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당성의 역사문화와 개발에 대한 단상

   
▲ 김창겸 한국학 중앙연구원 수석연구원
인간은 땅을 중심으로 생활하기에 지역과 국가는 물을 경계로 나뉜 경우가 많다. 물에는 크고 많은 위험과 어려움이 있지만 사람들은 왕래하고자 한다. 바다의 경우는 안전한 항로를 찾고, 튼튼하고 빠른 배를 건조하고, 바다로 출입하기 편리한 지역을 택하여 시설을 갖추면서, 한편으로는 항해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안녕을 추구하는 신앙심을 발현하였다.

서해 당은포 물류·무역 요충지
中 당나라~신라 사신 교류 길
패권 타툼 끝에 진흥왕때 복속
해로 기착지 한반도 입국 관문
고대 해상 실크로드 역사 간직
사신 길 복원 등 정비계획 앞둬


신라는 황해를 건너 중국 당나라와 교류에 노력하였다. 당의 도움을 받아 삼국을 통합하는 과정에서는 물론, 이후에도 신라의 국제적 위상과 국내 정치와 사회·경제 및 사상·예술 등에서 당과 관계는 중요했다. 당 또한 신라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에 양국간에는 잦은 사신과 상인, 승려 등 많은 사람들의 왕래가 있었다.



한반도의 서해안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다. 이런 까닭에 신라와 당 사람들은 대부분 서해안 항구를 이용하였다. 신라에서 당으로 가는 사신은 왕경 경주를 출발해 육로로 서해안에 이르고, 배를 타고 황해를 건너 중국 동해 연안에 도착한 뒤, 육로로 당 장안에 갔다. 반대로 당에서 신라로 오는 사신은 장안을 출발하여 바닷가에 이른 뒤, 황해를 건너 신라 서해안에 도착하고, 육로로 경주에 들어갔다.

신라시대 서해안의 항구로는 화성 남양만의 당은포, 당진의 대진, 옥구 임피면 금강 하구의 진포, 부안 변산반도 남단인 희안현 연안, 나주 영산강 하구의 회진 등이 있는데, 이 중 당은포가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었다. 당은포는 '당성' 또는 '당항성'이라고 불렸다.

백제 영역이었으나, 고구려에 점령되어 '당성군'이 되었다가, 진흥왕 때에 신라에 복속되었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이곳을 빼앗긴 백제는 642년 고구려와 함께 공격해 신라가 당과 통하는 것을 막고자 했고, 신라 선덕여왕은 사신을 보내 당에 이것을 알렸다.

이처럼 당과 교통요충지로서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루는데 절대적 역할을 하였으며, 이후에도 서해안에서 해상 교역지로서 중요한 곳이었다. 경덕왕이 당은군으로 고쳤다가 다시 당성으로 복구하였으며, 829년(흥덕왕 4) 군사적 중요성이 커져 당성진을 설치했다.

'해동역사'에는 '당 정관 16년(642) 백제가 고구려와 함께 당항성을 빼앗아 신라인들이 들어오는 길을 끊었으며, 당항성은 (조선시대) 안산군'이라 했다. 또 낭혜화상 무염이 822년(헌덕왕 14) 당은포에서 출발하여 당에 사신으로 가는 왕자 김흔의 배를 타고 입당한 기록이 있듯이, 신라에서 당으로 가는 사신들은 당은포에서 출발하였다.

또 가탐의 '도리기'에 의하면, 당에서 신라로 가는 길은 등주를 출발하여 요동반도 서남단의 노철산을 경유, 서해안을 따라 남하하여 초도, 마전도, 덕물도 등을 거쳐 당은포에 이르렀다가, 육로로 동남쪽으로 700리 가면 신라 왕성에 이른다고 하였다.

즉 등주를 출발하여 당에서 신라로 오는 경우도 당은포는 해로의 최종 기착지였고, 신라 입국의 관문이었다. 결국 당은포는 신라와 당을 오가는 사신과 유학생, 구법승, 상인을 실은 배들의 중요한 출항지이고 입항지였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황해를 건너 당은포에 도착한 당 사신들은 여주를 거쳐 남한강 수로를 따라 충주에 도착하였다가 계립령을 넘어 함창―상주―선산―경주에 이르거나, 아니면 당은포에서 육로로 죽산을 거쳐 충주에 이른 뒤 계립령을 넘어 함창―상주―선산―경주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문화재청이 화성 당성의 체계적 보존관리를 위해 종합정비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라 하였다. 조만간 이 계획은 여러 전문가들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추진될 것이다. 그러면서 너무 많은 것보다는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핵심 내용을 담은 문화콘텐츠를 갖추어 해당 지역만의 것이 아니라 이웃 지역 및 관련 지역과 연계하여 폭넓은 역사문화교육 공간으로 만들어질 것을 기대한다.

그 하나로 화성시가 당성을 고대 해상 실크로드의 관문이라 표방하듯이, 당성에서 경주 가는 사신 길 복원과 체험, 당성에서 등주 가는 뱃길 체험과 문화행사 등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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