ 태풍 전망대

민간인통제선 부근을 걷는 까닭에 코스 중간중간 수많은 군부대들을 만난다. 또 군사보호지역인 까닭에 개발이 멈춰져 있는, 즉 시간이 멈춰져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 소박한 시골풍경을 만날 수 있다.

# 연천, 평화누리길 63.2㎞에서 만나는 풍경
연천군 하면 대부분 전곡리선사유적지와 한탄강을 떠올린다. 연천군은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는 기초지방자치단체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DMZ 부근에 위치한 연천군은 삼국시대부터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던 전략 요충지였다. 백제가 건국 후 지배했던 연천군은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남진정책을 펼칠 당시 고구려 영역으로 편입됐다. 신라 진흥왕은 연천을 고구려로부터 빼앗아 한강 진출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 무장공비 침투로

한국전쟁 직전에는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기 위해 군사 요충지로 활용하려고 했던 곳이 연천이다.

서울과 원산을 이어주던 경원선의 중간지점인 연천역에는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된 급수탑(등록문화재 제45호)이 남아 있다.

한국전쟁 발발 이전에 38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한이 대립하고 있을 당시 북한은 남침용 전쟁물자와 전차를 전방 부근 역까지 수송하기 위해 240m가량의 화물 홈을 설치했었다.

현재 경원선의 종단점인 신탄리역에서는 더 이상 북쪽으로 향하지 못하는 열차를 통해 분단의 현실을 느낄 수 있다.

   

3개코스 63.2㎞ 신탄리역서 마침표
'분단 상징물' 경원선 거닐며 산책
태풍전망대등 '안보 5경' 둘러볼만

'평화누리길' 경기도 구간은 대한민국의 최북단 역인 신탄리역에서 끝난다. 반대로 생각한다면 평화누리길 경기도 구간은 신탄리역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평화누리길' 연천 구간은 3개 코스 총 63.2㎞ 길이다.

첫번째 구간은 장남교부터 숭의전지까지의 21.7㎞고, 둘째 구간은 숭의전지부터 군남홍수조절지까지 18.9㎞, 세번째 구간은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신탄리역까지의 22.6㎞ 구간이다.

   

'평화누리길' 연천구간의 특징은 한탄강변과 경원선 철로를 거닐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분단으로 인해 갈 수 없는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한 한탄강은 철원을 거쳐 연천을 지난다.

분단된 한탄강과 경원선, 한반도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는 상징물 중 하나다. 한강 이남에 거주하는 수도권 시민들에게 분단은 다른 나라 이야기와 같이 들린다. 하지만 '평화누리길' 연천구간에서 만난 한탄강과 경원선, 그리고 길 주변에 자리한 수많은 군부대들이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 연천에서 찾은 분단의 흔적, 연천 안보5경
연천 안보5경은 태풍전망대, 1·21무장공비침투로, 철도종단점, 열쇠전망대, 상승OP와 제1땅굴 등을 꼽아서 말한다.

   
▲ 열쇠 전망대

태풍전망대는 휴전선까지 800m, 북한초소까지는 1천600m의 거리에 떨어져 위치한 남쪽에 위치한 전망대 중 북한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태풍전망대에는 국군 장병들이 종교 집회를 가질 수 있는 교회·성당·성모상·법당·종각 등이 있고 북녘에 고향을 두고 떠나온 실향민의 망향비와 한국전쟁의 전적비, 6·25참전 소년전차병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전시관에는 이곳으로부터 2㎞ 떨어진 임진강 필승교에서 수습한 북한의 생활필수품과 일용품, 그리고 휴전 이후 수십 회에 걸쳐 침투한 무장 간첩들이 이용한 침투장비 일부가 전시되어 있다.

1·21무장공비침투로는 1968년 1월17일 밤 11시 북한군 제124군 소속 김신조 외 30명이 남방한계선을 넘어 침투한 곳이다. 김신조 일당은 1월20일부터 30일까지 전개된 소탕작전을 통해 29명이 사망하고 1명 도주, 1명이 체포(김신조) 됐다. 이 곳 침투로에는 미군 제2사단 방책선과 경계부대에서 설치한 경계철책과 철조망을 뚫고 침투한 무장공비의 모형물이 전시되어 있다.

   
▲ 제1땅굴

열쇠전망대는 육군 상승 열쇠부대가 북녘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지역에 안보 교육과 망향의 한을 달래기 위해 설치한 전망대다. 상승OP는 적의 활동을 관측하기 위해 운용되는 최전방 관측소고 제1땅굴은 1974년 11월15일 발견된 북한의 남침용 땅굴이다.

경원선이 회차역인 신탄리역에는 철도종단점이라는 표지가 있었지만 최근 신탄리역과 철원역 연결 공사가 진행되며 철거됐다. 하지만 분단의 흔적을 느끼기 위해 경원선을 탑승한 안보관광객들은 신탄리역에서 멈춰선 열차를 보며 더이상 달리지 못하는 철마의 아쉬움을 느낀다.

글┃신창윤·김종화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임진강의 수위를 조절하는 군남홍수조절지 /연천군 제공

신창윤·김종화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