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농수산식품 수출 선봉장' 김재수 한국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aT) 사장

농산물 가공·유통 고부가가치 창출… 이것이 '창조경제'

이성철 기자

발행일 2013-04-24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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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 김재수 사장이 급변하는 세계 농수산 유통시장의 환경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새로운 농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생산보다 생산 이후가 더 중요
단순먹거리 탈피 기능성식품 개발
새정부 창조경제와 같은 맥락

유통비용이 농산물값의 41%
중간단계만 줄인다고 개선 안돼
3년새 급성장한 사이버거래소
획기적 비용 절감 대안 각광

한류로 인해 한국음식 세계 관심
시장개방 가속화로 aT 역할 커져
가공·수출산업 전방위 노력할 것


글로벌 시대를 맞아 자유무역협정(FTA)이 전방위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만큼 세계 시장과의 치열한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한국 농업이 나아갈 방향과 향후 과제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시장 개방과 함께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대책으로 농정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함께 농축수산 종사자들의 소득 증대와 복지정책 확대, 농축수산물의 유통구조 개선, 미래 전문인력 양성 등이 강조되기도 한다.

더욱이 올해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크다. 농산물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에 불과하지만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 농식품은 수출 82억달러의 성과를 거뒀으며 올해엔 '농식품 수출 100억달러'의 쾌거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수산식품계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세계 시장을 공략할 선봉장으로 나선 이가 바로 한국농수산물식품유통공사(이하 aT) 김재수(사진) 사장이다.

농어민의 소득증진과 함께 농수산식품 수출역군을 자임한 aT의 역사는 그 자체로 우리나라 농어업 발전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aT는 46년 시간동안 도매시장육성, 유통교육 및 정보 등 유통조성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수출진흥을 통한 농어민 소득증진과 국민경제 균형발전에 기여했다.

김재수 aT 사장은 회사명에 '식품'이란 특정 단어를 넣어 명칭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식품산업은 농어업과의 동반성장 및 부가가치를 창출해 농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 동력원"이라며 "식품산업이 농업정책 대상에 이미 포함됐고, 식품산업 육성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사업을 실행하는 aT의 역할을 더욱 명확히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경인일보는 지난 19일 오전 aT센터에서 그를 만나 새 정부의 농정 방향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들어보고 농수산식품 유통 구조에 대한 개선책 등 농수산 현안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 주

# 새 정부의 창조경제, 농업이 바로 그 모델

aT에 몸 담은 지 1년6개월 가량 된 김재수 사장은 농업 분야 유통 전문가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그런 그가 새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한치 머뭇거림없이 '농업이 바로 창조경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개인적으로 창조경제라는 것은 IT와 BT, NT 등 각종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경제적 효과로 증명해 내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 분야의 대표적인 것인 바로 농업이다"며 "나는 과거부터 농업의 융복합을 주장해왔다.

단지 먹을거리를 만들어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활용과 응용을 통해 상당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농업의 융복합이란 수확된 농산물을 갖고 각종 기능성 식품과 화장품·의약품을 만들어냄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것, 가공·처리과정에서 새로운 과학기술이 개발되는 것. 바로 농업이 단순 먹거리 산업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농수산 그리고 축산업 등이 과거 전통산업으로 특히 1차산업 분야로 사회적 인식이 남아있지만 여기에 2차(가공)·3차(유통)와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와 수익을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창조경제 그리고 융복합산업의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의 판이 뒤바뀌고 있는 시대에 그만큼 농업분야의 가치도 변하고 있다는 점을 사회에 널리 알리고 싶어하는 그의 간절한 마음이라고 느껴진다.

