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세계지적발달장애인 스포츠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이끄는 나경원 조직위원장

지적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애는 '행복 축제' 됐으면

정의종 기자

발행일 2013-01-16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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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조직위원장이 "지적장애인에 대한 사회 인식과 태도의 변화를 통해 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스페셜올림픽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천명을 넘긴 나이지만 그는 여전히 고왔다. 새까만 토끼 눈에 깨끗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이면서도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 연예인 뺨치는 세련미가 분위기를 압도한다. 1963년생으로 서울법대를 나와 판사를 거쳐 정계에 입문, 엘리트 정치코스를 밟은 나경원(50) 전 의원이다.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낙마하고, 절치부심해온 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유명세를 날린 인기 만큼이나 아직도 선명한 이미지가 세인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지난 4·11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잠시 정치권을 떠나 있지만 이름도 낯선 2013년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조직위원장을 맡아 더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스페셜올림픽은 전 세계 지적발달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스포츠 대회다.

올해 10회째인 이 대회가 우리나라에 유치된 것은 딸이 다운증후군을 앓는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그가 국회의원 시절 추진했던 '장애 아이, We Can'활동이 계기가 됐다. 지적장애인의 부모와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는 연구모임으로 추진해오다 지난 2009년 미국 아이다호에서 열린 스페셜대회를 관람하면서 지적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어야겠다는 강한 의지로 유치전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오는 29일부터 8일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을 보이고 있는 그를 만나기 위해 지난 8일 오후 서울 조직위가 차려져 있는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을 찾았다. 빨간색 재킷과 바지 정장에 럭셔리한 색감의 긴 머풀러를 걸치고 나온 그는 세계대회 준비로 많이 야윈 모습이었지만 지적 장애인들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바꾸고, 세계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일이라면 몸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는 자세였다.

스페셜 올림픽이란?
故 케네디 대통령 여동생이 시작
신체능력 향상 목적… 동계만 10회째
꼴찌에 가장 많은 박수 치는 올림픽

조직위와 인연 맺기까지…
장애딸 영향 'We Can' 활동 계기
2009년 대회 본 후 유치전 뛰어들어

대회 준비 상황
예산 확보 문제로 진땀 뺐지만
선수·임원등 1만1천명 참가 예상
한국문화 체험 이벤트도 마련해

당부의 말은
송도 컨벤시아에 환영센터 운영
'따뜻한 환영' 한국 첫인상 부탁


   

- (예전에 비해) 많이 야윈 것 같은데.

"세계 대회 유치하고, 준비하면서 예산 문제로 애를 먹고 있다. '국제 앵벌이' 소리까지 들으며 여기저기 민폐를 끼치고 있다.(웃음) 얼마나 어려운지… 무보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가 성공리에 끝나야 지적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편견을 바꾸고, 한국사회와 국제사회에도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주말엔 입이 부르트기도 했다."

- 평창스페셜 올림픽은 어떤 대회인가.

"전 세계 지적발달장애인들의 지구촌 스포츠 행사다. 우리나라에선 처음 열리는 또 하나의 올림픽으로 보면 된다. 고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누이 동생인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여사에 의해 시작해, 이번 대회가 10회 동계대회다. 지적발달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이른바 모두가 행복한 사회 만들기라고 보면 될 것이다."

- 언제부터 조직위와 인연을 맺게됐나.

"잘 아시다시피 국회의원 시절 'We Can'활동을 추진하면서 2004년 지적장애인 스페셜올림픽(국내대회)을 한다는 기사를 보고 무작정 태릉을 찾아갔다. 그 때부터 관심을 가져오다 2009년 미국 아이다호에서 열린 동계대회를 직접 관람하면서 '지적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정말 부족한 걸 깨닫고 유치전에 들어갔다. 1·2차 실사를 거쳐 2010년 2월에 평창이 개최지로 확정됐고, 11월 조직위를 만들었다. 그 때부터 위원장을 맡게 됐다."

- 장애인단체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보도를 통해 잘 알고 계시겠지만 제 아이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아이가 사회로 나가면서 여러가지 문제에 부딪히기 시작했고, 아이를 받아주는 유치원을 찾기 어려웠고, 초등학교 때는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장애아동이 차별 없는 교육을 받는 것은 몽상에 불과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러한 일들을 겪으면서 제가 받은 아픔이 부모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국회 의정활동에서부터 지금까지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해 이 일을 해왔다."

- 이번 대회를 마치게 되면 우리에게 남겨질 유산은 무엇인가.

"지적 장애인들이 다양한 스포츠를 통해 그들의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사회의 인식과 태도의 변화가 생겨야 그들도 생산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사회속에 자연스럽게 당당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더 다양한 레거시(유산)를 남기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특별 이벤트는.

"글로벌 개발 서밋의 평창선언과 스페셜 핸즈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사회의 인권, 복지 향상에 우리나라가 기여하는 결과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 국격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경기에 앞서 26일부터 29일까지 3박4일간 호스트타운 행사를 진행해 홈스테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우리나라 문화를 체험하게 돼 있다."

- 참가 국가 및 참가 선수와 경기 종목은.

"111개국, 3천300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다. 임원까지 합하면 총 1만1천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기는 동계올림픽 7개 종목을 55개 세부종목으로 나눠 진행된다. 전통적으로 금·은·동메달 수여와 함께 4위부터 8위까지 참가한 모든 선수들에게 리본을 달아주고, 꼴찌가 가장 많은 박수를 받는 것도 이 대회의 특징이다."

- 이번 대회에 초청되는 주요 인사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대모 아웅산 수치여사,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중국 여배우 장쯔이, 전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야오밍 등이 방문 예정이다. 티모시 쉬라이버 SOI 회장과 조이스 밴다 말라위 대통령, 심슨 밀러 자메이카 총리의 내한도 확정적이다."

- 경기·인천지역에서 도움 줄 수 있는 게 있다면.

"대회 개막에 앞서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 대표단 환영센터를 운영한다. 각국의 대표 선수들이 한국의 첫 인상을 인천공항과 송도 환영센터에서 느끼게 될텐데 손님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환영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아울러 대회기간 경기장을 방문해 주셔서 뜨거운 응원을 펼치고, 특히 청소년들이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나경원은 누구인가…

나경원 조직위원장은 서울 출생으로 책임감 강한 장녀로 태어나 계성초, 숭의여자중, 서울여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전체 557명 중 1등을 차지할 정도로 3년 내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서울대 법과대학을 거쳐 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 지난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같은 학교 동기인 김재호와 결혼하였고, 1남 1녀를 두었으며 딸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사법연수원 24기로 연수원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고 지난 1999년 인천지방법원에 잠시 근무하기도 했다.

정치권엔 지난 2002년 제16대 대선 기간동안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요청에 따라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나, 본격적으로 정치인으로 활약한 것은 2004년 3월 비례대표 11번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다.

야당시절 강재섭 전 원내대표의 공보 부대표를 거쳐 장수 당 대변인으로 활약하면서 '신붓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야권의 후보 단일화 바람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후 국회에서 활동했던 '장애아이 We Can' 회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알게 된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유치에 나서 성공한 뒤 조직위원장을 맡아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글=정의종 차장 사진= 하태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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