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성 사회부 |
업계의 자성목소리로 부조리 행위의 가담자이자 피해자가 된 총판들의 비판도 나오고 있으며,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도 입안됐다.
일선학교 교사들은 대표적 불공정 유형임에도 불구하고 선정과정에서 관행적으로 받아온 지도서를 반송하고 나섰다. 교과서 및 지도서 집필·감수에 참여한 교사가 있는 도내 일부 학교는 해당 교사를 배제한 채 교과서 선정과 관련한 채점을 다시 하기도 했다. 교과서 채택비리 문제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조금은 잠잠해지고, 개선방향도 찾는 모양새다.
사실 교과서 채택 비리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관행'이란 이름으로 포장됐을 뿐 출판업계는 각종 스폰(지원)을 도맡으면서 이상한 공생관계를 유지해 온 게 사실이다. '채택료' 등 금전이 오간 이유로 처벌 및 징계를 받은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 때문에 자성적 목소리가 일었고 이 같은 관행도 줄어든 듯했다.
하지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욕심은 멈추지 않았다. 교과서로 창출되는 거대한 학습지 시장 등을 장악하기 위해 업계의 카르텔은 그대로 유지됐다. 협회라는 이름으로 부당경쟁을 자정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서로의 이익을 공유하는가 하면, 법과 행정으로부터의 보호막 역할도 했다.
실적에 쫓기는 총판사들은 이들의 도구가 된 셈이다. 살아남기 위해 학교 및 교사와의 새로운 '인연'을 맺는 데 골몰했다. 부조리로 향하는 시계추도 다시 빨라졌다. 교과서 채택과 관련한 새로운 유형의 부조리 행위는 현재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에 대한 해결책도 각계에서 나와 이제 개선할 일만 남았다. 교과서는 아이들이 학습하는 표준서이다. 교과서 선정 과정도 교육의 한 과정으로 보고 교육 주체 모두가 양심과 룰을 지킨다면, 교과서 채택 비리는 생각보다 우리 사회에서 빨리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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