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에 익숙하지 않은 질병·1]강직성 척추염

굴곡을 잃어버린 척추 삶의 탄력도 앗아가
척추관절 유연성 사라져 뻣뻣이 굳어가는 희귀질환
젊은 남자 주로 발생 악화시 호흡곤란 폐기능 감소

김종화 기자

발행일 2013-07-02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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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박성현기자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아나운서가 남편이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고 밝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아나운서는 자신의 남편 이야기로 한국사회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강직성 척추염 증상에 대해 말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강직성 척추염' 증상을 묻는 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관절병의 하나로 엉치뼈와 엉덩뼈 사이 관절과 척추 관절, 근육이 뼈에 부착되는 부착부위의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염증이 주된 이상이지만 염증과 별개로 척추관절과 주변 인대가 뼈처럼 골화가 진행되면서 척추관절의 유연성이 사라지고 뻣뻣하게 굳어가게 된다.

염증이 있으면 이러한 강직성 변화가 더욱 진행되지만 염증이 가라앉아도 강직은 천천히 진행한다. 그래서 강직성 척추염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 강직성 척추염 증상과 진행과정

강직성 척추염은 주로 허리와 엉덩이쪽 통증이 먼저 나타난다. 강직성 척추염의 통증은 염증으로 인해 나타나기 때문에 허리디스크나 척추협착증과 같은 기계적, 구조적 이상으로 인한 통증과 구별된다.

염증성 통증은 증상이 천천히 진행하고 3개월 이상 지속된다. 통증은 주로 허리에 국한되고 엉덩이에 번갈아 아픈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특히 통증과 뻣뻣함이 심하고, 통증 때문에 더러 수면 중에 깨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낮에 활동하면 점차 나아지고 훨씬 부드러운 걸 느낀다.

기계적 통증과 달리 누워서 쉬어도 통증이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꽤 반응이 있어 통증이 많이 완화된다.

이에 반해, 디스크나 척추협착증과 같은 기계적인 통증은 척추관절 또는 주변 구조의 이상 또는 변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이다.

기계적 통증은 대개 갑작스럽게 나타나고 보통 움직이거나 특정 자세를 취하면 통증이 유발 또는 악화되고 다리 등으로 통증이나 저린 감각이 동반되기로 하며, 쉬면 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강직성 척추염도 강직이 점차 진행하여 척수가 지나는 또는 척수신경이 나오는 통로가 좁아지면 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강직이 매우 진행하면 전체 척추관절이 유합되어 마치 대나무 모양처럼 변하고 척추의 독특한 굴곡이 없어지면서 마치 거북이의 목처럼 머리와 상체가 앞으로 숙여진 상태로 굳어져 버린다.

그러면 잘 때 고개를 바닥으로 붙일 수도 없어 높은 베개를 베야만 한다. 또, 갈비뼈가 척추골에 붙는 부위도 유착되어 심호흡을 하기 어려워지거나 폐기능이 감소할 수 있다.

■ 주 발병 연령층과 원인

강직성 척추염은 20~30대의 젊은 남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서구의 경우 0.1~1.4% 정도의 유병률로 보고되고 있고, 우리나라는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0.1~0.4%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즉, 1천명 중 1명꼴이다. 드물게 여자에게도 발병하지만 남자가 여자보다 3배정도 많이 발생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HLA-B27 유전자와 관련성이 잘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다 질환이 생기는 유전질환의 형태는 아니다.

유전자를 가진 사람 중 약 5~6%정도에서 강직성 척추염이 발생하는 걸로 알려져 있고,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약 90%정도가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그 밖의 다른 환경적인 요인이나 생활 습관 등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한 위험군을 정의할 수 없다.

아직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HLA-B27 유전자와 같은 취약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다양한 염증성 자극(감기나 폐렴, 충치, 장염과 같은 염증성 자극 또는 흡연 등)에 노출되었을 때 비정상적인 면역염증반응이 촉발될 수 있는데, 그 중에 비정상적으로 뼈가 자라나거나 인대와 같은 척추관절 주변 조직이 뼈처럼 굳는 형태로 불균형이 생긴다고 이해되고 있다.

   
▲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류머티스내과 김기조 교수
어느 한가지 결정적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고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요인들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류머티스내과 김기조 교수는 "엉덩이와 허리의 방사선사진과 혈액검사로 염증 수치와 유전자 상태를 확인하면 대체로 진단이 가능하다.

초기인 경우에는 일반 방사선사진에서는 관절의 염증이나 변형이 관찰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럴 경우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엉치엉덩관절 주변의 염증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종화기자
도움말/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류머티스내과 김기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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