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국회 통과 '군공항 이전 특별법' 대표 발의한 김진표 의원

포퓰리즘 입법? 주민고통 생각한다면 '지역이기' 아냐

김민욱 기자

발행일 2013-03-13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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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비행장 이전의 근거인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한 국회 국방위원회 김진표 국회의원이 "기존 비상활주로 폐쇄는 계획대로 진행하되 수원비행장으로의 이전은 보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임열수기자
피해 어느정도인가

2만6천가구 수십년 재산권행사 못해
4km거리 권선구청 훈련땐 통화 불가
수화기 너머 상대 "전쟁났냐" 묻기도

국회 통과하기까지

수원만으론 역부족 광주·대구와 맞손
매각금 신공항 개발 활용 아이디어로
에산문제 난감해하는 국방부 설득

남아있는 과제는?

이전 최적지 화성 시화호 간척지 일원
주민 동의·기존부지 활용 고민해야
새 비상활주로 건설 강행은 '낭비'


땅! 땅! 땅!'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 도심 주변 군 비행장 이전을 골자로 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통과됐다. 표결에 참여한 여·야 의원 237명 중 찬성의원은 232표. 기권 5표를 제외하면 사실상 만장일치였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국회 국방위원회 김진표(민·수원정) 국회의원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먹을 불끈 쥔 채 "됐다"고 짧게 되뇌었다. 수원 시민의 숙원사업이던 군 공항 특별법은 그렇게 통과됐다.

지난 6일 경인일보 본사 편집국장 집무실에서 김 의원을 만나 특별법 의미와 그동안의 소회 등을 들어봤다.

'슈웅~쿠쿠쿠쿠'.
수원 제10전투 비행단 입구와 4㎞ 가량 떨어진 권선구청. 공군 수원 비행장을 이륙해 훈련 중인 전투기 소음으로 전화통화가 불가능하다. 바로 옆 사람에게 말이라도 하려면 고막을 찢겠다는 기세로 목청을 높여야 한다. 75웨클의 소음에 오죽하면 수화기 너머 상대방이 "전쟁이 났냐"고 물을 정도.

반복되는 소음 탓에 수원 비행장 주변과 작전 반경 안 시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지만 '안보논리' 앞에 참고 살아야 했다. 그나마 수십년 소음피해에 대한 턱없이 모자란 보상금이 찔끔찔끔 지급되기 시작했다.

소음 피해 뿐만이 아니다. 수원 비행장 주 활주로가 피폭됐을 경우를 대비한 2.7㎞ 짜리 비상활주로 덕분에 수원 권선동과 세류동, 장지동 등 수원지역 3.97㎢와 화성시 태안읍 3.91㎢가 비행고도제한구역에 묶였었다. 1983년 지정된 이후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비상 활주로 덕에 2만6천여가구가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살았던 것.

이런 사정에서 특별법 통과는 수원 비행장 이전의 근거를 마련한 마중물이다.

김진표 의원은 "수원 비행장 이전의 근거인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은 반세기 수원시민의 숙원이 해결된 것"이라며 "그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17대 국회에서는 예산 당국의 반대로 이전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법안 마련이 난관에 부딪혔었다.

그래서 18대 국회 들어와 '수원만 해서는 (법안발의가) 안되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대구 공군 비행장이 속해 있는 유승민 의원과 광주의 김동철 의원 등과 함께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8대 국회때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까지 통과했으나 당시 한나라당 소속 일부 국방위원들의 문제제기로 결국 회기가 만료돼 자동폐기됐었다.

이어 "이후 국방부를 설득해나갔는데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예산이었다. 비행장 한 곳을 옮기는데 최소 3조~4조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행장 이전 비용을 순수하게 예산에서 따오려면 결코 안된다. 무기구입 예산이 30조원 가량인데 부족한 국방비에서 비행장 이전에 필요한 재원까지 마련하려면 백년하청(百年河淸)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의원이 꺼내든 카드가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새로운 공항을 개발하는 비용을 기존 공항의 매각 대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그는 수원 비행장 부지의 개발금으로 12조3천억원 가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운 부지로의 이전비용에 최대 5조원 가량을 사용해도 나머지 8조원의 개발이익금을 국방력 강화에 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런 그의 아이디어에 국방부 역시 신이 났다는 후문이다.

