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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지나 간뒤 손 흔들면 뭐하나?

   
▲ 문성호 경제부기자
이달 초부터 수원시 인계동 LH(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 이전 백지화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등 지역의 이슈로 떠올랐다. 또한 LH 경기본부의 이전을 놓고 수원시의회가 이전 백지화 결의안을 채택하고 민주당 팔달구지역위원회 등 여러 단체들도 이전 백지화 현수막을 내걸고 잔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실 수원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 따라 농촌진흥청과 산하기관 등 수원에 위치한 공공기관들이 지방으로 이전을 추진중에 있기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고 골목 상권이 무너지는 등 지역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 평균 300~400명이 근무하는 LH 경기본부의 이전은 그만큼 크게 와 닿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LH 경기본부가 건물주인 DSD삼호에 임대차 계약 포기를 통보한 지 40여일이 훨씬 지났고 이전 검토중이라는 보도(경인일보 7월 25일자 1면)가 나온지도 한달 넘은 뒤에, 그것도 LH가 내부적으로 이전을 최종 확정하고 나서 '이전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수원지역 사회가 조금만 발빠르게 움직였으면 LH 경기본부가 수원에 잔류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무심코 지나쳤든, 알면서도 관심을 덜 기울였든 간에 임대인 DSD삼호와 임차인 LH 경기본부의 임대차 계약과 관련한 이해관계 대립을 중재할 수 있었던 시간을 놓쳐버린 셈으로, 정류장을 지나쳐 간 버스를 잡기 위해 쫓아가면서 발버둥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다.

사실 LH 경기본부를 담당하는 기자들 입장에서도 성남 오리사옥까지 왔다갔다 하는데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 썩 달갑지 않은 편이지만 "LH 부채가 180조원이 넘고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입장설명 앞에 "왜 가냐"고 따지기가 사실 힘들다.

가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그렇다고 가는 것을 가만히 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일단 이전은 하되 LH 경기본부가 재이전할 때에 반드시 수원으로 되돌아온다"는 확답을 받아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 중의 하나로 생각된다.

/문성호 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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