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브리지 플러스·20]그대들의 수집벽, 사람과 문화를 잇다

민정주 기자

발행일 2012-11-22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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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성옥희기자

노트북에 새로 만든 '아트브리지' 폴더 안에 33개의 파일이 담겼다. 농부들이 들녘에서 가을걷이를 하듯 올 한해 써낸 기사를 한 곳에 모으니 4계절의 흐름과 함께 그간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트브리지 人'에서 '플러스'까지
전국 미술관과 박물관 30곳 소개
사립 뮤지엄의 '가치' 성찰한 시간
열정 담긴 수집품 보며 미래 발견


경인일보 창간 52주년 연중기획 '아트브리지' 시리즈는 지난 1월 26일 용인 이영미술관으로 연재를 시작했다. 6월부터는 '아트브리지&人'에서 '아트브리지 플러스'로 이름을 바꿔 20회를 약속하고 다시 시작했다.

올 한해 경기도, 인천지역뿐 아니라 서울, 강원도, 제주도까지 전국의 사립미술관과 박물관 서른곳을 소개했다. 도내에서는 우리나라 사립뮤지엄정책에 대한 쓴소리가 많이 들려 안타까웠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그나마 경기도가 가장 잘 하고 있다는 칭찬이 들려 다행스러웠다.

1년동안 뮤지엄 서른곳을 방문하는 일은 적지않은 끈기와 노력을 필요로 했다. 경기도에 등록된 사립뮤지엄만 120여곳. 등록되지 않은 곳까지 포함해 취재할 뮤지엄을 선정하고 설립자를 만나고 글로 옮기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한 사람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기사 한 줄로 요약해야 할 때, 수십 수백개의 빛나는 유물 중에서 딱 2~3점을 골라 소개해야 할 때, 가는 곳마다 관장들이 똑같은 고민을 하소연할 때는 고민이 깊어졌고, 펜은 지면에 닿지 못하고 허공을 맴도는 때가 많았다.

그러나 이 서른곳으로 충분하다고는 할 수는 없다. 반드시 취재하겠노라 마음먹었던 곳 중에서도 전시회 준비로 바빠서, 뮤지엄 공사, 이전 하느라, 관장의 건강이 좋지 못해서 등등의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한 곳이 여럿이다.

또한 규모가 너무 작거나, 유물이 너무 적거나, 혹은 꽁꽁 숨어있어 취재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사립뮤지엄으로서 큰 가치를 지닌 곳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한여름 무더위를 견디고, 늦여름의 비바람을 뚫고 다니며 끝까지 연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방문하는 뮤지엄마다 지니고 있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유물들과, 유물마다 스며있는 사연들, 그리고 우리나라 사립박물관의 희망을 직접 보고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 아트브리지는 주변에 숨어있는 사립뮤지엄과 설립·운영자를 찾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중반 이후에는 이에 더해 사립뮤지엄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드러내 보이며 희망찾기에 나섰다. 초기에 방문했던 뮤지엄 관장들에게서는 '좋아하긴 하지만 이제는 유물이 웬수같다', '주변에서 정신나갔다는 소리 많이 들었다', '나 죽고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등의 탄식 섞인 말들이 크게 들리더니, 연재가 이어질수록 사립뮤지엄이 우리 문화예술 진흥에 기여한 공로와 앞으로의 역할, 세대를 이어 발전을 계속하기위한 움직임에 더 주목하게 됐다.

지난주 게재된 좌담회를 통해 한번 더 우리 사립뮤지엄의 문제점과 앞으로 다가올 여러가지 가능성들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경인일보가 가을걷이를 마친 저장고에는 서른개의 알토란 같은 대한민국 사립뮤지엄이 담겨있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예술적, 교육적, 때로는 과학적 재산이다. 이들은 문화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국내 뮤지엄이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고, 앞으로 갈 길에 수많은 희망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려주는 별자리이기도 하다.

아트브리지 시리즈는 숨어있는 보물섬 같은 뮤지엄을 발굴해 소개하는데서 시작해 뮤지엄의 사회·문화적 기능을 알리고 역할을 공고히 하고자하는 노력으로 마무리 됐다. 아트브리지의 주인공들 서른곳에 담긴 이야기가 밑천이 돼 사립뮤지엄이 해마다 더욱 튼튼하고 멋지게 성장해가기를 바라며 아트브리지 연재를 마친다.

글┃민정주기자

사진┃김종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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