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송도 I-타워 진입 경쟁이 본격화됐다.지난 1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I-타워 입주대상 금융기관 선정 공고'를 내면서 은행들은 오는 24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사업제안서 작성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까다로운 상대' 아이타워
신한·NH·기업銀 등 7곳 '출사표'
복리·경제구역 투자 촉진 등 다룬
정성평가가 입점 결정에 열쇠 역할
"한발 먼저" 치열한 경쟁
'GCF와 동거' 상징적 효과에 초점
선정 4곳 점수 높아야 '명당' 선점
'눈치작전' 평가위원 상대 로비 예고
I-타워에 지점을 설치할 수 있는 은행은 모두 4곳. 인천경제청과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I-타워 지점 설치를 희망하는 은행은 인천시 제1·2금고인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을 포함해 기업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이다.
I-타워는 올해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비롯해 각종 유엔기구가 입주하는 건물로 내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 작년 10월 GCF 사무국 유치가 결정된 이후 국내 은행들은 I-타워 입점의 상징적 효과를 기대하며 인천경제청을 접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경제청은 애초 2개 은행을 입점시키려던 계획을 변경, 4개 은행으로 확대했다. 시금고 2곳(신한·NH농협)만 선정될 것으로 예상한 나머지 은행들의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I-타워 입주대상 금융기관은 희망은행이 제출한 사업제안서 평가로 결정된다. 100점 만점에 정량 평가가 40점, 정성 평가가 60점이다. 점포수, 부채비율, 유동비율, 신용도 등으로 배점이 나뉜 정량평가보다 정성평가 결과에 따라 입주 은행이 결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경제청은 정성평가에서 각 은행의 '지역사회 복리증진', '저소득층 대출', '중소기업 신용대출 조건 확대 방안', '경제자유구역 투자유치 촉진 및 연관산업 활성화 기여', '국제금융중심지 조성 기여', '입점 후 GCF와 업무공조' 등에 대한 계획을 평가한다. 각 은행이 그동안 뭘 했는지보다, 앞으로 뭘 할 것인지가 입주기관 선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평가위원은 인천시 공무원 7명 이내로 구성된다.
사업제안서 제출 기한은 오는 24일 오후 5시까지다. 입주 공고 뒤 각 은행들은 본점에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하며 사업제안서 작성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각 은행간 눈치작전도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 점수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게 '금융허브 및 기업유치 활성화 계획'이다. 100점 만점에 35점이다. 입주 조건으로 '프라이빗 뱅킹 도입', '연수원 설치' 등을 사업제안서에 포함할 곳이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I-타워 입주 금융기관은 민원동 1층에 2곳, 문화동 1·2층에 각각 1곳씩 계획돼 있다. 1년치 임대료 기준으로 가격은 민원동 1층(7천623만원·330㎡), 문화동 1층(7천443만원·342㎡), 민원동 1층(5천859만원·254㎡), 문화동 2층(2천842만원·211㎡) 순이다. 인천경제청은 평가 결과에 따라 높은 점수를 받은 금융기관에 '좋은 자리'를 배치한다.
현재 거론되는 7개 시중은행은 입주 공고가 나오기 전부터 최소한 한 차례 이상 인천경제청을 방문했다. 이들을 제외하고 다른 은행이 사업제안서를 낼 가능성도 있다. 사업제안서 평가는 오는 25일(금), 28일(월) 예정돼 있다. 평가위원 모두가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고 정성평가 비중이 높은 만큼, 평가위원에 선정될 수 있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치열한 로비전도 예상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평가위원 명단은 비공개로 할 계획이다. 기업유치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에 기여할 수 있는 은행에 높은 평가점수가 부여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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