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역' 주변 무대로
노숙자·고아·알코올 중독자
따스한 삶 유쾌하게 그려
무명배우 내공 연기도 눈길
2013년/한국/98분/드라마
감독 : 장희철
출연 : 진선미, 하현관, 최웅, 박나경
개봉일 : 2013.03.14. 목. 12세 관람가
별점 : ★★★★★★(6/8개 만점)
'잠깐 비친 햇살에도 희망은 꽃을 피운다'.
영화 '미스진은 예쁘다'는 부산 동래역을 배경으로 풍족하지 않아도 마음만은 부자인 우리네 이웃들의 왁자지껄 세상 사는 이야기다. 부산 동래역 주변서 노숙 생활을 하는 미스진과 그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유쾌한 이야기는 노숙자, 알코올 중독자 등 소외계층에 대한 선입관을 넘어 더불어 사는 관계가 주는 희망을 전한다.
"우린 요래 가마이 있을기라서 피해 안줍니다", "그리고 저 아줌마 아인데"라며 넉살좋은 웃음으로 구수한 부산 사투리를 쓰는 미스진과 그녀가 돌보는 고아 소녀 '꽃돼지', 알코올 중독 수다쟁이 동진이 등장하며 무료하던 철도건널목 지킴이 수동의 일상에 조금씩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서로 다른 처지지만 같은 공간에서 어느새 정든 이들은 같이 밥먹고 어울리며 특별한 유대관계를 쌓아간다. 그러나 세상이 녹록지만은 않은 법, 그들에게도 서서히 이별의 위기가 닥쳐오는데.
노숙자, 알코올 중독자 그리고 밑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삶이 불행할 거란 편견은 여지없이 깨진다. 정작 자신 안에 갇혀 자유롭지 못한 우리네 삶이 감옥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특히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과거보단 현재의 삶을 지탱해주는 따뜻한 인간관계에 집중한다.
밥도 혼자보다 여럿이 먹을 때 즐겁듯 행복은 함께 어울릴 때 오는 것. 이런 감독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다 보면 일상에 치여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쳐버렸던 삶의 진실이 힘있게 다가온다.
또한 무명배우들이지만 다년간 연극무대 내공을 쌓은 연기자들은 리얼한 연기에 감칠맛나는 대사는 보는이의 입가엔 미소가 지어진다.
한편 독립영화라 상영관이 많지 않다. 전국 20여개 개봉관 중 수도권은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CGV 구로·대학로, 인디플러스 인디스페이스, 아리랑 시네센터, 아트나인, 필름포럼(3월 21), 롯데시네마 일산 주엽·부평, 인천 영화공간 주안 등에서 만날 수 있다.
■ 일장일단(一長一短)
장 = 애써 외면해 온 우리 이웃들이 어우러져 푹 고아낸 가슴 따뜻한 감성의 도가니탕.
단 = 설정이겠지만 노숙자나 소시민 등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착해도 너~무 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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