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수면 부족이 당뇨 발병·악화에
상당한 영향주는 연구결과 나와
먹고 움직이고 생각하고 잠자는
모든 일상생활이 연관되어 있어
불규칙한 생활습관 개선 없이는
효과적인 치료와 예방 불가능


인천지역은 당뇨병에 의한 사망률이 전국에서 제일 높은 지역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문제는 양질의 진료를 통해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인천 지역이 당뇨병 치료를 충분히 해결해줄 정도의 진료여건이 그렇게 뒤떨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진료 경험이 많은 내분비 전문의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의약품공급이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당뇨병 합병증으로 생기는 망막합병증, 뇌졸중(중풍), 관상 심혈관 질환, 만성신부전증 등을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그렇다고 부적절하지는 않다.

우리는 진료여건을 개선하여 더 좋은 진료를 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의료인력, 정밀한 진단기계의 도입, 진료의 환경개선에는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진료여건을 개선하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하여 양질의 진료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최상의 진료여건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당뇨병의 실체이다. 당뇨병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 및 예방에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인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이다. 잘못된 식생활이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식사 시간이 따로 없이 먹고 싶을 때 먹고, 좋아하는 음식만을 골라 먹는 것이 멋있어 보이고, 자유를 마음 껏 누리는 것이 문명사회에서 사는 현대인의 특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운동부족으로 생긴 비만 특히 복부비만이 당뇨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도 비교적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동차, 사무실의 업무 시설 그리고 집안의 주거시설들 모두를 자동화하여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들은 우리를 덜 움직이게 하는 장치들이다. 또한 스트레스도 당뇨병 발병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현대인은 하나의 일을 결정하는 과정도 단순하게 지나가지 않는다. 많은 정보를 얻고 많은 변수를 고려하여 결정을 내린다. 그 결과는 대부분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는 것들이어서 치열한 경쟁이 있어 예측이 어렵다. 끊임없이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성공보다는 실망적인 결과로 이어질 때가 더 많다.

이러한 생활환경 속에 살 수밖에 없는 현대인에게 필연적으로 뒤따라 오는 것이 불규칙한 취침 시간과 불면증이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수면부족이 당뇨병의 발병과 악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먹는 것, 움직이는 것, 생각을 하는 것 그리고 잠을 자는 것 모두가 당뇨병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라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즉 당뇨병이 생기는 원인은 어느 하나가 아니고, 생활의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당뇨병이 생기고, 당뇨병을 악화시킨다. 당뇨병을 또 다른 이름으로 '생활습관병'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부적절한 자신의 생활습관의 개선이 없이는 효과적인 당뇨병의 치료 및 예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최고의 의료진, 최선의 의료시설, 최신의 치료기술만으로는 당뇨병 치료와 예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당뇨병의 또 하나의 실체는 어둠 속에서 소리없이 다가오는 좀벌레와 같은 존재이다. 당뇨병의 초기에는 거의 증세가 없어서 당뇨병의 심각성을 모르고 지나간다. 당뇨병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당뇨병이라는 좀벌레는 신체의 거의 모든 장기를 야금야금 파먹어 들어간다.

예방과 조기치료는 작은 비용으로 매우 큰 효과가 있다. 이미 상당한 합병증이 있을 때는 매우 큰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그 효과는 제한적이 된다. 당뇨병의 실체를 모르면서 막연한 두려움 또는 의도적으로 무시해버리려는 태도는 어느 것도 옳지 않다. 당뇨병의 실체를 알고 효과적으로 대처한다면 당뇨병처럼 쉬운 병도 없을 것이다. 당뇨병은 마음 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거의 완벽한 치료가 가능한 병이다. 인천지역이 전국에서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제일 높은 지역의 하나라는 사실을 듣고, 우울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노력을 하면, 인천지역을 전국에서 당뇨병 사망률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만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해본다.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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