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성규 지역사회부(남양주) |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나서야 현장에는 화학차량이 투입돼 내부 가스를 빼내기 시작했고, 암모니아 가스 농도가 높아 공장 내부에 진입조차 못하던 경찰·국과수 등 합동조사반은 2주만에 겨우 조사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사고 이후 일주일동안 내부 암모니아 가스는 고스란히 공장밖으로 내보내졌고, 인근 거주민들과 생업에 종사하는 상인들은 알게 모르게 암모니아 가스가 섞인 공기를 마시며 호흡해 왔다.
사고가 터진 뒤 나흘만에 경주에서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사상자만 120명에 달하는 대형사고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빙그레 사고 역시 1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로 이어진 안전사고라는 점에 비춰보면 빙그레측의 대응 방식은 아쉽다못해 뻔뻔하게 느껴질 정도다. 유족과 보상 문제도 원활치 않아 숨진 직원의 장례가 연기되는가 하면, 간접 피해를 입은 인근 주민들에게도 진정성없는 사과로만 일관하고 있다. 시쳇말로 영혼없는 사과문이 담긴 현수막만 공장 외벽과 동네 곳곳에 걸어놓은 것이 전부다.
코오롱의 경우 사고 직후 이웅열 회장이 임원 대표들과 함께 직접 사고현장을 찾아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빙그레는 어땠는가. 사고 당시 지독한 악취를 경험했던 공장 인근 주민들은 행여 건강에 이상이 온건 아닌지 지금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빙그레는 직원 한두 명이 현장에서 형식적인 상담을 실시하고 상담이 끝난 뒤 자사 음료를 제공해 준 것 말고, 대체 2주라는 긴시간 동안 뭘 했단 말인가.
늦게나마 현장 감식에 착수한 경찰 등 조사반은 면밀한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확실하게 책임 소재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빙그레 대표 임원진들에게 묻고 싶다. 사고 발생 이후 단 한번이라도 사고 현장에 와 본 적이 있느냐고.
/황성규 지역사회부(남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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