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신임 원장

섬세한 리더십으로 한국학 세계화 이끌어낼것

김규식 기자

발행일 2013-10-30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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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대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에 최근 취임한 신임 이배용 원장이 한국학의 개념과 세계문화리더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역할과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첫 여성 원장이 된 소감 / 연구원의 역할

평생 전공했는데 본향 찾아온듯 기뻐
대한민국의 역사적 전통·정체성 성찰
국민 자긍심 키우고 전파하는데 앞장

■한국학에 대한 기대와 수요·중요성은

29개국서 100여명 학생들 '배움 열정'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적 관심도 커져

뿌리가 없다는 것, 영혼이 없다는 말
과거 문화와 정신, 계승·발전시켜야


   
"문화를 통해 희망을 열고 세계 각국과 함께 손잡고 가는 따뜻한 동행의 길을 모색하겠습니다."

제16대 한국학중앙연구원(옛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원장에 최근 취임한 신임 이배용(66) 원장은 "한국문화가 선진국에서부터 개발도상국까지 전세계 각국에 영감을 주고 공동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 문화를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교육을 통해 미래 한국의 좌표를 마련하기 위해 1978년 출범했다. 그동안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을 편찬하는 등 한국학의 기초를 다지는 것은 물론, 한국학의 세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출범 35주년을 맞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그간의 유·무형의 성과를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새로운 도약의 중심에 이배용 원장이 서 있다.

이 원장을 만나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도약을 위한 비전을 들어봤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생긴이래 여성이 처음 원장에 취임했는데, 소감은.

이배용 원장은 "평생을 전공한 한국학의 본향을 찾아 온 것 같아 무척 감개무량한 마음이다. 동시에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차지하는 국가적 학문의 권위와 세계적 위상을 고려할때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학중앙연구원 설립 이후 최초로 여성 원장으로 부임하게 됐다"며 "그만큼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한국학의 발전과 중흥을 이끌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제는 우리나라가 경제선진국가라는 패러다임에서 한 단계 도약해 세계문화리더국가로 부상해야 할 때이다"며 "그간 산업화와 민주화의 두 바퀴가 현대 한국을 이끌고 왔다면 앞으로는 두 축의 장점에 문화를 더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고 문화로 전세계에 희망을 전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 곳곳에서 한국 문화에 매료돼 한국어 공부 열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은 세계인들이 '세계문화리더 국가로서의 한국'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으로, '시대적 요구'로 해석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세계 1위의 조선국가, 스마트폰, IT·BT 대표국가 등으로 설명되는 경제강국이 된 것과 K-POP 열풍을 비롯한 한류로 세계 문화시장의 대표주자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진 조상들로부터 전해진 높은 교육열과 창의성, 시대에 대한 책임감, 열정 등이 밑바탕이 된 결과다"고 역설했다.

이런 점이 세계인들이 우리의 문화를 배워야하는 이유이며, 우리가 우리 문화를 전파해야하는 이유라고 이 원장은 주장한다.

-한국학의 개념은.

이 원장은 한국학이 과거에 머물러있는 학문이 아니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는 '오래된 미래'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한국학이 '오래된 미래'를 배우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한국학의 본질이 단순하게 과거를 공부하고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어있는 가치를 통해 미래 한국의 방향을 설정하고 발전적 미래로 가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분리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한국학을 과거에만 머물도록 만들고 있다"며 "과거의 우리 문화를 통해서도 미래를 볼 수 있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매순간 교훈을 주고 있다"고 했다.

더욱이 한국학의 지위와 위상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그간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강연을 위해 전국 곳곳과 세계 각국을 누볐다.

특히 지난달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에서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강연때마다 우리 문화에 대한 갈망을 느꼈다. 특히 엑스포에 참가했을 때는 한국학에 보내는 외국인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봤다"며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청중들에게까지 이같은 문화적 욕구를 발견할 수 있는 지금, 한국문화는 더이상 우리나라 안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느겼다"고 말했다.

   

-경제강국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세계문화리더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역할과 비전은.

이 원장은 "우선, 연구원이 연구와 교육기능을 조화시켜 대한민국의 역사적 전통과 정체성에 대해 성찰할 것"이라며 "한국학의 허브로서 연구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학제 간의 융합연구를 진행하고 한국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번째는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며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동의보감 등 각종 장서각을 비롯한 우리 전통의 보물을 통해 박애정신과 여민동락의 인문정신을 되새기겠다"고 했다.

특히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왕실문헌과 민간사대문헌 등은 민족문화의 보고일뿐 아니라 세계인의 자산인만큼 적극 활용해 세계문화리더국가 구현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세번째로는 '한국과 세계의 상호이해, 소통'을 꼽았다. 그는 "한국학의 시야를 세계로 넓혀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외국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다양한 출판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국내와 세계에 알리고 대한민국 성장의 역사를 외국 교과서에 싣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학 연구의 해외거점을 마련하는 사업을 통해 한국학의 세계화를 일궈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네번째는 전문성과 대중성의 조화. 한국학이 서재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정신문화의 자산을 나누고 공유하는 데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이 진행했던 한국민족대백과사전과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사업을 통해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았던 경험을 가진만큼 이제는 국민들의 자긍심을 키우고 전파해야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원 설립 취지에 맞게 건전한 국가관과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시키고 현대 사회의 갈등, 상처, 분열을 화해, 상생으로 승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물질문화가 풍요로워 질수록 정신문화는 공허해지기 쉽다"며 "정신문화의 근간을 바로잡기 위해 세워진 기관이 한국학중앙연구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 막중한 사명과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며 "인문정신을 우리의 역사문화 전통에서 찾아내는 작업을 통해 연구원의 가치를 확인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학에 대한 기대와 수요는.

"현재 연구원에는 미국·프랑스·러시아 등 29개국에서 온 112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114명의 한국인 학생과 함께 한국학을 공부하고 있다. 거의 1대 1의 비율이라는 것은 그만큼 한국학이 더이상 우리사회에만 국한돼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학에 대한 기대와 수요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역사문화 전통에서 우리의 인문정신을 찾아내는 작업을 끊임없이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 속에 빛나는 보석이 수없이 있는 데 몰라서 지나쳤던 아쉬움이 많다. 이 보석을 발견하고 빛을 내는 일이 한국학 연구이며, 그 보석을 세계문화의 자산으로 만드는 일이 한국학의 보급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한국학은 창의적이고 인간적이며 세계적"이라며 "그동안 무심했던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찾는 마음의 고향이 되도록 한국학중앙연구원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한국학에 낯선 이들에게 한국학의 중요성을 설명한다면.

이 원장은 "우리의 뿌리를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뿌리가 없다는 것은 영혼이 없다는 말이고, 앞 날의 방향을 잡을 수 없다는 말과 같다"며 "우리의 존재를 찾고 자긍심을 가질때 각자의, 사회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뿌리와 자긍심'을 강조했다.

더불어 "각각의 문화에는 과거로부터 내려온 배경이 있다. 그 연속된 정신을 계승하고 영감을 받아 발전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대담 = 김규식 지역사회부(성남) 부장
정리 = 김성주기자
사진 =조형기프리랜서

■이배용 원장 약력

-1947년 서울 출생
-2013년7월~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부의장
-2011년4월~현재 문화재청 세계문화유산분과위원회 위원
-2011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전국여성대회 '김활란 여성지도자상'
-2010년10월~2012년10월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2009년7월~2013년6월 국립중앙박물관 운영자문위원회 위원장
-2006년8월~2010년7월 이화여자대학교 13대 총장
-서강대학교 대학원 한국학박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한국사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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