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원 칼럼

그 지역환경 이해 하는게 세계화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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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인간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위해
가장 적절한 방법을 찾는다
이런 지혜들이 전해 내려오면서
전통과 문화가 되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 지역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1990년대 초 국가발전방향의 한 축을 '세계화'로 하였었다. 애매모호했던 개념들이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상당 부분 정리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이 익숙해져서 국가의 정책만이 아니라, 기업과 학교 등 사회 전반적으로 국제화는 생존의 필수전략이 되어 버렸다. 그 내용을 일부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외국어는 필수다. 그 중에서 영어는 핵심이다. 지금도 영어열풍은 광풍의 수준이다. 산업제품은 국제기준에 맞추어야 한다. 국제표준화 기술에도 상당 부분 노력한 성과도 있었다. 우리의 제품은 정말로 많이 세련되었다. 외국인과 만날 때는 국제적인 예의범절을 잘 지켜야 한다. 우리는 국제적인 에티켓을 배우기 위하여 노력하기도 하였다. 호텔 등 숙박시설, 음식, 복장, 외모, 주거형태 등도 국제화를 위하여 많이 노력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생각하고,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외국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무조건 모방하는 것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가장 강력한 힘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의 기준을 강요하는 것이 세계화는 아니라는 생각도 있다. 세계 각 나라의 사람들은 그 나라의 고유한 삶의 가치와 생활 방식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그 지역 또는 그 국가의 문화라고 한다. 문화가 더욱 공고해지고, 삶의 가치의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면 신앙의 차원으로 승화될 수도 있다. 전 세계의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 양식을 일률적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삶의 가치 차이, 문화의 차이 또는 종교 차이 등은 인류역사상 가장 처절한 충돌로 이어졌다.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분쟁들은 서로 간의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데서 출발하였다.



세계화는 특정 지역 또는 국가가 다른 곳에 비하여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는 수단이 아니다. 전 지구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상생하며, 공존을 모색하는 일이다. 우리는 지역간에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다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우선 언어를 배워야 한다. 국제어로 인정받고 있는 영어 구사능력은 출발에 불과하다. 영어만으로는 특정 지역의 정서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 지역의 음식문화를 경험해야 한다. 음식의 재료에서부터 음식의 조리법, 때로는 먹지 말아야 되는 음식, 식사 전후에 행하는 의식까지 실로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주거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주택에 사용되는 건축자재, 주택의 구조, 주택 내부구조와 내부장식 그리고 생활예절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복식문화는 또 하나의 극복해야 되는 거대한 장벽이다. 옷의 재질은 물론 모양도 다양하다.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기에 가장 어려운 일이 생각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반응양식은 전혀 다르다. 외국 여행중에 대처 방법을 몰라서 당황했던 기억이 많을 것이다.

이렇게 함께 하기 어려운 문화의 차이는 결국 해결되지 못하는 것인가. 전통 또는 문화의 본질을 생각해 본다. 특정 지역의 음식은 그 지역의 생산품으로 결정된다. 바다가 없는 내륙에서 생선요리가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먹을 것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음식보관법이 발전할 수밖에 없다. 집을 만드는 가옥의 형태도 그 지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을 건축재료로 쓸 수밖에 없다. 덥고 습한 지역은 통풍이 잘되고 지상으로부터 떨어진 공간을 만들 수밖에 없다. 추운 지역의 가옥은 이중 삼중 벽을 둘러서 따뜻하게 만들어야 한다. 옷의 재료도 주위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될 것이고, 옷의 형태와 색깔도 주위 환경과 가장 잘 어울리는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행동양식 또는 생각하는 방식 등도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서 생존에 가장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가장 적절한 적응방법을 찾는다. 이러한 지혜들이 전해오면서 전통이 되고 문화가 된다.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환경적 특징을 알아야 한다. 환경적 특징을 모르고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세계화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지역 또는 사람들과 상생을 모색하는 일이다. 세계화, 세계인이 되고 싶다면, 지금 한번 지구 공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는가.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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