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워크 대한민국·1]직장에 대한 새로운 정의

아직도 일에만 목매는가
기업차원 여가 장려·근무환경 개선 사례 늘어… 직원 스트레스 해소·효율성 향상 '일석이조'

이성철·권순정·신선미 기자

발행일 2014-02-11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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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클릭아트
지적공사 사내밴드 '땅과 사람들'
아마추어로 시작 프로무대 진출

농촌진흥청 '마라톤 동호회' 8년
선·후배간 끈끈한 조직력 만들어

가스안전공사 '재능기부' 활동
아동센터 어린이 600여명과 만나


요즘은 흔히 말하는 무한경쟁시대다. 그것도 국경은 사라진 채 오로지 기술과 능력으로만 겨루는 글로벌 경쟁시대다.

사회 구성원들은 치열한 생존 경쟁속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직업에 대한 성찰없이 성과 위주, 획일적 조직체제에만 매달리다보니 정작 직업을 통해 '나'라는 자아를 찾기보다는 물질적 보상의 도구로만 여겨온 게 사실이다.

2014년을 사는 직장인들은 여전히 1등만 기억하고 성과를 중시하는 사회이다 보니 입시·취업·승진에서 무한경쟁 속으로 내몰린다.

직장에서의 잦은 야근과 주말근무로 가족과의 여가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급격히 변해가는 사회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한눈팔지 않고 앞만 보며 달려야 하는 처지다.

명문 학교, 넓은 집, 대형차 등 이런 획일적·물질적 잣대로 개인을 평가하는 사회에서 구성원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언제 어디서나 남을 의식하고 남과 비교당하다 보니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인생의 최고 황금기인 20~30대엔 정신없이 일을 하고 50~60대엔 어쩔 수 없이 물러나야 하는 곳이 바로 '직장'이다.

경인일보는 올 한해 '해피워크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직장에 대한 정의를 재정립하고자 한다.

이에따라 즐거운 직장 분위기 만들기를 통해 직장인들의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자신감과 만족도를 높이는 사례를 소개한다.

# 직장이란 무엇인가

직장은 가정과 국가에 이은 또다른 통합사회다. 우리는 직장을 통해 경제적 이득은 기본이고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표출하고 목표한 바를 성취할 수 있는 능력 등을 배우기도 한다.

이런 직장생활에서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고 행복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아직까지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몇년 전 한 온라인 취업포털사이트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직장생활로 인해 얻은 것과 잃은 것'에 대해 설문한 결과 경제적 능력과 업무능력, 그리고 자신감, 인맥,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얻는 데 큰 기회가 되었다고 응답한 반면, 마음의 여유와 삶의 열정, 건강, 자존심 등을 잃었다고 답했다.

특히 직장인들은 즐거운 직장생활의 최우선 조건으로 연봉을 꼽았다.

최근들어 정부를 비롯해 각 기업체들이 '일과 여가'를 조화롭게 운영해 나가고자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즐거운 직장, 행복한 기업' 인증 캠페인을 내걸었다.

이 캠페인은 직장인들이 여가 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임으로써 기업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키우고, 나아가 여가에 대한 긍정적 사회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각 기업들도 앞다퉈 직장내 다양한 동아리 활동, 재능기부,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데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직장내 구성원들이 만족감과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함으로써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동시에 업무에 대한 창의성과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 땅과사람들의 연습실에서 찍은 한컷. 연습실은 대한지적공사 경기도본부 지하에 마련돼 있다. /대한지적공사 경기도본부 제공
# 동아리 활동으로 스트레스 '제로'

대한지적공사 경기도본부의 사내밴드 '땅과 사람들'은 아마추어로 시작해서 프로가 된 직장인밴드다.

2009년 당시 본부장의 'Fun경영'에 맞춰 재주 많은 사원들이 여럿 동호회를 만들었다. 연극, 영화, 운동, 미술 등 다양한 분야가 결성됐다.

하지만 일을 하며 동호회 활동을 한다는 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저녁시간과 주말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동호회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애정이 꼭 필요하다.