김 사장은 무엇보다 농업의 융복합을 실현하는데 있어 자연과학자들에 대한 지식과 문화·교양의 접목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융복합을 이끌어가는 동력 주체는 농수산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연구원들이 역사와 철학, 사회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라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래 농업이라는 것이 바로 새 정부의 창조경제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생산보다는 생산 이후에 관심이 더 중요하다면서 유통·가공·저장·수출·식품안전 등에 aT가 맡은 책임을 다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관건과 대안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국내·외 농산물 가격급등으로 서민들의 물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생산 농산물 가격의 41.8%가 유통비용이다. 과거부터 수요가 많은 배추나 무 등은 유통비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등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도매유통업자 간 잦은 물량이동과 계약파기, 결제불이행 등 후진적인 유통구조와 영세 소농중심의 생산구조 등 농산물 유통구조의 근본적 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사장은 "유통개선 문제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모두가 알고 있지만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이유를 먼저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유통구조 개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 전에 현실적 어려움이 너무 크다는 점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유통비용 중 직·간접비에 해당하는 물류비나 임대료, 인건비 등은 매년 상승할 뿐만 아니라 중간유통이 한 단계 축소되더라도 표면상의 축소일 뿐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이익으로 돌아가기란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7단계 유통 단계를 3단계로 줄이라면서 단계수만 줄이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3단계 유통의 대표적인 사례가 대형마트인데 그만큼 소비자가 싸게 사고 생산지는 제값을 받고 있냐.

아닐 것"이라며 "유통단계를 줄이는 것이 무조건 바람직한 게 아니고 단계별 불필요하거나 불합리한 것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함께 그는 과거부터 농수산물 유통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시장에만 맡겨왔다는데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김 사장은 "그동안 정부의 농업 유통 정책은 고작 시설 짓는데만 집중했던 것으로 웬만한 도시에 도매시장이나 공판장이 다 들어서있지 않느냐, 그런데 정작 시장이 활성화됐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며 "이제는 시장의 기능을 바꿔야 할 때다.

과거의 상품이 거래되고 그 과정에서 가격 형성의 장으로 시장이 만들어졌지만 단순히 가격 결정 기능에 머무는 시장의 기능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도매)은 유통개선을 가로막는 주범이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농산물 유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경매를 통한 기준가격 결정과 거래 투명성 제고에 기여해 왔다는 설명이다.

현행 유통단계에서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산지와 최종 소비자간 직접적인 경로가 생겨나는 등 변화도 조금씩 일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을 이용한 농수산물 사이버거래는 산지 유통조직과 소비지 유통업체를 직접 잇는다는 점에서 문제해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aT는 지난 2009년 우리 농어업인이 생산한 농수산물의 안정적인 판로확보와 유통비용 절감을 위해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를 개장, 3년만에 거래실적 1조1천146억원을 달성했다.

전국 공영도매시장 거래액의 10%,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거래액의 28%에 해당하는 규모다.

농수산물사이버거래는 농산물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생산 농민과 도시소비자 모두에게 많은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 한식의 세계화, 농산물의 수출 확대

김 사장은 한식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고민이 많다고 했다. 아직까진 우리 1차 농산물로 세계 시장에 승부를 걸 수 있는 이른바 '스타상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는 우리 농산물을 다양한 아이디어로 가공해 만들어내는 음식은 '한류음식, 스타음식'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식품의 수출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2000년 30억 달러였던 농식품 수출액이 지난해에는 8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0년동안 30억달러에 머물러 있던 농식품 수출의 재탄생이다. 김, 음료, 라면이 지난해 각각 2억 달러를 능가하는 수출 실적을 보였다. 농식품 수출이 100억 달러를 넘어 1천억 달러를 달성하는 시대가 다가온다.

K-POP 등 한류 열풍에 맞춰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뉴욕 시민을 상대로 한식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2009년에 9%에서 2011년에는 41%로 높아졌다고 한다.

김 사장은 한식이 인기를 얻고 있고 농식품 수출이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국의 문화가 바탕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2005년 미국 대사관에서 농무관으로 근무하면서 세계 각국 외교관을 초청해 한국 음식 시식회를 열었다. 많은 참석자들이 한국 음식에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면서 조리법을 문의했다"며 "한국 음식의 다양성과 건강성·기능성 등을 자랑한 적이 있는데 외국인들의 관심이 대단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류 열풍의 기본은 한국 문화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국격이 높아지면서 우리의 문화가 세계 어느나라와도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고 우리 고유의 정서와 문화가 담긴 한식이 그만큼 외국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농수축산업의 신성장 동력화, 미래산업화, 소득 증대 등 새정부의 농업정책에 발맞춰 aT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며 "세계 시장개방이 가속화되는 시기에 안정적 농업생산 기반 확충을 통해 농산물 가공 및 수출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대담=김성규부장
/정리=이성철기자
/사진=조형기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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