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스토리 마이라이프·4]'본죽' 김철호 대표

사업실패 후 절박함, 발상의 전환 '밑거름'

이성철 기자

발행일 2013-04-23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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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아이에프 김철호(사진) 대표가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세대별로 창업을 준비하는 마음자세가 달라야 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고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조형기 프리랜서
모든 사람들이 '참 돈벌기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려면 사업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층이나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나 창업을 꿈꾸지만 이를 성공으로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어찌보면 성공을 위해서 사업 실패는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말그대로 사업 참패로 모든 걸 한방에 날렸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서 성공의 꿈을 이룬 기업인이 있다. 아픈 사람들을 위한 대용식으로만 받아들여져 온 죽을 '일상 식'으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으로 이제는 국내 외식 죽 시장을 연간 3천억원 규모로 키운 사업가. 바로 '본죽'의 김철호 대표다.

예비 창업자는 물론 실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도 김 대표의 성공으로 가는 조언을 듣고 싶어한다. 한평 남짓 구멍가게에서 시작해 1천300개 가맹점을 둔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발돋움시킨 프랜차이즈 CEO들에겐 분명 '비법'이 있을 터. 며칠 전 김 대표를 만나 '성공학 강의'를 들었다.

죽=환자용 음식, 고정관념을 깨부수다

IMF로 회사 부도 후 호떡 팔며 절치부심
"죽, 영양학적 완벽한 식품" 외식업 도전
현대적 인테리어·충분한 양으로 승부수

# 발상의 전환, 절박함에서 비롯돼


본아이에프 김철호 대표는 아픈 사람들을 위한 대용식으로만 받아들여져 온 죽을 '일상 식'으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으로 이제는 국내·외식 죽 시장을 연간 3천억원 규모로 키웠다.

'죽' 하면 일반적으로 일상식이라기보다는 아플 때, 소화가 안 될 때 먹는 음식인데 그걸 외식사업으로 연결시킨다는 건 그에게 매우 위험한 도전이었다.

이에대해 김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환자들이 먹고 어린아이들이 먹는 음식이므로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음식이 아니겠는가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죽 전문점이라는 콘셉트를 정해놓고 여러 사람한테 권했는데 막상 시작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내가 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된 게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됐다."
김 대표는 죽에 대한 고정관념, 심지어 부정적 이미지마저 있던 것을 깨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는 "그래서 죽 집 인테리어도 현대적으로 하고 이왕이면 남성보다 여성들, 여성 중에서도 젊은 여성들에게 맞게 인테리어 콘셉트를 정하고 또 양도 죽 하면 적은 양을 생각하는데 성인 어른이 먹어서 충분히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는 양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던 데는 사업 실패를 통해 맛 본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나 음식업에서는 항상 '절박함'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IMF가 터지면서 그가 경영하던 무역회사는 부도가 나 공중분해되고 길거리에 나앉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는 모든 걸 날린 후 대학로에서 호떡 장사를 할 때 진정한 절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하다 못해 전단지를 나눠줄 때도 절박한 심정으로 거리에 나섰다고 한 그다.

고비고비를 거쳐 이제 한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프랜차이즈 업체 사장이 됐지만 김 사장은 여전히 어려웠던 옛날을 잊지 않는다. 오히려 늘 '초심'을 기억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한다.
   
▲ 본죽 수원역사 직영점 외경. 사진/조형기 프리랜서
업체이름 '본'에 담긴 기본과 원칙

'점주 마음가짐' 결국 성공과 실패 좌우
1300여개 가맹점 직접 찾아다니며 강조
창업땐 대박의 꿈보다 안정성 중점 둬야

# 원칙과 신뢰. 원칙은 신뢰를 얻기 위한 수단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업체명 '본'에서 알 수 있듯 기본과 원칙이다.

그는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상품을 팔아도 점주마다 성과가 다르다. 결국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차이를 만든다"고 말한다.

'본죽' '본비빔밥' '본도시락' 등 1천300여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는 김 대표가 모든 가맹점주를 일일이 만나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어느 정도 선까지는 꼭 지킨다는 '가이드라인'이다.

예컨대 수익성을 생각하면서 싼 재료만 쓰는 점주들은 결국 실패를 맛본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는 "똑똑한 사람이라고 사업을 잘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사람이라는 게 편해지고 싶은 게 당연하지만 그 속에서도 원칙을 지키는 사람만이 성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음식에서 최고 마케팅은 전단지 홍보가 아닌 맛과 정성, 즉 기본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그는 "본죽은 주문을 받고 나서야 죽을 쒀서 내놓는데 조금이라도 편하고자 미리 죽을 쒀놓는 경우도 있다"며 "미리 만들어 놓은 죽은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손님들은 떠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결국 그의 고집 덕분에 본죽은 한국을 넘어 세계에 한식의 맛을 알리는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업체로 꼽힌다. 그는 한식세계화를 통해 오는 2015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물론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는 "좀 더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현지 문화를 심도 있게 타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현재 본아이에프는 최근 해외에 진출할 경우 철저히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메뉴와 조리법을 새로 개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다시 짰다.
   
▲ 본아이에프 김철호 대표와 임직원들이 동지를 맞아 서울의 한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노인분들에게 동지 팥죽을 나눠드리고 있다. /본아이에프 제공
# 성공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조언

"어떠한 상황에서든 부정적 면을 보지 말고 긍정적으로 희망적으로 생각하면 어려운 상황을 풀 수 있는 해답이 보일 겁니다."

김 대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탓하기 이전에 그 상황이 가지고 있는 희망적인 끈을 찾으려고 하면 분명히 그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 되고 또 그것이 발판이 돼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요즘처럼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이 넘치는 시기에 그는 외식업에 나설 때 주의할 점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김 대표는 "창업을 계획할 때 대박의 꿈보다는 안정성에 중점을 둬야 하고 결국 지금의 인기있는 트렌드보다는 검증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창업 후 관련 업계의 시장판도가 어떻게 변화할 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와함께 20·30대 청년 창업과 50·60대 시니어 창업은 분명 성격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가 창업에 도전할 때는 큰 꿈과 비전을 갖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절대 나혼자 잘먹고 잘살자는 식의 생각은 성공과 멀어지는 길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50·60대 은퇴 후에 계획하는 창업은 대체로 소규모 생계형이기 때문에 한방에 승부를 보려는 생각은 실패의 첫걸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패와 성공을 모두 맛본 김 대표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지금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1천300개 가맹점 파트너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의 마음으로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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