'땅사' 1기 리더인 박재현 과장은 "수원, 시흥, 화성, 파주, 김포, 여주 등으로 흩어져 있는 직원들이 일정한 시간을 맞춰 연습하는 게 쉽지 않아 동호회에 슬럼프가 오기도 했지만, 새로운 피를 수혈받으며 동호회를 유지해 나갔다"고 말했다.

보컬 남녀 1인씩, 퍼스트 기타, 세컨드 기타, 베이스기타, 키보드와 드럼까지 모두 7명으로 구성된 밴드는 지난 2011년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아침마당 노래자랑에 출연, 3연승을 하고, 이어 사랑의 리퀘스트에 나가 연주실력을 뽐냄은 물론 아침마당에서 받은 상금을 기부하면서 경기도라는 지역사회를 넘어 전국으로 활동무대를 넓히게 된다. 여의도, 미사리 등을 오가며 지역본부를 넘어 지적공사의 자랑거리가 된 것.

박 과장은 "공사라 사내분위기가 경직된 면이 있어 이를 부드럽게 하려 조직된 동호회가 이제는 지역문화제나 소외된 지역을 돕는데 지적공사 대표로 나서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땅사'는 2기 후배들을 받고 있어 앞으로 1기 선배들이 이끌고 2기 후배들이 앞에 나서서 활동하게 될 것이다.
 
   
▲ 농촌진흥청마라톤동호회는 지난 1월 14일 광교산에서 새해를 맞아 첫 연습을 시작했다. /농촌진흥청마라톤동호회 제공
'농촌진흥청마라톤동호회'도 농진청의 자랑이다. 2007년 결성된 이후 벌써 8년째 28명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이 모임은 농진청을 선·후배로 엮인 끈끈한 조직으로 만들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른한 늦잠을 잘 토요일 오전 6시30분이면 회원들은 광교호수공원, 원천저수지, 신대저수지, 광교산 등에 모여 20~40㎞를 뛴다. 모두 같은 실력일 수 없을 터.

김요호 농진청마라톤동호회 회장(수확후관리과장)은 "선배 마라토너들이 후배를 독려하고 호흡을 관리하는 요령 등을 전수하며 함께 뛰어 관계가 돈독하다"고 말한다.

김 회장은 "자기를 극복해야 하는 마라톤의 고단한 여정을 선후배가 후원하고 있어 목표성취가 즐겁다"며 농진청마라톤동호회에 대한 무한 애정을 쏟아냈다.
 
   
▲ 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 박병준 차장이 바쁜 시간을 쪼개 지역아동센터를 방문, 가스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 제공
# 재능기부로 보람 찾아

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는 직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활기있고 보람찬 직장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장차 미래에 가스를 사용하게 될 어린이들에게 가스안전 교육은 필수적이나 다름없다는 판단에서, 직원들은 도내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아이들에게 가스안전 교육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산·평택·안양·오산·의왕·화성 등 도내 각 시군의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총 600여명의 아이들을 만났다.

가스사고의 끔찍함을 일깨울 수 있는 동영상을 상영하고, 가스누설 점검 방법을 배운 뒤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또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 설명한 어린이용 만화와 홍보용품을 나눠주며 아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동안 습득한 지식을 지역사회에 재능기부 함으로써 직원들은 오히려 사기가 오르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연계된 가스안전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어린이날에는 '어린이 안전주간 잔치'를 통해 과천 중앙공원을 오고가는 아이들에게 가스안전 의식을 심어줬다.

11월에는 '안전문화운동 추진 경기도협의회'의 출범을 맞아 WHO로부터 국제안전학교로 공인받은 수원 정자초교를 찾았다.

그간 학교에서도 각종 안전교육을 실시했지만, 가스안전공사 직원들의 전문 교육은 달라도 많이 달랐다.

아이들은 비눗물로 가스누출 점검을 해보며 사전 점검의 중요성을 깨닫고, 가스레인지 불이 일정시간 이후 자동으로 꺼지도록 설정할 수 있는 '타이머 콕'의 필요성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었다.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처음에는 막연히 봉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재능기부를 통해 일에 보람도 느끼며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성철·권순정·신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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