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시·도회장 출신 중앙회장에 첫 선출된 표재석 대한전문건설협 회장

다양한 회원사 하모니 이끌 오케스트라 지휘자 될것

윤수경 기자

발행일 2012-12-26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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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재석 대한전문건설협회(KOSCA)중앙회 회장이 서울시 신대방동의 전문건설회관 빌딩 회장실에서 전문건설협회가 당면한 현실과 해결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 저녁,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실이 있는 서울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 빌딩 18층 아래로 일터에서 가족들에게로 향하는 자동차가 뿜어내는 빨간 불빛들이 일렁이고 있었다. 점점이 스러지는 불빛들은 지난달 23일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문건설인 한마음 전진대회'에서 전문건설업체 대표 7천명과 함께 봤던 동영상을 떠올리게 했다.

당면한 업계 현실과 고민뭔가
국내 경제성장·일자리창출 기여 불구
서울권보다 지방 건설 경기 매우 열악
축적된 운영노하우로 의견 적극수렴


'어느 젊은 건설인의 울음'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건설경기 침체와 종합건설사들의 부도로 연쇄부도 위기를 맞고 있는 한 젊은 전문건설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정책적 배려와 제도적 장치의 부족으로 가족들의 생존까지 위협당하는 최악의 현실을 감당해내고 있는 전국의 7만여 전문건설인들과 300만여 명에 달하는 전문건설인 가족의 심정을 읊고 있었다.

지난 10월 30일 경기도회 회장에서 중앙회 회장에 당선된 표재석(60) 회장을 두고 누군가는 '혁명'이라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물음표'를 던졌다. 지난 1985년 대한전문건설협회가 설립된 이래 지방 시·도 회장 출신이 중앙회 회장으로 선출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월평균 250개 업체가 부도·파산되는 최악의 위기상황에서 중앙회 회장으로 선출된 지 50여 일이 지난 시점, 표 회장은 전문건설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과 고민을 풀어놓았다.

그동안 전문건설협회 중앙회 회장직은 서울의 회원사가 줄곧 맡아왔다. 지방 시·도 회장으로는 처음으로 중앙회 회장에 당선된 표 회장은 이를 회원사의 협회에 대한 개혁과 변화의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표 회장은 "서울권보다는 경기도 등 지방의 건설경기가 매우 열악하다고 할 수 있다"며 "지방 회원사의 어려운 기업 환경과 고통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에 지방에서 건설업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방소재 업체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회장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아 각양각색 회원사들의 하모니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16개 시·도회 및 18개 업종별 협의회가 구분 없이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협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 회장이 건설업에 들어선 지 23년의 세월이 흘렀다. 1980년대 말까지 건설업계는 정부주도의 양적 성장 패러다임에 충실했으며 안정적인 건설산업 성장에 맞춰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했다. 1990년대 건설시장은 정부 중심에서 민간 주도의 시장으로 전환하는 과도기를 맞이했고, 97년 터진 외환 위기는 표 회장을 비롯한 회원사 모두에게 암흑의 시대였다.

그는 "외환위기 때 종합(일반)건설사들의 줄도산으로 별다른 대책도 없이 쓰러졌던 전문건설업계의 상황은 현재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전문건설업계가 국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합당한 대우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표 회장이 회장으로 선출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전진대회를 개최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전진대회에는 전국의 전문건설업체 대표 7천여 명이 참여, 국민 생활 친화적 시설 인프라 투자 확대를 비롯해 원도급자 부도시 하도급자 보호대책 마련 요구 등을 담은 결의문과 정책자료집을 당시 대선후보 최측근 인사였던 새누리당 이인제 선거대책위원장,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조용경 국민소통자문단장에게 전달했다.

표 회장은 "그동안 우리 업계는 건설현장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건설산업의 한 축으로 인정받고 더 좋은 환경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현실은 건설산업에서 하도급자의 지위만 강요당하고 정부의 정책에서 제외당해 왔다"며 "회원사에 회장으로서 현 상황을 함께 헤쳐나가자는 믿음을 보이고 건설업계가 서로 공생하는 방안을 각계각층에 전달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건설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제도적 문제인 실적공사비 제도와 불공정 하도급 관행 등을 정면 공격한 것이다. 실적공사비 제도는 공사에 투입되는 비용을 산정할 때 이전에 유사한 공사의 계약단가에다 각 공사의 특성을 감안해 조정한 뒤 산정하는 제도로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건설업계는 국내 실적공사비제도가 선진국의 제도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근본적으로 상이한 입·낙찰 제도 탓으로 실적공사비제도도 정상적인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수 없으며 특히 국내 공공부문의 낙찰률은 최저가 경쟁심화로 인해 당분간 정상적인 수치로 회복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품셈단가보다 20%이상 낮게 발표되는 실적공사비는 공사예정가격 하락을 초래하고 초저가 하도급, 저임금 등으로 이어져 건설 근로자에게까지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며 "또한 국토해양부는 실적단가가 표준품셈을 초과할 때도 인위적으로 품셈 이하로 하향조정하는 등 실적공사비 제도 확대를 위해 실적단가 결정방법을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점은?
거대공사가 아닌 지역 밀착 요청
국민친화적 SOC 투자확대 필요
건설산업의 경제 민주화도 중요


또한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지적됐던 추가 비용을 하도급자에게 전가하는 행위, 하도급자 선정시 동일공사를 2, 3회 재입찰에 부치는 행위 등 불공정 하도급 행위에 따른 전문건설업계의 고충도 털어놓았다.

   

표 회장은 "지금까지 건설업계는 제로섬 게임에서 승리하는 데만 주력, 동반성장 의식이 없었을 뿐 아니라 불공정 하도급행위는 거래 특성상 은밀하게 이뤄져 적발이 어렵고 처벌이 경미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불공정 하도급 행위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등 건설 하도급의 개선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밖으로 줄잇던 빨간 불빛들이 잦아들고 그 자리를 어둠이 채우자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몇 시간 후로 다가온 19일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새로운 대통령에게 표 회장은 '건설투자 확대와 건설산업의 경제민주화'를 요청했다.

그는 "새로운 대통령은 거대 공사가 아닌 지역의 군소 도로 확충 및 중·소하천 정비 등 지역밀착, 국민친화적 SOC에 대한 투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건설투자 확대는 새로운 서민 일자리를 늘리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밖의 어둠을 뒤로 한 채 마지막으로 새해 소망을 물었다.

표 회장은 "회장으로 선출된 지난 50여일 동안 내년도 협회가 추진해야할 사업계획 수립과 예산 편성에 역점을 두는 한편 전문건설업계의 절박한 상황을 정부에 알리는 데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며 "새해에는 중산층, 서민들까지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성장을 이루고 더불어 주택·건설경기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1952년 6월 2일 고양 출생

■ 지방공무원 출신으로 고양청년회의소(JC) 제15대 회장 역임

■ 거룡건설 주식회사 대표이사 역임

■ 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 제8·9대 회장 역임

■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제8·9대 부회장 역임

■ 전문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 경기도정구연맹 회장, 경기도건설단체연합회 부회장 역임

■ 황룡건설 주식회사 대표이사

글=윤수경기자 사진=선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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