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다

이성철

발행일 2013-12-10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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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철 남서울대 입학홍보처장
아이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3~5개 학교·학과 선택후
각 대학이 추구하는
인재상·전형요소 정확히 파악
맞춤형 입시 준비하면
원하는 대학에 갈수 있다


긴장과 두려움 속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잔뜩 어깨를 움츠린 채 마치 무슨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남이 들을까 걱정스러운 작은 목소리로 '이 점수 가지고 갈만한 학과가 있을까요?'라며, 잘 아껴둔 쌈짓돈을 꺼내듯 꼬깃꼬깃 구겨진 수능 성적표를 꺼내든 어머니… '이 점수로는 우리대학에선 가장 낮은 과도 어렵겠습니다'. 근심스러운 눈빛을 뒤로 한 채 잠시 정적이 흐른 후, 돌아서는 눈가에 맺히는 이슬. 반면에 당당한 걸음걸이로 들어서는 한 학부모. 벌써 보기에도 자신감이 넘친다. '이 점수로는 모든 과가 다 가능합니다'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기 안전빵으로 넣으려구요! 감사합니다'라며 야릇한(?) 미소를 남기고 돌아선다. 이상은 지난 5일(목)부터 8일(일)까지 4일간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4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의 진풍경이다. 대한민국의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하는 진통이기도 하다.

결혼 후 아이가 생기면 누구나 자기아이는 서울대학에 입학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모의고사를 보기 전까지는 아이의 성적과 상관없이 학부모는 상상의 나래를 편다. 2회 이상의 모의고사 성적을 확인한 후에는 '서울대학만 대학이냐 연·고대도 대학이지'로 수정하고, 고3이 되면 '서울소재 모든 대학이 다 서울대학'으로 바뀐다. 그러나 수시·정시가 진행됨에 따라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남서울대학도 남(南)자 떼면 서울대학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상담 부스를 찾게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일류대학 진학을 위한 필수 3요소는 '할아버지의 돈',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라는 얘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엄마들은 과연 어렵게 얻은 정보를 제대로 해석하고 적절하게 활용하는가?

부모의 머리에서 서울대를 지우면 아이는 그 이상의 좋은 대학(자기가 원해서 간 대학)에 갈 수 있다. 우선 아이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3~5개의 학교와 학과를 선택한 후 각각 대학들이 추구하는 인재상과 전형요소를 정확히 인지하여 맞춤형 입시를 준비한다면 누구나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 다만 대입은 뒤로 갈수록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의 합격이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한다. 수시1보다는 수시2가 어렵고, 수시2보다는 정시가 더 어려워진다. 뒤로 갈수록 불안감에 시달려 자신의 원래 능력에 비추어 원하지 않는 대학에 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행 입시제도에서 수험생은 수시 6회, 정시 가나다 군, 정시추가 등 최대 10회 지원할 수 있다. 여러 번 지원할 수 있다는 이 사실이 학부모와 학생 자신에게 무모한 용기(?)를 갖게 한다.

이제 수능 시험도 끝났고 대부분의 대학들의 수시합격자 발표도 끝나가고 정시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시 대입성패의 첫걸음은 학부모, 학생 모두 자신의 현 위치를 가감 없이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아울러 대학에 따라 학생부 실질 반영률, 수능 B형을 선택한 과목들에 대한 가산점 부분도 정확하게 챙겨 보아야 하며, 교차지원에 대한 유·불리도 따져야한다. 다음은 학과를 정할 것인가, 학교를 정할 것인가를 분명히 하여야 한다. 만일 학교를 먼저 정한다면 원하는 학과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성적에 맞는 학과에 진학한 다음 1학년 말에 원하는 학과로 전과하면 된다. 학부모, 학생 모두 전과는 대단히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대학은 의료계열 등 법정 정원으로 묶여있는 학과와 실기고사를 치른 예·체능 계열 학과를 제외하곤 학과 정원의 120~150%까지 인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1학년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학점만 취득한다면 계열과 상관없이 전과의 어려움은 없다.

가장 좋은 대학은 자신이 원해서 가는 대학이다. '안전빵'으로 걸려 가게 되는 원하지 않은 대학은 사회적으로는 그 대학이 아무리 좋은 대학이라 할지라도 본인에게는 좋은 대학이 될 수 없다. 물론 현행 대입제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이왕 치를 일이라면 과욕을 부려 우리의 아이를 '안전빵' 대학으로 스스로 모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성철 남서울대 입학홍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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