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명산을 가다]수원·용인 광교산

水水한 매력 차고 넘치는구나

송수복 기자

발행일 2013-12-13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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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가 많은 광교산은 정상에서 수원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수원천·탄천 발원 '많은 물' 품어
40여곳 달하는 약수터·샘터 꿀맛
수원8경 '광교적설' 겨울철 백미
청결한 화장실 자랑거리 중 하나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시작된 한남금북정맥이 안성 칠장산에서 한남과 금북으로 갈라지며 서북쪽으로 김포 문수산까지 이어지는 산맥을 한남정맥(漢南正脈)이라 하는데 이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 광교산이다.

수원천의 발원지이자 용인 탄천의 발원지 중 한 곳인 광교산은 흙산으로 많은 물을 품고 있는 산이다. 그래서인지 10개 이상의 관리형 약수터가 있고 작은 샘터 역할을 하는 곳까지 합하면 40여 군데가 넘는다고 한다.

   
▲ 광교산 명물인 산행 들머리의 반딧불이화장실.
#세계적 수준의 화장실문화를 지니고 있는 산

= 광교산 산행은 화장실에서 시작하여 화장실에서 끝을 맺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파장동 보건연구원 방향에 위치한 항아리 화장실, 경기대 입구쪽의 반딧불이 화장실, 버스종점에 위치한 다슬기 화장실이 그것들이다.

그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산행기점으로 삼는 반딧불이 화장실은 시설과 관리가 가장 돋보이는 곳으로 항상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일단 산행을 하려면 저수지 아래에 위치한 공용주차장을 이용한 뒤 화장실 앞에 모여들면서 인원점검을 마친 후 산행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단박에 올라설 수 있는 능선길은 평탄하고 쉬운 길로 솔향기가 가득해 가볍게 산행을 하기 위한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문암골 방향으로 하산하여 원점회귀를 한다해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능선을 따라 계속 걷다보면 어느새 형제봉이다. 전망이 좋은 곳으로 그간에 보지 못했던 바위와 노송이 멋스러움을 더해주기에 휴식을 취하기에 알맞다.

#행정구역 다툼이 끊이지 않던 광교산 정상

= 팔각정이 있는 비로봉을 지나오면 광교산 정상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능선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친 듯한 느낌을 주는데 행정구역상 용인시의 땅에 정상이 있는 것이다.

수원시에서 1992년에 세운 고풍스런 갓모양의 정상석을 2008년도에 용인시에서 행정표기를 지운 채 다시 세운 것이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한때는 정상석을 누가 세우느냐를 가지고 다툼이 일기도 하여 서로 부수던 때도 있었던 곳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용인쪽만 바라보게 되어 있으나 날이 맑은 날엔 멀리 여주까지도 불 수 있다.

통신탑이 세워진 방향으로 능선길을 따르면 단박에 이를 수 있는 거리에 백운산이 있으며 청계산까지 50여㎞를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능선아래에 있는 절터 약수터는 수원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러봤음직한 곳인데다 가벼운 산행을 추구하는 가족단위의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버스종점에 내린 후 사방댐을 지나 왼편의 등산로로 접어들어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산길을 따라 한시간여를 가면 산자락의 8부 능선쯤에 위치한 약수터를 만나게 된다.

그 옛날 광교산의 89암자 중 하나였던 미학사라는 절이 있던 곳이다. 전설에 따르면 많은 눈이 내리던 날 우연히 사찰로 찾아든 나그네가 있었는데 마침 스님들도 끼니를 보전키 어려운 형편이었음에도 남은 쌀을 모아 밥을 지어줬다고 한다.

눈이 그치면서 나그네는 홀연히 절을 떠났고 남은 스님들은 굶주림에 힘들어 하고 있을 즈음 하늘에서 쌀자루가 떨어지기에 가서보니 학이 쌀을 물어다 주고 있었다. 이러한 전설 때문에 미학사(美鶴寺)라고 불리기도 하며 쌀 미자가 들어간 '米鶴寺'라고도 한다.

공교롭게도 두 이름 모두에서 학이 등장하는데 장수의 상징이면서 고고한 자태의 격이 높은 선비를 비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상당히 격이 높은 길지(吉地)에 위치한 곳에서 수원천이 발원하고 있으니 자연스레 수원의 격(格)은 날로 높아져 갈 것이라 한다.

   
▲ 산책로로 인기를 끄는 광교저수지 주변 수변데크길.
#지겟길에서 만난 약수터

= 파장시장에서 광교산자락을 타고 넘어가는 길인 '지겟길'은 비교적 평탄한 길을 따르는 한적한 길이다. 광교산을 오르내리는 길 중 가장 편안한 길이기에 쉽게 다가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동기구들이 있어서 인근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길에 한철약수터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인 1991년도에 전한철씨가 조성했다 하여 '한철약수터'라 불리게 된 것이다. 광교산의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신현선(74)씨는 "너른 평야지대에서 바라보는 광교산은 풍요로움의 상징과도 같아.

가뭄으로 고생할 일이 없을 정도로 많은 물을 내어주고 있다보니 농사지을 때도 걱정 한 번 한 적이 없었거든…"이라며 "약수터가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

비가 오면 나오는 마른샘부터 사시사철 물이 나오는 샘까지 산자락 어디든 물을 구할 수가 있었는데 문제는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오염돼가고 있다는 게 안타까워…"라고 한다. '광교적설(光敎積雪)'을 '수원8경' 중 으뜸으로 꼽았기에 겨울풍경이 좋은 곳이다.

겨울철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만큼 환경에 대한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는데 관리감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성숙한 시민의식과 후대에게 물려줄 유산으로 생각하여 각별히 아껴 잘 보전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송수복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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