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시민들의 눈 높이에 맞추다'.
대도시부터 농어촌까지 빠짐없이 들어선 것이 바로 교회이다. 또한 산이나 높은 건물에서 도시의 야경을 보다보면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도시를 뒤덮은 붉은 빛의 교회 철탑 십자가다.
그러나 교회철탑은 종교적인 상징성과 함께 대형화 추세에 있는 반면, 옥상에 설치돼 태풍 등 안전사고 사각지대로 방치되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노후한 건축물 옥상에 설치된 철탑은 누수, 녹물로 인해 도시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새벽녘 붉은 빛의 철탑 조명은 인근 지역주민의 수면권 방해 등 민원 발생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돼왔지만 헌법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로 인해 그 동안 불가침 영역으로 치부돼 왔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시민들과 종교계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던 안양시가 추진한 것이 바로 '교회 (노후)종탑 정비'사업이다.
안양시는 올 1월 안양시기독교연합회와 교회 노후 철탑 철거에 대해 협의를 추진하면서 현장조사에 나선 결과 안양시내 555개 교회 가운데 철탑이 설치된 곳은 409곳으로 이중 104곳(25.4%)의 철탑이 노후된 것으로 집계됐다.
안양시는 지난 6월 36개 철탑에 대해 1차 철탑정비를 한데 이어 8월에도 2차로 5개를 철거했으며 7개의 철탑은 이달 중으로 철거를 완료할 예정이다. 정비되지 않은 노후 철탑 56개는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철거를 완료할 방침이다. 노후한 철탑을 철거한 뒤에는 높이 3.5m 이하의 철탑을 재설치해 교회의 상징성을 유지하면서도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도시미관도 개선시키고 있다.
또한 안양시는 안양시기독교협의회와 철탑 야간조명을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점등키로 합의를 이끌어내 주민들의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수많은 언론에 소개될 정도로 안양시의 교회 종탑 정비사업은 타 지방자치단체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양적 성장에만 치우쳤던 종교계가 시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고 종교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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