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600·개항130 인천을 본다·6]제2의 개항을 꿈꾸다⑤ 외국 도시 네트워크

17개국 34개 도시와 '호형호제'
변방의 설움 딛고 국제사회 중심으로… 지구촌 러브콜 세례

이현준 기자

발행일 2013-11-21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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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권의 책 인연 美 버뱅크시 '1호 자매도시'
초기 전략적 접촉때 외국 선진도시 상대 안해줘
위상 높아지면서 잠비아등 줄이어
교류활동중 65%가 동북아 편중… 市 중장기 시스템 절실


지난 9월 인천 송도컨벤시아.

미국 버뱅크시, 중국 톈진시, 일본 기타큐슈시 등 세계 14개 도시 대표단과 UNOSD(유엔 지속발전가능센터) 등 UN기구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인천시가 주최한 '2013 인천 자매우호도시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이다. 정상회의 참석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공동 선언문'을 채택, '기후변화 대응' '청정에너지 도입' '도시 협력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들이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는 데 인천시가 구심점 구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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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사회 변방에서 중심으로

인천시가 처음 자매결연을 맺은 외국 도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시다.

1961년 버뱅크시는 대한민국의 인천이라는 도시로부터 '책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부평문화원의 이창근씨가 미국 각지에 책을 지원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기록돼 있다.

버뱅크시는 이 같은 요구에 선뜻 영어로 된 책 500권을 인천에 기증했다. 산업화 초기 '궁핍한 도시 인천'을 위해 도움을 준 것이다.

버뱅크시의 샤론 코헨 공공도서관 서비스 디렉터는 "인천의 요청에 버뱅크 주민들은 많은 책을 모았고, 이를 인천으로 보냈다"고 했다. 500권의 책을 인연으로 버뱅크시는 인천시의 '1호' 자매도시가 됐다.

이후 인천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1983년), 알래스카주 앵커리지(1986년) 등 미국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해당 도시 인사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시민이 자매결연의 연결고리가 됐다고 한다.
해외여행자유화 조치 시행(1988년), 중국과의 국교 수교(1992년) 등 여건 변화는 인천시가 자매결연 외국 도시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인천시는 전략적으로 외국 도시들과 접촉했다. 선진국 주요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어 이들 도시의 발전 과정과 정책 등을 배우자는 취지가 컸다. 인천지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외국 선진 도시들은 인천이라는 대한민국의 작은 도시를 상대해 주려고 하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이 본격화된 2000년대에 들어서야 인천이라는 이름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UN APCICT(유엔 아시아 태평양 정보통신기술 훈련센터) 등 국제기구의 잇따른 유치도 인천의 이름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 이 시기 인천의 자매도시가 급격히 늘어났다.

인천시의 자매우호도시는 17개국 총 34개 도시에 이르는 상황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의 도시부터 이스라엘과 이탈리아 등 유럽의 도시 그리고 러시아의 도시도 있다.

최근엔 인천과 자매결연을 맺고 싶다는 도시들이 생겨나고 있다. 인천의 발전 과정을 배우고 싶다는 것이다. 잠비아, 인도네시아의 도시가 인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예전에는 외국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기 위해 인천이 먼저 나서야 했지만, 지금은 반대의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인천은 꼭 둘러보고 가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외국 도시 관계자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국제사회 속 인천의 비중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인천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며 "인천이 국제 도시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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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류활동 지역·내용 한계 극복해야

인천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는 인천과의 역사적·지정학적 조건에서 유사성과 문화적 유대성, 경제적·산업적 상호 보완성 등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중국 톈진과 다롄, 일본 고베와 요코하마, 베트남 하이퐁 등은 항만을 보유한 물류도시다.

미국 호놀룰루는 인천의 하와이 이민사(史)와 연관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는 동북아의 새로운 성장 거점이자 국제물류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항구 도시다. 인천시가 전략적으로 외국 도시들과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인천시가 진행하는 국제교류 활동을 들여다보면 지역과 내용 등의 측면에서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이 최근 펴낸 '인천시 국제교류 실태분석 및 개선방향에 관한 연구'를 보면,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 도시들과의 교류 활동에 편중돼 있다.

총 1천176차례의 교류 활동 중 65.9%(776차례)가 중국과 일본 도시와의 교류활동이었다. 동북아를 벗어난 국가 도시와는 상대적으로 교류 활동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1994년 협약을 맺은 베네수엘라의 차카오와는 지금까지 단 두 차례의 교류 활동만 진행됐다.

교류 내용도 인적 교류 활동이 대부분이었다. 인적 교류는 597건으로 전체의 50.8%를 차지한 반면, 경제교류(15.6%)와 문화교류(13.2%), 체육교류(5.2%) 등의 비중은 낮았다.

국제교류 활동을 위한 예산 규모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0년엔 147억원이던 국제교류 예산이 2011년엔 121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엔 1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발연 관계자는 "국제교류의 중요성이 크지만, 현재 인천시는 국제교류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교류활동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다양한 분야의 교류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천시가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 = 이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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