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경인일보 신년특집]교통카드 하나면 '기부천사' 함께 해주실거죠

신선미 기자

발행일 2013-01-22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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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기부, 참~ 쉽죠?"

수원시 원천동 아주대학교 앞 버스 정류장. '사랑 나눔 정류장'으로 이름 붙여진 이곳이 수많은 정류장들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건 시민들의 기부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아주대 앞 '사랑 나눔 정류장' 만든 대학생 4인방
소액결제 기부금 적립 수원 아이디어 공모전 입상
생활속 모금 길열어… 심장질환 아동치료비 사용


기부의 방법이나 소액 기부의 민망함 때문에 마음속에만 있던 이웃사랑을 차마 실천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이곳은 사랑을 실천하는 안성맞춤 장소다.

기부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곳 정류장에 설치된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긁으면 된다. 버스 요금을 내듯이 2천원이 소액 결제되며 쌓인 기부금은 태어날 때부터 심장질환, 다운증후군 등 각종 질병을 가진 정수진(가명·1)양의 치료비에 쓰일 예정이다.

생활속 기부 시스템을 고안해 '사랑 나눔 정류장'을 만든 주인공은 바로 최영호(25), 정드니(24·여), 이준수(24), 김지선(23·여)씨 등 수원에 거주하는 4명의 대학생들.

   
▲ 21일 오후 수원 아주대학교 앞에 설치된 '사랑나눔'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교통카드로 2천원 소액결제 기부를 하며 사랑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이들은 "흔히 기부라 하면 연예인이나 자선단체만의 특별한 활동이라고 생각하잖아요. 다들 입으로만 기부를 외치지만, 정작 생활 속에서 손쉽게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머리를 맞댔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번쩍이는 기부 아이디어는 지난해 10월 수원시민창안대회 아이디어 공모전 입상을 통해 지난 17일부터 시범 실시되고 있다.

첫 시작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사업실행지원금 150만원을 수원시에서 지원받았지만, 이를 현실로 옮기는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지원 협조를 위해 대기업을 일일이 돌아다녔지만,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다행히 밀알복지재단에서 기부모금을 관리하는 동시에 총괄적인 부분에 대해 협조를 약속했고, 수원시가 정류장 리모델링과 사업실행에 대한 승인을 허가했다.

학생들은 "단말기 설치 공사를 했는데 그때의 감격스러운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지금은 비록 수원의 한 정류장이지만, 전국 정류장으로 확대돼 우리나라만의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기부 문화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부금으로 치료를 받게 될 수진이의 건강 걱정도 잊지 않았다. "버스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동안 수진이를 위해 '익명의 기부천사'가 되는 건 어떨까요"라는 게 그들이 남긴 나눔과 희망의 메시지였다.

/신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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