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꿈꾸는 DMZ·18·끝]에필로그/미래는 과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데올로기의 경계선에 '공존의 보물' 품다
'DMZ의 오늘'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

김종화 기자

발행일 2012-12-05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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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우 수용소는 현재 기념관으로 활용되고 있다.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용소에 수용된 유대인들이 이용했던 숙소 모습.

분단국가에서 살면서 분단의 현실을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

간혹 TV에서 차가워지고 있는 남북관계를 볼 때 비로소 분단을 느낄 수 있고 간헐적이기는 하지만 남북간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을 때나 분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분명한 것은 지금 한반도는 남북으로 각각 다른 정치 체제를 가지고 대치하고 있다.

   
▲ 그래픽/박성현기자

개발을 중시하는 한국의 사회·경제적 풍토상 DMZ라는 공간은 미래의 개발 대상지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한다면 천혜의 보고인 DMZ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자산일 수도 있다.

한반도 DMZ는 원시 자연이 그대로 남아 있어 연구 가치가 높다. 그리고 한반도 DMZ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냉전시대의 아픔을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한반도 DMZ의 가치에 대해서 정의하기가 쉽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야 할 큰 우리의 자산 중 하나라는 것이다.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을 수용했던 다카우 수용소는 전쟁 당시 참혹한 상황을 각종 시각자료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한반도 DMZ 일대의 모습을 재조명하기 위해 이번 기획을 준비하며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어떤 방향으로 접근하냐였다.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생태적인 접근, DMZ 내에 위치한 역사적인 자산에 대한 가치 평가, 그리고 DMZ 부근의 현재 모습에 대한 심도있는 접근 등.

이런 다양한 접근 중 이번 기획에서 선택한 방법은 DMZ의 오늘을 보여 주고자 했다. 잊혀 있는 공간 DMZ의 오늘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경의선과 경원선의 끊어진 선로,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위치한 마을들, 평화누리길을 걸으며 만날 수 있는 경기북부지역의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을 찾은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 다카우 수용소 내에 위치한 학살된 유대인 추모 공간.

그리고 DMZ의 보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독일을 찾았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수십년간 동서로 나뉘어 있었다. 독일은 1989년 통일 이전부터 동·서독의 국경선인 그뤼네스반트 일대에 대한 보존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고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민간이 중심이 돼서 그뤼네스반트 일대에는 국경박물관이라는 이름의 분단 당시 잔재들을 모아 놓은 박물관들이 들어서 있다. 국경박물관은 민간에서 건립을 추진해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한국의 DMZ박물관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된 도시들을 전쟁 이전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고 유대인 수용소를 비롯해 각종 전쟁 관련 시설들을 다양한 형태로 활용해 사용하고 있었다.

   
▲ 다카우 수용소 화장시설.

뮌헨 근교에 위치한 다카우 수용소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어떻게 수용소로 사용했는지를 다양한 시각 자료를 설치해 소개하고 있다. 다카우 수용소는 1945년 4월 연합군에 의해 해방될 때까지 약 20만명이 수용됐고 3만5천여명의 유대인이 학살됐다.

독일인들은 자신들의 불편한 역사지만 그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또 수용소 시설 한편에는 이들을 추모하는 공간을 만들어 두기까지 했다. 같은 제2차 세계대전 전범 국가인 일본이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를 왜곡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최고 통치자였던 히틀러가 이용했던 켈슈타인하우스는 당시 모습 그대로를 활용해 영화 촬영장소와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최고 통치자였던 히틀러가 비밀회의를 하기 위해 이용했던 켈슈타인하우스는 현재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반도가 전쟁과 관련된 흔적들이 잊히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은 그 흔적들을 통해 미래에 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훈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관광자원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은 한국 사회에서 배워야 할 점이다.

특히 국경지역(그뤼네스반트) 생태자원으로서 연구와 활용을 고민하고 있는 독일의 모습은 분단 60주년을 앞두고 있는 한국인에게 전달하는 바가 크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사진┃김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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