김 의원은 "기부 대 양여방식의 카드가 나오니 (최신 무기·시설로의) 국방개혁도 가능하게 되더라"며 "하지만 법안이 지난해 11월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했을 때만 해도 '포퓰리즘 입법'이란 지적도 받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군 공항 주변의 주민 고통을 생각하면 이는 지역 이기주의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전 후보지 확보의 어려움과 후보지 주민들의 반발 등이 예상돼 실제 이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법안이 통과되고 일부 언론사들은 이런 난제를 집중 부각시키기도 했다. 실제 지난 2008년 전남 무안으로 옮기려 했던 광주전투비행장은 무안지역 주민의 반발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이 현 상황에서 꼽는 최적의 이전 부지는 '화성 시화호 간척지' 일원이다.

유사시 적기의 공습에 대비해 경비작전을 펼치는 초계(哨戒)역할을 하는 수원 비행장의 군사적 역할상 화성 시화호 간척지가 수원 비행장과 위도가 비슷해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서 이륙,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하는 북 전투기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원은 "화성 시화호 간척지는 부지가 국유지고 주변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비행 훈련에 따른 민원발생 소지도 적다"며 "특히 시화호 간척지는 이미 지난달 김문수 지사가 수원 비행장을 방문해 설명한 대로 6.5㎢ 수준인 비행장을 198.3㎢로 대폭 확장하는게 가능하다. (국회 국방위로 온 후) 공군에서도 내부 가능성을 타진해본 결과,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부지가 워낙 넓다 보니 현재 제기되는 인천 국제공항, 김포공항과 화성 시화호 간척지 신 군공항간 공역(空域) 충돌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

앞서 장경식 10전투비행단장은 "비행장 이전 문제는 단순히 부지면적으로 따질 수 없다"며 "지역발전을 위해 이전해야 하지만 사전 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 경기도와 국방부·공군본부가 정말 긴밀히 연구할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이전이 이뤄지기까지 주민 동의를 얻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당장 화성 시화호 간척지로의 이전이 공론화되면 화성 송산면과 안산시 단원구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 이전을 희망하는 현 수원 비행장 주변 시민과 자칫 민민(民民)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김 의원은 "군공항 이전 예정지의 주민 반대가 심하면 영종도 인천 국제공항처럼 인공섬을 만든 후 비행장을 이전하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전투기는 상당한 양의 미사일을 실은 채 이착륙을 하기 때문에 인공섬이 더욱 안전할 수 있고, 비행장이 들어설 주민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수원 비행장이 이전하게 되면 현재의 부지는 어떻게 될까.

그는 "정치에 꿈을 꾼 이유가, 경제관료 생활을 하다보니 대한민국의 경제력 향상의 길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국력은 경제력이다. G7국가에 진입하려면 세계 최첨단의 1~2등 하는 기업이 얼마나 많이 투자하냐가 성패다.

최첨단 기업을 결정하는 기준은 석·박사급의 유수한 기술인력, 엔지니어들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냐다. 이런 인재들은 회사를 골라가는 능력을 갖춘 자들이다. 고액 연봉의 이들은 절대 가족과 떨어져 안 산다. 가족과 같이 살 수 있는 지역에서 근무하기를 선호하는데 수도권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수도권에 경제 지도를 그리면 파주에 LG디스플레이가 입주해 있다. 고양 일산신도시에서 파주까지는 15분 거리다. 남방 한계선은 어딘가 하면 현재 삼성전자가 들어서 있는 수원 비행장 벨트다. 수원 비행장 이전시 주변 공용지를 묶어 대규모의 최첨단 클러스터 조성이 가능하다.

광교테크노밸리와 삼성전자, 화성 향남제약단지 및 경기대, 아주대 등을 묶어 반도체와 IT, 제약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게 가능하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버금가는 클러스터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달 착공하는 수원 비상활주로 건설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특별법 통과로 이르면 수년새 이전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진 수원비행장에 비상활주로를 새로 건설하는 것은 심각한 예산낭비"라며 "특히 주 활주로 옆으로 비상활주로가 이전될 경우 본래의 기능과는 달리 사실상 '보조활주로' 역할을 하게 되는데다 주변 소음도 한층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타지역 군 비행장에서 비상활주로를 폐쇄하는 대신 주활주로 옆에 새로운 비상활주로를 건설했는데 주변 소음피해가 더욱 심해졌다"며 "기존 비상활주로 폐쇄는 계획대로 진행하되 수원비행장으로의 이전은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음 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로 출마할 것이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우선 수원 비행장 이전에
물꼬를 튼 현실에 고무된 표정이다. 하지만 다음 그의 행보는 여전히 궁금하다.
   

대담=배상록 정치부장, 정리=김민욱기자 사진= 임열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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