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
향후 행보는 남북한 국민
모두의 생존과 직결된다
이제라도 통일이라는
대전제 아래 냉철한 마음으로
대비하고 북한을 주시해야
권력이란 '남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힘'을 지칭한다. 그런데 권력을 어떻게 차지하는가에 대하여 지도자들은 고민하여야 한다. 최근 비폭력을 표방하면서 평화적으로 백인들로부터 정권을 인수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타계에 전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만델라 대통령은 흑인들에게 공포권력을 휘두르던 백인들에게 폭력이 아닌 비폭력으로 저항한 것으로 유명하며, 결국 평화적으로 권력을 넘겨받았다는 점에서 약육강식적 권력 획득에 길들여진 수많은 독재적 지도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자신의 적들을 폭력으로 처단하여 피로 얻은 권력이라면 그 권력은 항상 피를 보며 지켜져야 하고 결국 본인도 또 다른 권력자에게 피를 보며 비극적 종말을 맞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세계의 독재자들의 공통적 말로였다.
요즘 북한을 보면서 향후 한반도에 위기가 다시 닥쳐오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조차 하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3대 권력세습이 가능한 북한은 연일 백두혈통에 의한 유일 영도체제를 강조하면서 국민들에게 충성과 복종을 강요하고 있는 듯하다. 국가라는 조직을 혈통으로 유지한다는 것이 마치 봉건주의시대의 군주국가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최근 북한의 2인자로 알려진 장성택이 국가전복혐의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죄목으로 체포된 후 군사재판을 거쳐 즉시 사형이 집행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세계적인 비난이 쏟아졌지만 북한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과 미국 등에서 우려의 목소리로 북한을 주목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표상인 북유럽국가에서 공부했다던 김정은이라는 젊은 지도자가 권력세습을 위해 자신을 도와준 고모부를 '개보다 못한 놈'으로 취급하고, 즉결처단하는 등 냉정하고도 잔인한 행보에 공포심이 느껴진다. 21세기에도 이런 권력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 희한하기도 하다.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시각은 매우 혼란스럽다. 단적인 예로 "통일을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북한의 국민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혈통적으로 가장 가까운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은 매우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한 쪽에서는 북한을 믿을 수 없어서 '하지 말자'는 것이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북한이 우리를 믿게 하도록 계속 '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놀라운 것은 외국에서는 한반도가 전쟁위기라고 이야기하고 경고하는데, 우리나라 국민들은 여전히 특별한 두려움을 못 느끼고 있는 듯하고 북한 국민들도 크게 동요하는 조짐이 없어 보인다. 급변하는 남북한의 정세 변화에도 우리나라 주식이 급격히 폭락하거나 심각한 경제위기가 조성되지 않는 것도 기이한 현상이다.
사실 북한이 붕괴된다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남한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당수는 북한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가까운 미래에 남북한이 통일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면 북한의 정세변화에 민감해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나도 태연한 것이다.
남북한의 지도자들은 통일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의문이 든다. 북한은 군주적 공포권력이고 남한은 민주적 평화권력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통일은 강한 힘으로 해결할 문제일지도 모른다. 북한은 공포권력의 힘이 약해질수록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피는 결국 피를 부르기 때문에 북한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 앞으로도 남한에 대하여 군사적 힘에 의한 침략적 작태를 멈추지 않을 듯하다.
우리는 북한의 공포권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꼼꼼하게 예의주시해야 한다. 곧 다가올 통일에 대비해야 하고 6·25와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이 더 이상 한반도에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포권력의 말로에 있는 북한의 향후 행보는 남북한 국민 모두의 생존과 직결된다. 이제라도 통일이라는 대전제 아래 우리는 아주 냉철한 마음으로 대비하고 북한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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