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철 칼럼

아름다운 노년을 위한 준비

   
▲ 이성철 남서울대 입학홍보처장
그동안 개개인에게 부여됐던
능력과 지위·부(富) 등을
사회로 환원할 준비를 해야한다
정부도 노인정책 예산을 무조건
투입 하기보다 일자리 창출과
사회참여 방법 개발에 주력해야


설악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인데 벌써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생애(生涯)를 계절에 비유한다면 벌써 노년기에 접어든 것이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중장년층 누구나 앞으로 다가올 노년의 삶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요즈음의 노인들은 스스로의 삶을 자식에게 의존하기보다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보내기를 원한다. 전통적인 가치관의 변화는 벌써 삶의 형태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전세대의 부모들은 일찍 은퇴해 한가롭게 살고 자식들을 위해 재산을 남긴다는 원칙에 따라 살았지만, 이제는 영원히 살 것처럼 재산을 모으지 말고 가족들을 돕거나 자신의 생활 수준을 향상 시키는데 돈을 쓰라고 사회는 부르짖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유산 남기지 않기 운동' 등이 벌어지면서 앞으로 퇴직금과 자식들에 의존하여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임종의 그날까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금씩 자리잡아가고 있다.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육체적으로 약해지는 것은 물론, 직업 등 사회적 활동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성격이나 정신적으로도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결혼이후 두 배로 늘어난 친인척 챙기랴, 자녀교육에 내 집 마련까지 허리 펼 새 없었던 삶을 마감하고, 자신만의 인생이 시작되는 시기가 바로 노년기이다. 이 노년기를 제대로 즐기려면 심리적, 물리적으로 홀로서기가 기본조건이다.

통계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전에 배우자와의 사별로 홀로 된 사람이 25.4%, 75세 이전에는 50.1%, 80세가 넘으면 78.1%로 대부분의 사람이 배우자를 떠나보내고 홀로 살고 있다. 우리들의 생활 습관은 남존여비(男尊女卑)가 아니더라도 가정 안에서 남녀의 역할을 분담하는 관습이 있다. 그러나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나이이면 설거지, 청소, 세탁, 식사준비 등도 스스로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위 홀로서기 연습이다. 은퇴, 빈 둥지 증후군, 사별은 인생과 스스로를 돌보는 시각을 변화시킨다.

아름다운 노년의 삶을 위해서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준비를 해야한다. 자신의 생물학적 삶의 유지를 위한 경제적 준비와 영적 삶을 위한 종교적 준비, 사회적 삶의 질을 높이기위한 공동체 적응력 향상 등은 기본적인 준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준비 중 가장 으뜸을 경제적 준비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경제적 준비는 노년생활을 불행하게 보내지 않게 할 기본조건일 뿐 행복하게 할 조건은 아니다. 노년생활을 행복하게 영위할 조건은 사회공동체로부터 소외받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다가올 노년시절에 사회공동체로부터 소외받지 않기 위해서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할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가장 최우선이 지금 노년기에 계신 어르신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시도록 잘 모시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우리 전 세대를 극진히 대접할 때 우리 다음 세대 또한 이를 본받아 우리를 잘 대접해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동안 사회가 우리에게 부여한 개개인의 능력과 지위, 부(富) 등을 사회로 환원할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노년이 되어 아무런 마음의 준비 없이 모든 것을 사회에 환원하기란 쉽지 않다. 좋은 일을 하고도 갑작스러운 상실감 때문에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노년의 가장 아름다운 삶은 나누는 삶, 베푸는 삶의 행복을 만끽하는 것이다. 예컨대 전직 교사이셨던 분은 지역사회 방과 후 공부방에서, 공무원이셨던 분은 지역사회 행정자문 또는 보조, 운수업에 종사하셨던 분은 교통정리 자원봉사 등 젊은 날 자신의 업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 정부 또한 초고령화 사회의 노인정책에 있어서 무조건적인 지원금 예산 투입보다는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참여 방법의 개발에 주력하여야할 것이다.

/이성철 남서울대 입학홍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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