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 경기도의 힘·1]프롤로그/경기도의 정체성

명실상부 '한국 이끄는' 원동력

김태성 기자

발행일 2014-01-21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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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박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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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1만185.6㎢ 수도 서울의 16배
인구 1천238만명 국민 4명중 1명꼴

전국 최대 지자체 '경제의 심장'
자부심 갖기 충분한 조건에도
모호한 정체성 탓 서울에 묻혀

충분한 녹지·인프라 장점 불구
스스로 '베드타운' 열등감 가져
경기도만의 가치 공유 선행되야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이다. 한반도에 대한 지리적 위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바로 경기도에서 창출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많고, 거주인구가 많은 것도 경기도의 무기다. 같은 경기도지만 도의 동서남북에 따라 각기 다른 다양성을 가진 것도 매력중 하나다.

작은 대한민국인 '경기도의 힘'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된다. 향후 경기도의 비전에 따라, 대한민국의 장래도 바뀔 수 있다.

경기도는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대한민국의 지표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에 경기도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과거를 조명해 '경기도의 힘'을 새롭게 조명해 보려 한다. ┃편집자주

'세계속의 경기도'.

우리가 살고 있는 경기도가 지향하는 비전이다. 하지만 한국속의 경기도는 어떨까? 경기도를 논할때 항상 마주하게 되는 것은 '모호함'이다.

영호남 등 지방처럼 지역색깔이 뚜렷해 제 목소리를 내거나 단합되지 못한다. 서울처럼 수도(首都)로서의 남다른 자부심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문제는 경기도의 정체성이다. 경기도의 발전 한계가 '정체성'의 벽에 항상 부딪히고 있다. 그렇다면 경기도의 주인인 경기도민들이 생각하는 경기도와 그들이 그리고 있는 경기도의 미래 모습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경기도가 하루빨리 경기도만의 정체성을 찾고, 도민들이 이에 대한 목표의식을 공유해 발전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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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역 차없는 거리
# 대한민국의 축소판, 경기도

= 우리가 살고 있는 경기도는 전국 최대의 지방자치단체다. 살고 있는 인구만 1천238만명이 넘는다. 대한민국 인구가 4천800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대한민국 국민 4명중 한명은 경기도에 사는 셈이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무려 28만8천여명에 달한다. '세계속의 경기도'가 아니라 '세계를 품은 경기도'라고 불러도 문제가 없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그 어떤 것도 경기도를 빼놓고 논할 수 없다.

경기도의 면적은 1만185.6㎢다. 경기도가 감싸고 있는 서울의 면적 605.52㎢ 보다 16배 이상 크다. 이 땅에는 도시·농촌·어촌·공업지대까지 빼놓지 않고 다 들어서 있다.

전국 16개 시·도가 모두 독립한다면, 자족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은 경기도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우스개 소리만은 아니다.

굴러가는 자동차만 430만대로 웬만한 국가의 자동차 보유대수보다도 많다. 사업체 수도 72만개에 달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이다.

이쯤되면 경기도에 살고 있는 도민은 우리가 경기도를 구성하는 각각의 주인공이라는 데 뿌듯함을 가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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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선 연장선 망포역~수원역 구간이 정식 개통
# 경기도에 대한 도민의 충성도는?

= 분당에 사는 고미영(32·여)씨는 자신을 단 한 번도 경기도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 하는 그에게 분당은 그저 서울생활권의 한 곳일 뿐이다. 그가 분당에 머무르는 시간도 주말 낮 시간대로 한정돼 있다.

직장은 물론 쇼핑과 여가 생활도 대중교통으로 20분 거리인 서울에서 한다. 게다가 분당을 성남과 결부시켜 본 적은 더더욱 없다. 이 때문에 자신이 사는 지역의 시장과 국회의원 이름도 모른다. 반면 서울시장과 서울에서 발생하는 일들에 더욱 신경을 쓴다.

고씨는 "분당에서 주로 잠만 잘뿐, 일도 친구를 만나는 일도 다 서울에서 한다"며 "저같은 사람은 주소지만 분당이지, 사실상 서울사람 아니냐"고 말했다.

안양에 거주하는 윤기환(45)씨는 어쩔 수 없이 경기도를 택한 경우다. 윤씨는 서울 영등포에 직장을 뒀지만 서울의 비싼 집값 때문에, 안양을 주거지역으로 택했다.

윤씨도 "서울에 살 수만 있다면 서울에 살았을 것"이라며 "경기도는 차선책이다"라고 했다.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대한 문제점중 하나는 바로 서울 다음이라는 것이다. 수도를 감싸는 지리적 특성 탓인지, 서울과 분리된 정체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도민 대다수가 지방 및 서울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어, 지역 네트워크 역시 'ㅇㅇ향우회' 등 출신 지역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충성도 부족은 '경제' 문제와 직결된다. 실례가 대형마트의 쌀 판매장이다. 전국 팔도의 생산쌀이 모여 있는 이곳에서 고객으로 찾은 도민들은 서로 자신의 출신지역 쌀을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이야기다.

경기도의 한 간부 공무원은 "경기도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에 대한 도민들의 충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라며 "경기도의 주거·교통 등 각종 정책이 서울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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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 호수공원 야경
# 경기도만의 정체성을 찾자

= 경기개발연구원은 지난 2009년 경기도 공무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경기도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했다. 공무원들은 수도권에 있기 때문에 서울로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을 꼽았다. 또 녹지와 쾌적한 주거환경도 강점이었다.

한 공무원은 "직장이 서울이라 하더라도 교통만 해결된다면 굳이 서울에 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분당·일산·과천 사람들은 서울 변두리 주민보다 삶의 질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도 "녹지가 많아 상대적으로 쾌적한 환경이며, 산업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단점은 모호한 지역 정체성과 규제로 인한 개발 제한 등이 많았다.

공무원들은 응답을 통해 "서울이 중심이고 경기도는 인근에 있는 도시라는 생각 때문에, 변방으로 생각된다", "경기도는 특징이 없다", "아직까지는 도시라기보다 촌동네 취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의 도시이고, 베드타운이다"라는 식으로 경기도에 대한 소외감 또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경기도의 장점과 단점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바로 '서울'이다. 경기도가 잘 이용하고 극복해 나가야 하는 대상도 바로 서울인 셈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은 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 대한 정체성은 건물이나 산업시설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외형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그 지역 안의 구성원들이 무엇을 원하고, 정체성은 무엇으로 드러나는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될때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도민들에게 경기도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가치를 제공해 주고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이 부분이 주요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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