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그들은 우리에게 누구인가?

김광원

발행일 2013-09-2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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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한국인과 일본인 유전자 구조는
전세계 인종중 가장 유사하고
언어도 한 뿌리라는 사실 입증
일본인들은 한국과 일본은
운명을 같이할 숙명적 존재임을
깨닫고 함께 발전하는 길 찾아야


지진해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붕괴는 일본이 우리의 이웃이라는 연민의 정을 느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어지는 일본의 왜곡된 역사의식과 독도영유권 문제로 우리는 또 한번의 처절한 좌절을 맛보았다. 연민의 정은 저주로 바뀌었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배신을 하면 그 복수는 그 깊이만큼 더욱 처절해지는 것이 인간인가. 우리와 일본은 사사건건 맞부딪친다. 이러한 충돌들은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인식, 영토갈등, 재일교포의 정체성, 문화의 정체성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가히 생활 전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와 일본의 역사는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백여년의 역사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수 천년 아니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지구상에 생겨날 때부터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관계라고 생각된다. 우리와 일본의 갈등구조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숙명적인 것이라고 체념해야 되는가.

2001년 12월 23일, 아키히토 일왕이 "제 50대 간무왕의 생모는 백제 무령왕의 직계 후손이다. 내 몸에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라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일왕이 직접 언급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다. 만일 일본 일반인이 그러한 말을 했다면, 아마도 일본 우익단체의 테러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이후 2004년 8월 3일 일본 왕자가 백제 무령왕릉을 찾아와 제사를 지냈다. 또한 2009년 4월 18일 백제왕족 임성 태자 후손이 익산 무왕릉과 부여 왕릉원에 제사하고, 익산 미륵사지에 참배하였다. 백제와 일본왕실간의 혈연관계는 우리의 막연한 또는 의도적인 주장이 아니고, 일본 왕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660년,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의하여 패망한 후 백제 부흥을 위하여 일본국의 모든 국력을 쏟아부어 치러진 서해의 '백강전투'는 백제와 일본국간의 혈연적 관계를 증명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보중 하나인 국보 83호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자랑하는 국보이다. 일본의 국보 1호인 '목조미륵보살반가상'을 본 적이 있는가. 일본 여행중에 스쳐 지나간 사람도 있고, 유심히 살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두 나라의 '미륵반가상'의 너무 닮은 모습에 어리둥절한 기억을 가진 사람도 더러는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일본 미륵상도 우리의 미륵상을 조각한 장인 또는 문하생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일본 미륵상의 모습은 일본명치시대 이전에는 우리의 미륵상과 더욱 더 닮았었다고 한다. 명치시대를 거치면서 일본의 미륵상은 보수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모습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조금은 일본인의 모습을 더 닮은 모습으로 성형했다고 할까. 그렇다고 하여도 본 바탕은 그렇게 많이 변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가능하면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문화재 보수의 원칙이 아닌가. 왜 구태여 본래의 모습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애쓰는가.

한국인과 일본인의 유전자 구조는 전 세계의 모든 인종중에서 가장 유사하다. 유전질환의 발현 빈도, 유전질환의 발현 양상도 매우 유사하다. 일본인의 구성은 선주민(조몬인)과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래인(야요이인)의 혼혈이며, 인구비율로 도래인이 다수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연구결과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철저히 부정하고 일본인 고유의 종족유래설에 아직도 집착하는 부류도 있다. 한국인이 가장 쉽게 배우는 말이 일본말이다. 일본인 언어학자들 중에는 한국어와 일본어는 서로 한 뿌리에서 나왔음을 여러 사실을 들어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일본학자들은 일본어는 독자적인 뿌리를 가진 자신들의 고유언어라고 주장한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은 일본의 명치시대를 거쳐 일제시대에 와서 극에 달한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은 일본인에 의하여 지배를 받아야 되는 민족이며, '일본인 우월주의'에 맞게 역사의 왜곡이 시작된 것 같다. 우리의 말과 우리의 문화를 말살하고, 심지어 민족성의 열등감까지도 은연중에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한국과 일본은 운명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숙명적 존재인 것 같다. 이것은 좋고 싫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받아들여야 한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머리속에서 '조센징'이라는 비속어를 빨리 지워버려야 한다. 일본에는 아직도 자국 우월주의에서 못 벗어난 정치인이 있는 것 같다. 인접국의 역사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우월이나 시혜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함께 발전하는 것이다.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 당뇨내분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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