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

다양한 재료·조리법… 창조과정은 요리 같아

교류통해 얻은 지식 잘 활용땐 새로움 발견

구성원들간 높은신뢰 쌓으면 아이디어 풍부
   
▲ 손동원 객원논설위원·인하대 교수
창조, 요즘 이것만큼 뜨거운 단어도 없을 듯싶다. 모든 국정 이슈의 한복판에 '창조'라는 단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창조'를 자신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며, 일부 천재들의 몫으로 보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 창조는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다. 천재 안무가(按舞家)로 꼽히는 트와일라 타프(Twyla Tharp)에 의하면, 창조적 소질은 천재 DNA와 같이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그녀가 경험한 창조는 오직 준비하는 습관과 성실함에 의해서 만들어질 뿐이다. 창조적인 춤 예술로 인정받은 그녀의 초우량 작품들도 알고 보면 기존 아이디어의 변형에서 나온 것이며, 그것에 꾸준히 자신의 색깔을 입혀서 창조작품으로 만들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타프의 말을 들으면 창조가 천재들만의 전유물이 분명 아니며 누구든지 노력 여부에 따라 창조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창조 방법은 어떤가. 창조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마치 요리(cooking)와 같다. 실제로 요리사 100인에게 계란과 토마토와 같은 오믈렛 재료를 전해주면, 다양한 유형의 오믈렛이 나오고 또 그중에 몇 명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오믈렛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한 요리 재료의 묘합(妙合)과 새로운 조리법에 의해 창조적 음식이 탄생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창조적 인물로 꼽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20년 동안 피렌체의 스포르차 궁(宮)의 요리책임자였던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는 오랜 요리 경력을 통해 창조 능력을 키웠다고 알려지는데, 실제로 그는 스파게티라는 음식을 창조하고 제대로 먹기 위해 삼지창 포크를 개발했다고 한다. 다빈치 같은 천재가 요리에서 창조적 힘을 키웠다는 것은 요리야말로 창조를 가장 쉽게 생각하게 하는 메타포임을 알려준다.

창조에 대한 '요리 메타포'는 경제학자인 슘페터(Schumpeter)의 귀중한 통찰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슘페터에 의하면 창조는 기존 자원의 교환과 합성의 결과일 뿐이다. 그가 보는 창조는 세상에 없던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이미 존재하는 자원들을 제대로 혼합하는 것의 중요성을 힘주어 강조했다. 21세기 창조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남긴 "창조는 연결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라는 압축된 메시지도 슘페터의 입장을 지지한다. 이렇듯 '교류와 합성'은 창조를 낳는 모태이다.



즉, 교류에 의해 다양한 지식들을 얻고 또 그들을 잘 혼합하면 창조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다양한 교류 네트워킹의 효과가 창조 영역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교류하는 내용이 다양하고 참신하다면 기대 이상의 엄청난 창조물을 얻을 수도 있다.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면, 우선 '요리 메타포'와 '교류와 합성'이라는 두 메시지를 떠올리길 권장한다. 특히 창조 능력을 키우고 싶은 기업들에게는 더욱 강하게 권하고 싶다. 한 기업이 우월한 창조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 사이의 교류를 위한 '장(場)'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고, 참여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교류하도록 유인하는 인센티브 체계를 제공해야함을 알려준다. 이런 조건들이 선결되어야 조직구성원들 사이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다양한 아이디어의 합성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면서 구성원 사이의 신뢰도 더욱 높아져야 한다. 높은 신뢰에서 양질의 협력규범이 조성될 수 있고, 신뢰와 협력이 높은 곳에서 다시 창조의 원동력인 교류와 합성이 활발해질 것이다.

'요리 메타포'와 '교류와 합성' 메시지가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바로 창조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우리가 과연 참신한 재료들을 갖고 있는지 또 적합한 교류와 합성을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근본이다. 창조는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항상 근본을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네 범부(凡夫)도 얼마든지 창조경제의 리더로 거듭날 수 있다.

/손동원 객원논설위원·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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