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 이야기
곧 김장철이 시작됩니다. 뉴스나 보도되는 매체에서 올해 김장가격이 작년에 비해 30% 이상 오른다고 하더군요. 미리 대비하여 준비하셔야겠습니다.
오늘은 김장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침채·팀채'로 불리다 18세기즈음 '김치'로 정착
오이지·석박지의 '지' 일부 방언으로 남아 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효음식인 김치가 삼국시대부터 이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때는 무엇이라고 불렀을까요. 그 때에는 우리 고유의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중국의 한자를 사용했는데 고려시대에 와서야 김치에 관련된 기록이 나오게 됩니다.
즉 고려사(高麗史)의 종묘제품(宗廟祭品)에 미나리김치(實芹菹), 죽순김치(筍菹), 순무김치(菁菹) 등을 올려서 김치를 뜻하는 '저(菹)'자가 처음으로 등장하는데요, 이 저는 중국의 시집인 시경에 신맛을 내는 채소(醋菜)라고 하고 채소를 생채로 소금에 절여 숙성시키면 덥고 춥고 간에 짓무르는 것을 막아준다고 하여 신맛의 산미료겸 저장채소가공품의 용도로 쓰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5세기의 내훈(內訓)에서 '저(菹)'를 '침채(沈菜)'라 하였으며 조선 중종 22년(15216)에 저즙(菹汁)을 딤채국이라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글이 제정된후 한자풀이를 한 훈몽자회(訓蒙字會, 1527))라는 옥편에서 저(菹)딤채조, 엄채위저(엄菜爲菹)라고 하였습니다. '딤채'라는 말이 그 이전부터 쓰였을 것인데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흔히 김치라는 명칭은 '침채(沈菜)'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채소를 소금에 절여 담근다는 데서 '침채'라고 했을법도 한데요.
아무튼 이 '침채'가 여러 단계의 어음변화를 거쳐서 김치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침채'를 가리키는 우리말이 하나가 아니고 '딤채', '팀채', '짐채', '김치' 등이 그것입니다. '침채(沈菜)'는 '팀채'로도 불렀고 18세기쯤에는 구개음화 현상으로 '짐채' 또는 '침채'로 부르다가 '김치'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침채 이외에 순수한 우리말에 '지'가 있어 짠지, 오이지 등에 그 이름이 남아 있는데 이들과는 관계없이 '디히'라는 우리 말에서 변화된 것이라 합니다. 15세기 후반에 두보의 시중에 '저(菹)'가 '디히'로 번역되었는데 이것이 순수한 우리말로 '김치'를 뜻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일부 방언에서는 김치를 '지'라고 부르고 있으며 서울말에도 오이지, 석박지, 싱건지, 짠지 등에 지자가 붙는데 이것은 '디히'의 전통을 이은 말이지요. 어원에 관해서는 해명되지 않았으나 옛날에는 '디히'라고 하다가 그 이후 '침채'라는 한문을 빌려 쓰게 되고 이것이 후에 '김치'로 바뀌게 된 것이라고도 추정할 수 있지만 앞으로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한편 김치 담그는 것을 '염지(鹽漬)'라 하였는데 이것은 김치, 젓갈, 술 등을 숙성시키는 뜻으로 쓰이고 이에 해당하는 한자어는 '침지(沈漬)'나 '침장(沈藏)'입니다. 이것은 당초 '팀장·짐장·김장'으로 어음변화가 되어 오늘날 가을에 김치를 담그는 것을 '김장'한다는 유래가 된 것입니다.
가을김치 다섯 번째로 쪽파김치를 소개합니다. 짭짤하게 담가야 제 맛이 나는 쪽파김치는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깊은 맛이 납니다. 흰 머리 부분이 동그랗고 단단한 재래종 쪽파를 골라 써야 특유의 향과 단맛이 강하지요.
쪽파김치를 담글 때 손쉬운대로 마구 버무리면 나중에 꺼내 먹을 때 모양이 살지 않고 번거로우므로 처음부터 한 끼 먹을 양만큼씩 타래를 지어놓으면 담아 낼 때도 깔끔합니다. 타래를 짓는 것이 번거롭다면 버무릴 때 미리 가지런하게 정리해 통에 담는 것도 좋습니다.
머리쪽 단단하고 둥근것
한끼분량 타래 지어 담아
충분히 익혀야 깊은 맛
■ 재료 (2㎏분량)
주재료:쪽파 1.5㎏(1.5단)
절임:천일염 5큰술, 물 5컵
양념:고춧가루 4분의3컵, 찹쌀풀 1큰술, 홍고추 4개, 다진마늘 2분의1컵, 다진생강 1작은술, 다진 양파 3큰술, 꿀 1~2분의1 큰술, 배즙 2큰술, 통깨, 소금 약간씩
젓갈:새우젓 2분의1컵, 멸치액젓 5큰술, 멸치젓 3큰술
■ 만들기
1. 쪽파 절이기=쪽파는 지저분한 잎을 떼어내고 뿌리를 자른 다음 깨끗이 씻어 분량의 소금물에 30분 정도 절였다가 헹궈 건진다.
2. 양념만들기=홍고추는 꼭지를 따고 반으로 갈라 씨를 긁어낸 다음 믹서에 간다. 분량의 젓갈에 고춧가루를 넣고 잠시 불린 다음 갈아놓은 홍고추를 넣고, 찹쌀풀을 넣어 섞는다. 여기에 다진 마늘, 생강, 양파, 꿀, 배즙, 통깨를 넣어 섞는다. 모자란 간은 소금으로 한다.
3. 양념 버무리기=절인 쪽파를 넣은 접시나 쟁반에 가지런히 담고 양념을 쪽파 머리 부분부터 골고루 바르듯이 버무린다.
4. 통에 담아 익히기=양념을 골고루 묻힌 쪽파를 3~4가닥씩 손에 쥐고 타래를 지은 후 통에 담는다. 상온에서 하루 정도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어두고 보름 정도 지난 후부터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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