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68주년·코리아 고스트, 난민]3) 아시아 최초 재정착 난민지원국, 일본을 가다 - 3

난민정책 한계와 과제
한시적 정착 낮은 인정률
지원망 구축 난민법 절실

기획취재팀 기자

발행일 2013-11-25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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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운영됐지만 한시적 난민제도이기 때문에 한계성을 드러내 독립된 난민법 제정이 숙원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난민지원단체 직원들이 난민신청자들에게 배분할 식품 등을 정리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희망난민 2014년까지 수용 '파일럿 제도'
의료보험·취업제한 등 신청자 지원 전무
건강진단 등 최소한의 기본권 보장 필요
자치단체 예산 배정·전문인력 강화 시급


일본의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은 한시적이다. 오는 2014년까지 재정착 희망 난민을 수용키로 한 파일럿 프로젝트성 재정착 난민제도이기 때문이다.

또 일본난민정책은 독립된 난민법이 아닌 출입국관리법에 의해서 운용된다.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현재까지 난민법을 제정하지 못해 일본 난민지원단체들의 숙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중앙정부의 난민 재정착 관련 업무 권한과 예산의 지방정부로 이양도 시급하다.

지방난민들의 초기 재정착을 위한 정부차원의 예산지원 등이 수반되지 않는데다 난민이 정착하는 지역의 지자체와 난민지원단체들의 제도적 차원에서 지원이 부족, 지원망 구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 낮은 난민인정률, 난민인정기관의 독립성 결여

=일본서 난민신청 숫자는 올해말까지 3천여명을 웃돌 것으로 보이지만 난민인정률은 턱없이 낮은 상태다. 난민인정 기준이 턱없이 까다롭거나 일관성이 부족한 탓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난민인정 절차를 수행하는 난민인정기관의 독립성이다. 일본 현지 난민인권단체 관계자와 '한국 난민정책의 방향성과 정책의제 연구'(IOM 이민정책연구원 연구보고서·2012) 등에 따르면 출입국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입국심사관 중에서 지명되는 난민조사관은 출입국관리 행정과의 밀접한 연계성 탓에 난민인정 심사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때문에 난민인정심사업무를 법무성 입국관리국에서 독립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난민지원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본정부는 유엔인권위로부터 지난 2008년 5월 난민자격을 재심사하는 독립기관 설치를 조언받는 등 난민 이의신청기관을 출입국관리 행정과 분리할 것을 국제기관들로부터 수차례 권고받았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이미 난민심사참여원 제도를 통해 중립적인 제3의 기관이 2차 심사를 시행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는 난민심사참여원이 독립적으로 임명되지 않은 만큼 구속력있는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는 점에서 독립적인 심사라고는 볼 수 없다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 일본 엠네스티 사무실에 설치된 시리아 난민캠프 모형.
■ 난민신청자의 생활보호 결여

=난민신청자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체류기간이 1년 미만인 단기체류자격 소지자는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으며 체류자격이 없는 자는 국민건강보험과 생활보호 대상자에서도 제외된다. 취업 또한 엄격히 제한된다.

사실상 생계유지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 난민신청자들은 난민지원시민단체의 지원에만 의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난민지원단체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난민신청과 난민인정 심사를 받기 위한 기간동안 숙소 등의 도움을 청하기 위해 방문한 난민들로 붐볐다.

난민지원단체는 난민신청자들에게 필요한 주거 등 의식주와 기본적인 건강진단은 물론 정신적 후유증 치료까지 인근 병원 등 의료시설과 연계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난민신청자 생활지원금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적발되고 있어 난민신청기간 중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기본권 보장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부여할 것을 난민지원단체들은 주창하고 있다.

■ 정부난민정책결정 참여 제한적

=재정착난민제도의 파일럿 사업이 지난 2010년 도입을 위한 준비 단계부터 주요정책 사안에 지자체와 시민단체·연구자 등 다양한 행위자의 참여는 극히 제한된 채 정부 부처간 논의에 의해 결정됐다.

때문에 재정착난민의 사회적 통합을 위해서는 재정착난민의 입국초기 정착지원과 지역정착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민관(Public-Private) 파트너십을 전제로 한 난민지원 연계체제와 난민신청에서 난민정착까지 각 단계별 유관기관의 역할분담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크다.

재정착난민제도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민관연계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일본정부는 지난 2012년 3월 난민대책연락조정회의내에 '재정착난민에 관한 전문가회의'를 설치, 시민단체와 연구자, 지자체 공무원 등 난민관련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적 시스템을 마련했으나 한계가 명확하다.

일본 외무성을 방문, 난민지원제도 등에 관한 취재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아직까지 일본의 난민정책은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 징표로 볼 수 있다.

   
▲ 난민인정자들이 일본사회에 적응토록 돕기위해 사회복지법인 서포트21이 발행한 책자들.
■ 지자체로 난민정착 관련 권한 이양 절실

=난민들이 재정착할 거주 지역 지자체의 난민지원을 위한 안전망 구축도 시급하다.

지자체에 재정착난민 지원을 위한 예산이 배정되지 않은 점 등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지자체들은 일본어 교육과 학령기 아동에 대한 학습지원, 취업지원, 복지 서비스 등 재정착난민의 생활에 직결된 사안들을 이양받아 지원해야 하지만 예산이나 전문인력 등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난민 재정착지역 학교에서의 일본어 지도교사 및 학습지원 보조교사 배치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난민 정착지원 프로그램은 지자체의 예산으로만 실시되고 있다.

RHQ가 위탁, 시행하고 있는 난민들에 대한 6개월간 일본어 교육과 사회적응 훈련은 난민들의 일본 재정착에는 턱없이 부족한 프로그램이다. 난민에게 일자리 알선이나 난민자녀들의 학교등록 등을 지원하기 위해 지자체 단위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의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특히 현 난민지원체계에는 지자체의 역할이 명확하게 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로 난민지원을 위한 업무권한과 예산을 이양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난민지원업무에 관한 책임을 지우는 반면 업무권한과 예산은 주지 않게 될 경우 난민지원체계의 안정적인 운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JAPAN)의 히로카 소지(Hiroka SHOJI) 캠페인 담당자는 "난민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막상 난민지원을 하면 동의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며 "난민과 난민지원단체·시민단체가 소통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운영하는 등 난민관련 교류는 물론 언론 등을 통해 난민문제를 알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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