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내몰린 인테리어 근로자·상] 일감 없어 빚만 느는 현장

부동산 한파·대기업 진출 '3년새 30% 폐업'
도배·장판 기술자들 체불 증가
"직접 팀 꾸려 인력시장 떠돌아"

권순정·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3-11-01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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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영통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10년째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중인 김모(48)씨는 최근 한달 공사계약이 두세건에 불과해 수입이 줄어 가게 월세조차 보증금으로 때우고 있다. 매장에 1명 뿐인 직원 월급도 제때 지급하기 버겁다.

김씨는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맴돌면서 집을 고치려는 사람들이 없어 일주일에 한건 공사계약도 어렵다"며 "2~3년전만 해도 월 매출 5천만원은 됐는데 지금은 빚만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테리어 소매점들이 무너지자 이들에 고용돼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도배, 전기, 장판, 목공 등 일용직 근로자들의 생계도 덩달아 파탄지경이다.

수원에서 20년 도배장이로 살아온 박모(52)씨는 요즘 한달에 5일도 채 일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수년간 계약을 맺고 일거리를 잡아주던 가게가 문을 닫고 주인이 잠적하면서 밀린 임금 150만원도 받지 못했다.

박씨는 "요즘엔 워낙 업계 사정이 어려워 임금 떼이는 일이 많다보니 10, 15일 단위로 받던 임금을 공사 당일 일급으로 받고 있다"며 "그나마 일하던 가게도 없어져 인력시장을 나가 도배, 장판, 전기일을 하는 일꾼들이 팀을 꾸려 일감을 찾아야 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오랜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주택 리모델링 등 수요가 실종되면서 인테리어업계 소매점과 일용직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무너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한샘, KCC, LG하우시스 등 대기업들이 인테리어 업계에 대거 진출하면서 이들의 영역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테리어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3만여개로 추정되는 인테리어 소매점 가운데 약 30% 정도가 최근 2~3년새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인테리어 자재공급점을 운영중인 A 벽지 대리점주는 "지난해만 해도 소매점 10곳 중에 2곳 정도 문을 닫았는데 올해는 10곳 중에 5곳이 폐업하고 있다"며 "특히 인테리어 소매점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업체들은 채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권순정·공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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